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기획
짧고, 재밌게, 인상적으로, 팝업스토어
  • 이연수 수습기자
  • 승인 2023.12.04 08:00
  • 호수 708
  • 댓글 0

2023년, 올 한 해를 이끌어간 트렌드는 무엇이었을까?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 중 ‘팝업스토어’를 빼놓을 수 없다. 특히, 최근 소비시장에서 핵심 소비자라 할 수 있는 MZ세대의 눈길을 이끈 팝업스토어는 그야말로 ‘팝업스토어의 전성시대’라 할 만큼 대중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팝업스토어가 대체 무엇이고, 어떻게 화제의 중심이 됐는지, 그리고 사람들은 왜 팝업스토어에 반응하는지 그 이유를 한번 파헤쳐 보자.

 

1. WHAT, 팝업스토어란?

팝업스토어는 ‘불쑥 튀어나오다’라는 의미의 팝업(pop up)과 ‘가게’를 뜻하는 스토어(store)가 합쳐진 말로, 짧게 운영하는 임시매장을 의미한다. 주로 사람들이 붐비는 장소에서 특정 제품을 매장 운영 기간 동안 판매하는 형식이다. 팝업스토어라는 개념은 2002년 미국의 대형할인점 ‘타겟(TARGET)’에서 우연히 단기간 임시 매장을 활용한 것이 의외로 인기를 얻어, 이를 기업들이 벤치마킹하면서 시작됐다. 우리나라에서는 본격적으로 2010년대에 접어들어 패션·뷰티업계를 중심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최근 팝업스토어는 단순 제품 판매를 넘어 브랜드만의 철학, 가치, 정체성을 경험할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브랜드만의 특색을 감각 있게 담아낸 팝업스토어라는 새로운 공간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아내고 신선한 느낌을 제공한다. 동시에, 코로나 이후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고 야외활동과 오프라인 경험에 관한 관심, 욕구가 증가한 상황에서 포토존, 이벤트, 체험 공간 등이 마련된 팝업스토어는 이색 체험을 즐길 수 있는 흥미로운 놀이 공간이 됐다. 현재 팝업스토어는 ▲패션 ▲식음료 ▲아이돌 ▲영화·웹툰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유휴공간 활용형 ▲임시 매장형 ▲플리마켓형 ▲백화점 입점형 등 그 형태도 다양하다. 날이 갈수록 팝업스토어의 인기는 치솟고 있다. 팝업스토어의 성지로 유명한 성수동과 백화점 더현대 서울은 이미 핫플레이스로 자리 잡았다. 화제성이 있는 팝업스토어는 입장하기 위해 줄을 서 기다리거나 예약해야만 들어갈 수 있는 경우도 있다.

팝업스토어는 기업과 소비자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열풍을 일으켰다. 우선 기업 입장에서는 일시적인 공간 활용으로 영구 매장보다 적은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신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온라인보다 고객의 반응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또, 사람들이 직접 찾아와 참여하고 체험하는 것이므로 브랜드와 소비자 간 접점이 형성되면 자연스럽게 브랜드의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도 색다른 공간에서 경험을 얻고 제품도 직접 바로 확인할 수 있다는 매력적인 장점이 있다.

 

2. WHO, 누굴 겨냥해?

가지각색의 팝업스토어가 등장하고 있는 만큼 그 목적도 다양한데, 대표적으로 팬덤을 위한 팝업스토어가 있다. 올해 초 일본 극장판 애니메이션 영화 ‘더 퍼스트 슬램덩크’가 흥행하면서 이를 주제로 한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1990년대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슬램덩크’ 영화는 30·40세대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추억의 만화로 큰 인기를 얻었고 10·20세대에게도 입소문이 나 일명 ‘슬램덩크 붐’까지 일었다. ‘슬램덩크’에 열광했던 사람들은 꼭두새벽부터 미리 나와 오픈을 기다렸고 팝업스토어에 있던 한정판 피규어, 캐릭터별 농구 유니폼 같은 인기 상품들은 빠르게 소진됐다. 더현대서울에서 5일간 열린 슬램덩크 팝업스토어는 5억 원의 매출을 기록할 만큼 성공적이었다.

팬층을 공략한 팝업스토어는 이뿐만이 아니다. 에버랜드 동물원의 판다 ‘푸바오’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팝업스토어는 ‘푸바오의 행복한 집’이라는 주제로 푸바오 굿즈를 판매했다. 푸바오 팝업스토어 사전 방문 예약은 5분 만에 매진됐으며 이를 위해 지방에서 올라온 사람들도 많았다. 약 2주간 진행됐던 팝업스토어에 2만여 명이 방문했고 굿즈는 11만여 개를 판매해 매출 10억 원을 돌파했다.

이외에도 브랜드 간 콜라보 팝업스토어를 열기도 한다. ▲노티드(디저트 카페)X최고심(일러스트레이터) ▲태극당(베이커리)X바람의 나라(넥슨 온라인 게임) ▲엔제리너스(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X코닥(카메라 관련 업체) ▲오뚜기(식품브랜드)X크록스(풋웨어브랜드) 등 두 브랜드의 이색적인 만남이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콜라보 팝업스토어는 단독 브랜드였을 때는 예상치 못했던 색다른 이미지를 대중들에게 선보이며 시너지를 낼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소비자가 둘 중 한쪽 브랜드에만 관심이 있더라도 팝업스토어를 방문할 가능성이 생긴다는 것이 강점이다.

 

3. HOW, 어떤  방법으로?

다양한 팝업스토어들이 넘쳐나는 지금, 그중에서도 화제의 중심이 됐던 팝업스토어들은 무엇이었고, 어떤 방법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사로잡았을까? 그 답은 ‘익숙함’에 ‘새로움’을 더하는 데 있다. 가장 먼저 팝업스토어로 브랜드 마케팅에 성공한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가 있다. 침대 기업인 시몬스가 계획한 팝업스토어임에도 침대를 찾아볼 수 없는 참신한 콘셉트였다. 오랜 역사를 가진 침대 기업인 시몬스는 10·20세대를 겨냥하기 위해 기존의 무거운 이미지를 버리고, 새롭게 개성 있는 공간을 연출했다. 먼저, 말 그대로 미국의 식료품 상점을 연상케 하는 ‘시몬스 그로서리 스토어’는 총 3층으로 이루어졌으며 독특하고 재치 있는 굿즈들을 판매했다.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는 각종 공구, 안전모, 작업복 등 철물점을 재현해 놓은 듯한 모습으로 공간을 연출해 과거 대표 공장지대였던 성수동의 특징을 살리면서 폐창고·공장을 문화시설로 재구성했다. 특히 ‘시몬스 하드웨어 스토어’는 지역 문화 요소의 특색에 초점을 맞춘 소셜라이징(Socializing)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롯데제과가 선보인 디저트 카페 ‘가나 초콜릿 하우스’ 팝업스토어는 작년 성수점 오픈을 첫 시작으로, 뜨거운 반응에 힘입어 이후 부산에서 ‘가나 초콜릿 하우스 시즌2’까지 운영했다. 가나 초콜릿 하우스는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에 초콜릿을 연상시키는 색감을 더한 모습이다. 그리고 디저트 카페로 운영하다가 오후 7시 이후부터는 19세 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위스키, 칵테일 등을 제공하는 몰트바(Malt Bar)로 변신하는 것이 특징이다. 사전 예약을 통해 가나 초콜릿을 이용한 디저트를 차 또는 위스키, 칵테일 등의 음료와 함께 즐길 수 있다. 또, ‘DIY 클래스’를 신청하면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가나 초콜릿은 가나 초콜릿 하우스를 통해 단순 식품을 넘어 프리미엄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디저트로서의 가나’를 강조했다. 가나 초콜릿 하우스는 클래식하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조성된 공간과 함께 초콜릿과 다른 다양한 디저트를 조합해 소비자의 입맛까지 사로잡아 높은 방문 수치를 기록했다.

 

4. WHY, 왜 팝업스토어로?

소비자들에게 팝업스토어란 복합 체험 공간이다. ‘상품’이 아닌 ‘가치’를 구입하는 MZ세대에게 팝업스토어는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공간으로 작용한다. 상권이 활발한 곳에 위치한 팝업스토어는 접근성이 좋아 약속 시간 전후 공백을 메우기에 알맞은 공간이 되기도 한다.

팝업스토어를 활발히 이용하며 SNS의 주된 사용층인 20·30세대는 팝업스토어에서의 경험을 게시물로 업로드해 공유한다. 그들에게 팝업스토어는 SNS 콘텐츠의 재료이자, 일상에서 자신의 가치를 표현할 수 있는 하나의 수단이다. 동시에 팝업스토어에서 행복한 감정을 느끼고 브랜드 메시지에 진정 공감한 소비자가 올린 후기는 빠르게 확산되면서 기업들은 개인들의 SNS를 통한 홍보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고객과 기업 모두를 만족시킬 수 있는 특성을 가진 팝업스토어의 인기는 고공 행진할 것으로 보인다. 반복되는 일상을 다채롭게 해줄 재밌는 경험을 하고 싶다면, 또는 감각을 사로잡을 수 있는 강렬한 영감이 필요하다면 이번 주말, 팝업스토어로 향해보는 건 어떨까?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연수 수습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