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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최선’을 무기로 휘두르지 않도록, <콘크리트 유토피아>
  • 이연수 수습기자
  • 승인 2023.09.18 08:00
  • 호수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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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본성은 악인가 선인가’라는 문제에 사람들은 오랫동안 답을 고민해 왔다. 그러나 이에 대한 완벽한 정답을 찾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그보다는 인간성에 대한 끊임없는 물음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살 것인가’를 결정하고 행동하는 것이 삶을 지탱한다.

지난 8월 개봉한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모든 것이 무너진 서울, 유일하게 남아있는 ‘황궁 아파트’와 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하루아침에 폐허가 된 도시, 갈 곳이 없는 생존자들은 황궁 아파트로 몰려든다. 하지만 한 입주민이 외부 생존자에게 공격받는 일이 생기자, 그들의 존재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던 황궁 아파트 주민들은 한데 모여 불만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입주민들은 주민 회의를 거쳐 주민 대표자를 세우고 아파트 내의 모든 외부인을 몰아내기로 결정한다. 입주민들로만 이뤄진 공동체는 각자 역할을 부여받고 규칙을 만들어 그들만의 유토피아를 건설한다. 그러나 황궁 아파트 주민과 주민이 아닌 사람들, 단 두 집단으로 철저히 나뉘어 버린 세상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황궁 아파트를 주축으로 작은 사회가 형성되면서 펼쳐지는 전개는 우리가 만들어 낸 사회 속 문제들을 비판한다. 동시에 영화는 사회 속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리고 어때야 하냐는 질문을 던진다.

이 영화는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황궁 아파트 건너편에 있던 고급 아파트 ‘드림 팰리스’ 주민들은 평소 오래된 황궁 아파트 주민을 무시하고 차별했다. 도시가 무너지기 전이든, 후든, 드림 팰리스 주민이든, 황궁 아파트 주민이든 내집단 밖의 사람들을 경계 짓고 넘보지 못하게 막는 행동은 변함이 없다. 이에 대해 혹자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살아남기 위해선 그게 최선이니까’.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세상 사람 모두가 한정된 자원을 동일하게, 배불리 차지할 순 없다. 그러나 ‘최선’은 짐작과 순간의 판단일 뿐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최선이라는 명목이 타인을 위협하는 무기가 돼서는 안 된다.

‘인간의 본성은 악인가 선인가’. 질문을 바꿔서 다시 물어보자. ‘당신은 악과 선, 둘 중 무엇을 행동으로 옮길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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