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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스캠을 아시나요?
  • 창원대신문
  • 승인 2023.11.20 08:00
  • 호수 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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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은 지금 사기 범죄에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중 나이, 직업, 재산까지 모조리 속이고 상대방에게 다가가 그들의 호의를 이용하는 ‘로맨스 스캠’은 ‘Romance(연애)’와 ‘Scam(신용사기)’의 합성어로 새로 떠오르는 신종 사기 수법이다. 국가정보원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8년부터 2022년까지 로맨스 스캠의 피해는 281건, 피해 금액은 약 92억 원 으로 나타났고, 2020년 대비 2022년 피해액이 약 36억 원 증가해 로맨스 스캠 범죄 비율이 높아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들은 피해자와 연인 관계를 형성한 뒤 피해자에게 돈을 요구하거나 투자를 강요하는 등 친밀함과 애정을 바탕으로 범죄 행각을 벌인다. 로맨스 스캠 사건은 대체로 진상을 알고 나면 사기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어 많은 사람이 피해자를 질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일반 사기 범죄와 달리 감정적인 교류가 쌓인 상태에서 피해자를 교묘하게 조종하는 범죄이기 때문에 본인은 당하지 않을 거란 자신이 있는 사람도 막상 이러한 상황이 닥치면 쉽게 거짓을 알아차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로맨스 스캠은 온라인 결혼 중매나 소개팅 앱을 통해서도 자주 발생한다. 지난 9일(목), 결혼 중매 앱으로 신분을 바꿔가며 7명에게 계좌이체로만 무려 30억의 금액을 받은 가해자 A씨의 사건이 보도됐다. A씨는 피해자들과 연인 관계를 형성해 사업자금, 미술품 경매, 자재 구매 등의 구실로 피해자들에게 금전을 요구했는데, A씨는 자신의 원래 신분을 숨기고 부유층 자녀 신분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했으며, 이 밖에도 예술가, 갤러리 관장 등 여러 신분으로 활동하며 범죄 행각을 벌였다. 또한, 지난 8월에 있었던 다른 범죄 피해 사례에서는 가해자 B씨가 소개팅 앱을 통해 피해자와 친밀감을 교류해 점차 연인 사이로 발전했고, 자신의 사업 투자금 회수를 도와달라는 이유로 피해자 C씨에게 보이스피싱 현금 수거책으로 활동하길 요구했다. 졸지에 C씨는 로맨스 스캠의 피해자면서, 보이스 피싱의 가해자로 경찰에 입건돼 버렸다.

 이렇게 로맨스 스캠의 범죄는 증가하고 있으나 범죄 수법이 사건마다 다른 양상을 보여 적용되는 현행 법규가 천차만별이라 골치를 앓고 있다. 대체로 로맨스 스캠 사건은 ‘보통 사기’ 범죄로 분류돼 보이스피싱 범죄보다 양형 기준이 낮다. 또한, 온라인에서 다수 발생하는 로맨스 스캠은 가상화폐를 이용해 범죄 행각을 벌이는 사건이 많아 실질적으로 피해자 구제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로맨스 스캠을 ‘다중 사기’ 범죄로 분류하고, 실질적인 피해자 구제를 위한 ‘다중 사기 범죄 방지법’ 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고 있다. 로맨스 스캠에 대한 경각심과 이에 대응할 수 있는 법안이 필요한 시점이다.

 “누가 이런 걸 당해?”라고 안일하게 생각하지만 어쩌면 누구나 당할 수 있는 로맨스 스캠. 사랑이란 순수한 감정을 이용하고 훼손하는 이 범죄는 단순히 금전적인 피해뿐만 아니라 믿었던 사람과 그 사람과 함께 했던 기억까지 모조리 뭉개버린다. 사랑하는 사람마저 매 순간 의심하고 확인해야 하는 사회가 되질 않길 바라며, 피해자를 비난하지 않고 제2의, 제3의 피해자가 생기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사회가 되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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