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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일언] 찬란한 마지막
  • 오주연 기자
  • 승인 2023.12.04 08:00
  • 호수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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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신은 수없는 마지막을 겪어왔을 것이다. 때로는 그 마지막을 애타게 기다렸을 것이고, 때로는 그 마지막이 오지 않기를 기도했을 것이다. 마지막은 그렇게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행복하고도 슬픈 순간이다.

 우리 인생에는 어떤 마지막이 지나쳐 왔을까. 고등학생의 마지막 날, 학기가 끝나는 마지막 날, 힘들었던 아르바이트의 마지막 날. 고등학생의 마지막 날인 졸업식은 우리에게 여러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슬픔, 후회, 미련, 아련함과 같은 감정은 물론이고 행복, 기대, 해방감도 동시에 찾아온다. 학기나 아르바이트가 끝나는 날도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군가에게는 행복 100% 의 순간이라면, 누군가에는 후회, 아쉬움의 흔적이 마지막 순간을 차지할 수 있다. 이렇듯 마이너스와 플러스의 감정이 뒤섞이며, 무엇이 더 많은 감정을 차지하는지에 따라 우리가 미래에 회상할 때, 이 마지막이 행복했던 추억인지, 아팠던 경험인지를 결정할 것이다.

 우리에게 마지막은 피할 수 없는 존재다. 시작이 있으면 끝마침이 있는 법이라고, 그렇게 우리는 모두 마지막이라는 결승선을 향해 달려간다. 고등학생의 마지막을 겪고, 우리는 다시 대학생의 마지막을 향해 달려간다. 마지막으로 끊임없이 달려가다 보면 우리는 깨닫게 된다. 마지막은 또 다른 시작점이라는 것을. 우리는 수없는 결승선에 도달하고, 수없는 시작점에서 다시 준비 자세를 취한다. 결국 마지막과 시작은 구분할 수 없는 흐릿한 경계선에 놓여 있는 모순적이지만 원동력이 되는 존재다.

 나는 이제 수많은 마지막 중 하나를 준비한다. 설렘과 긴장 반, 떨리는 마음으로 작년 봄에 시작했던 기자 생활이 첫눈도 빨리 내린, 칼바람이 쌩쌩 부는 올해 겨울 마무리된다. 마지막을 향해 잘 달려왔는지는 아직 확신할 수 없다. 열심히 했던 순간도, 나태했던 순간도, 제법 뿌듯했던 순간도, 골치 아팠던 순간도 많았다. 이 마지막을 기억할 감정에 아쉬움과 후련함 중 무엇이 더 많이 차지할지는 그 순간이 도래해도 한참 헷갈릴 것이다.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마지막을 향해 달려온 2년의 여정은 쉽게 잊히지 않을 것이라는 거다.

 이 글을 보는 독자에게, 지금 어떤 마지막을 향하고 있는지 묻는다. 저마다 다양한 대답이 나올 것이라 예상한다. 슬픔도, 행복도 모두 괜찮으니, 당신의 마지막까지 겪었던 순간들 모두 헛되지 않았음을 기억해라. 그 종착지가 무엇이든 우리의 마지막이 찬란할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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