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금),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다음 주가 엄마 폐암 수술이었는데 의사 파업으로 수술이 밀리게 됐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본인을 4기 폐암 환자의 아들이라고 밝힌 A 씨의 글에는 갑자기 담당 교수에게 전화가 와, 응급실을 제외한 모든 의사가 파업해 수술을 진행할 수 없다고 전달받았다는 내용이 있었다. 이미 다음 주에 수술을 진행하기로 해 수술 전 마지막 검사까지 진행한 상황이었고, 이런 일이 우리에게도 일어날 것이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당황스럽다는 말도 덧붙였다.

최근 의료계가 직면한 위기는 단순한 노동 분쟁을 넘어서, 국민 건강과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번지고 있다. 또한, 우리 사회가 마주한 많은 문제 중에서도 건강과 직결된 의료 문제는 매우 중요하며 긴급한 대응을 요구한다. 의사들의 파업이 장기화됨에 따라, 수많은 환자의 수술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는 상황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이는 단순히 의사와 정부 간의 이견에서 비롯된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 전체가 직면한 건강권의 위기로 인식돼야 한다.

의사 파업의 주된 원인은 의과대학 정원 확대 계획에 대한 의견 차이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의료 수요의 증가와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른 의료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의과대학 정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구체적으로는 2025년부터 2035년까지 10년간 최대 1만 명의 의사 인력을 추가로 충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 19년간 동결됐던 의과대학 정원을 대폭 늘리겠다는 정부의 방침이며, 이는 의료 서비스의 질적 향상과 접근성 개선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부의 계획에 대해 의료계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의사 인력 수급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이 부족하며 이에 따라 의료 질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이다. 이러한 양측의 팽팽한 대립은 결국 의사들의 파업으로 이어졌고, 가장 큰 피해는 ▲수술 연기·취소 ▲진료 연기 ▲출산 준비의 차질 등으로 고통받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돌아가고 있다.

수술·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에게 시간은 아주 중요하다. 특히, 암이나 심장 질환과 같이 시간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는 환자들에게는 무기한으로 연기된 수술이 곧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으로 직결될 수 있다. 이들은 매일이 고통과 불안의 연속이며,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수록 사회적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제는 양측이 대화의 장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할 시점이다. 의사 파업이 가져온 국민의 건강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의료계가 각자의 입장에서 한 발짝씩 물러나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의료계의 우려와 정부의 정책 목표 사이에서 균형을 찾고, 의료 서비스의 질을 유지하면서 인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사회적 대화와 타협이 절실히 요구된다. 정부와 의료계가 참여하는 포괄적인 대화의 장을 마련해, 이번 위기를 극복하고 더 나은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이를 통해 환자들이 불안에서 벗어나 안심하고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