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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이야기 찾기] 눈을 마음의 창이라 할 수 있는 이유
  • 이연수 수습기자
  • 승인 2024.04.15 08:00
  • 호수 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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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통에는 감각이 동원된다. 우리는 누군가와의 연결을 위해 말소리를 내뱉고 시선을 주고받는다. 소통의 목적은 언어로 이뤄지지만, 본질은 눈을 통해 채워진다. 눈을 맞추면 상대의 감정과 마음을 파악하거나 헤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눈을 바라보는 것만으로 사람의 기분이나 상태를 짐작할 수 있을까? 그 답은 눈의 형태에 있다.

생물의 종마다 눈의 크기, 모양, 시력은 모두 제각각이다. 하지만 인간의 눈은 여느 동물들과 다른 특징이 있다. 그것은 바로 눈에 흰자위가 크게 드러난다는 것이다. 안구에서 눈동자는 동공과 그를 둘러싼 홍채를 뜻하며 그 바깥에 있는 흰자위를 공막이라 부른다. 동물의 공막은 어두운 색이거나 흰색이어도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다. 반면, 인간의 눈은 옆으로 길쭉하게 공막이 많이 보이는 데다가 공막의 색도 짙은 홍채의 색과 잘 구분되는 흰색이다. 따라서 공막이 희고 클수록 눈동자의 움직임이 도드라져 서로의 시선을 알아채고 읽을 수 있다.

진화생물학에서는 사람의 눈이 이렇게 진화한 이유로 ‘협력적인 눈 가설’을 내세운다. 이는 현재 가장 유력한 가설로, 무리 지어 생활하면서 협력이 필요했던 인간의 특성상 생존에 유리한 방향으로 흰자위가 발달했다는 것이다. 집단 사냥 시에 소리나 행동 없이 눈의 움직임으로만 표정을 읽고 상태를 파악해 소통을 가능하게 만든 것이다. 즉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인 큰 면적의 공막은 타인의 마음과 의도를 짐작하고 탐색하는 사회성 발달과 관계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원리로 선글라스를 끼면 공막의 움직임을 볼 수 없어 어떤 생각과 감정을 가지고 있는지 알기 어려운 것이다.

공막의 크기와 색깔은 동물에게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갯과 동물 중에는 집단으로 사냥하는 종일수록 흰자위를 넓게 띄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큰 공막이 협동에 도움을 주기 때문이다. 침팬지나 고릴라, 오랑우탄과 같은 영장류의 경우, 인간과 반대로 오히려 진한 공막의 색이 사냥을 잘할 수 있게 만든다. 눈동자와 공막의 경계가 희미하면 응시하는 곳을 알기 어려워 자연스레 시선을 숨길 수 있게 되고, 그러한 원리로 먹이를 쟁취하거나 포식자로부터 달아날 수 있게 된다.

이로써 인간의 공막 역할은 두 가지로 정의할 수 있다. 첫째, 공막은 눈을 덮고 있는 질긴 섬유로써 눈의 형태를 구조적으로 지지, 유지하며 외부 충격으로부터 눈을 보호한다. 둘째, 공막은 감정과 느낌을 내비치고 사람들과 교류하게 해 합심하고 협력하게 만든다. 한마디로 마음의 창을 내고 한층 더 깊은 소통을 가능케 해준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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