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을 처음 만난 건 지난 7월의 일요일 오후였어요. 그날은 오전에 비가 축축하게 내려서 어쩌면 좀 더 가까이서 만날 수 있을 거라 설렜지요. 영상 속으로만 기록되던 당신을 만나기 위해 저 멀리 기차를 타고 올라왔어요. 기차에서 내리고 지하철을 두 시간 가까이 타고나서야 겨우 도착했지요. 마지막 지하철역에서 내린 후 꼭 보고 싶은 것이 있어 아무리 바빠도 그곳은 들렀지요. 설렘으로 부푼 나를 반긴 그곳은 바로 7월에 태어난 당신과 당신의 가족을 축하하기 위한 생일 광고였지요.
7월에 태어난 사랑과 기쁨, 행복을 주는 보물들.
이 광고 문구는 다시 봐도 내 가슴은 몽글몽글해진단 말이죠.하고 싶은 말이 셀 수 없이 많아서 밤을 꼬박 새워야 할지도 몰라요. 그래도 이거 하나는 말하고 싶어요. 당신이 태어난 순간은 눈부시게 소중했단 걸. 2020년 7월 20일. 당신은 쇠몽둥이도 부러뜨릴 듯한 우렁찬 목소리와 함께 우리의 곁에 찾아왔어요. 가임기가 1년에 단 한 번, 그마저도 1~3일 정도밖에 안 되는 엄청난 확률을 뚫고 기적적으로 태어났어요. 미숙아 상태로 태어난 당신은 엄마와 두 할부지의 각별한 보살핌으로 힘차게 자라주었어요. 당신은 드넓은 세상을 빨리도 보고 싶었을까요. 세계에서 가장 먼저 눈을 뜬 보물이 되었지요. 탄생의 준비 과정부터 고되었지만, 당신은 위대한 엄마와 할부지들로부터 무한에 가까운 사랑을 받으며 100일 동안 건강하게 자라준 당신을 위해 선물을 준비했어요.
행복을 주는 보물, 푸바오. 당신의 특별함을 더해주는 이름이라는 선물을.
사랑스러운 엄마와 두 할부지의 애정을 듬뿍 받아 무럭무럭 자란 그대는 온 세상을 누비고 있어요. 그대의 하루는 매일 아침 큰 할부지의 다정한 목소리에 반기는 것으로 시작하지요. 할부지가 주는 아삭아삭한 사과 조각을 먹으며 긴 단잠에서 깨어나는 그대는 어찌나 귀여운지 몰라요.
간식을 먹으면서 큰 할부지의 정성 가득한 안마까지 받고 나면 통통한 궁둥이를 흔들고선 산책하러 당차게 걸어 나가요. 그대의 이름이 적힌 벤치에 편히 기대어 할부지가 미리 준비해 준 푸릇한 대나무와 당근을 야무지게 먹는 모습은 보기만 해도 나에게 없던 입맛을 되돌려 준답니다.
아빠의 식성을 닮은 그대는 가장 신선한 이파리를 고르는 신중함에 난 빠질 수밖에 없는 매력에 걸렸어요. 실제로 그대를 보러 간 날, 나는 그대의 먹는 순간을 이 두 눈에 온전히 담을 수 있어서 내 가슴의 두근거림은 멈추지 않았죠. 식사가 끝난 그대의 발걸음에서 기쁨의 노래가 들려요. 배불리 먹은 그대는 작은 할부지가 만든 그네를 타면서 우리에게 다채로운 표정을 보여주었어요. 개구쟁이 아기곰의 방긋방긋 웃는 미소는 나를 환하게 만들어 주어요. 한바탕 실컷 즐기고 난 후 저 높은 나무에 올라가요. 엄마를 닮아 나무타기를 잘하는 그대는 거침없이 꼭대기까지 단번에 다다르지요. 마음에 드는 나뭇가지에 몸을 맡기고 계절의 흐름을 느껴요.그대의 눈에 비친 가을의 냄새는 어떤가요. 한결같은 그대의 일상은 하루도 빠짐없이 체내에 행복을 가득 쌓이고 있다는 걸 알고 있을까요.
찰나의 즐거움을 뒤로 하고 나는 현실로 돌아와야만 하지요. 하지만 무미건조한 하루의 끝에 그대의 일상을 보는 게 나의 새로운 특별함이 되었어요. 메마른 땅에 단비 같은 따뜻함을 나누어 준 그대가 내 일상에 큰 변화를 일으켰어요. 걷기만 해도, 자기만 해도, 큰 할부지가 아끼는 남천 나무를 부러뜨려도, 작은 할부지가 만들어 준 장난감을 온몸으로 누리는 그대의 모습을 바라만 봐도 나의 이 마음은 행복으로 흘러넘쳐요. 수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전해준 그대는 흐드러지게 핀 유채꽃과 함께 여행을 떠나겠지요. 그리고 세상 이곳저곳을 다니며 그대는 그대만의 행복을 찾기 위한 모험을 할 것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어요. 나는 그대 덕분에 생명의 경이로움을 느끼고 종(種)을 뛰어넘는 유대감이란 게 무엇인지를 절실히 깨달았거든요. 그러니 이별이라고 생각하지 않을래요.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지금도 내 옆에 가까이 있다는 것을 이젠 알아요. 또한 나도 누군가의 ‘푸바오’가 되어 행복이 눈에 보이는 순간을 가득 채워 만들어 갈 테니까요.
뛸 때마다 펄럭이는 수제비 같은 깜장 귀, 까만 선글라스를 낀 동그란 눈, 촉촉 작은 코. 어디 하나 모난 곳 없이 예쁜 행복이를 영원히 기억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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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단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사랑해 베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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