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밭

김  민  지/자연대·생물학화학융합학부·1학년

내가 바라던 꽃밭의 풍경은
노란색의 꽃이 옹기종기 피어있는 곳. 
푸른 빛의 하늘이 펼쳐진 들판.
가끔 들려오는 새소리에 마음 편해지는 곳. 
나는 적어도 그리 꿈꾸어왔었다.

이런 곳은 꿈꾸어 오지도 않았다. 

내가 바라던 꽃밭의 풍경은
아름다운 밀색의 꽃들이 햇빛을 받아 빛나는 곳.

눈을 감으면 새새색 거리는 꽃의 말소리만 들리는 곳. 
구름의 따듯한 마음을 잘 느낄 수 있는 곳.
나는 그러한 곳을 꿈꾸어왔었다. 

이리 황량한 곳이 나의 꽃밭이란 말인가.꽃이라곤 한 포기도 없고
하늘은 따가운 햇빛만을 내리고
이 들판에는 꽃이라고는 없는
이런 곳이 나의 꽃밭이란 말인가.

나는 단단한 마음에 아무것도 모르는 얼간이가 아닌,

그저 아무것도 가지지 못한 바보였던건가.

나에게는 남지 않았다만
이 꽃밭은 생명이 어디에는 남아있지 않았을까.
간신히 손을 뻗은 그 곳에는
미천한 잡초만이 피어있었다. 
이것조차 생명이로구나.
너라도 남아있다는 건 기쁨이로구나. 

바닥을 딛고 올라가는 나를 보아라.
나는 아직도 세상 천지 밝은 줄로만 아는 바보인가. 아니다. 아니어라.
나는 세상에 굴하지 않는 잡초일텐지
꽃을 피우지 못하여 눈물을 흘리는 저런 풀이 아닌 꽃은 내 목표가 아니라는 잡초일테다.
오로지 그저 뿌리를 깊게 내려버리는 잡초일테지.

이곳이 한 번도 꽃밭인 적이 없더라도
꽃밭이 될 때까지
저항을 하며 살아남을 테지.

나는 그런 잡초일테다. 
이름은 모르기에 잡초이지만 
나무도 관리하지 않는 이 땅에 
뿌리 깊게 내린 잡초일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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