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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사거리] 바뀜 없이 그대로 머무르기를, <만복정찬>
  • 문자영 기자
  • 승인 2023.12.04 08:00
  • 호수 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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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복정찬>의 꼬막비빔밥과 미역국

“인생의 속력은 나이를 두 배 한 값과 같단다.” 엄마가 종종 하던 말이다. 10살은 시속 20km로 가기 때문에 주변을 둘러보느라 온통 신기한 것 투성이고, 30살은 시속 60km로 가기 때문에 주변을 볼 일 없이 1년을 보내게 되고, 50살은 시속 100km로 가서 주변을 보기도 전에 1년이 지나가 버린다더라. 그 말대로다. 시간의 속력은 나이와 비례해 빠르게 흘러간다. 그 예로, 갓 학교에 입학해 건물을 찾아다니기도 버거워하던 내가 어느덧 3학년이 되고, 그마저도 벌써 크리스마스를 마주하고 있다. 동시에 오지 않을 것만 같던 신문사 퇴임도 코 앞이다.

마지막으로 적는 냠냠 사거리, 무슨 음식을 소개할까 고심하다 가져온 오늘의 메뉴는 바로 미역국이다. 미역국은 별거 없어 보여도 은근 먹기 힘든 음식이다. 미역국 메뉴가 있는 식당 자체도 흔하지 않은 데다, 직접 만들기에는 미역을 불리고 국물을 내는 것까지 갈 길이 멀다.

가로수길 근처 용지로에 위치한 <만복정찬>은 ▲꼬막비빔밥 ▲전복장비빔밥 ▲명란아보카도 덮밥 ▲삼겹살덮밥 등 한식 위주의 식당이다. 미역국과 무슨 연관이 있냐고? 무슨 메뉴를 시키든 찬으로 소고기미역국이 함께 나온다는 점이 만복정찬의 매력이다. 곁들여 나오는 음식이라 해서 무난할 거란 생각은 오산이다. 메뉴를 고민하다 보면 오히려 미역국을 먹으러 가서 함께 나올 밥 종류를 고르는 기분에 키득키득 웃음이 난다. 맛있는 미역국과 예쁜 덮밥을 보고 있으면 제대로 대접받는 기분에 절로 기분이 좋아진다.

혼자 살기 전까지만 해도 미역국이 먹기 힘들어질 거라곤 생각도 못 했다. 오히려 생일날 엄마가 끓여준 미역국에 외식하면 안 되냐며 툴툴거린 적도 있다. 미역국처럼 막상 멀어지면 생각나는 것들이 있다. 신문사도 내게 그런 존재가 될 것 같다. 코로나 팬데믹의 영향으로 랜선 속에서 흘러가던 내 학교생활에 그나마 캠퍼스의 정취를 더해준 것이 신문사였다. 글을 마무리하느라 바쁜 토요일, 무슨 아이템을 가져갈지 고민하는 일요일, 회의를 마치면 종종 10시를 넘기는 월요일이 내 삶에서 사라진다는 게 여전히 낯설기만 하다. 나는 이제 나날이 가속 중인 내 인생의 속도로 들어가야 하지만, 신문사는 앞으로도 제 자리를 지킬 거란 사실이 동시에 위안이 된다. 사담이 길어졌다. 신문사와의 기억을 회상하는데 함께 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하다. 변함없는 미역국의 따스함과 함께 과거를 추억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만복정찬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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