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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의 Talk Talk] 취향입니다
  • 박소현 편집국장
  • 승인 2023.11.06 08:00
  • 호수 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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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의 시선을 느끼지 않습니까?”, “전혀요, 이렇게 입으면 기분이 좋거든요.” 1994년 X세대 젊은이들의 변화하는 옷차림에 대해서 보도하는 한 방송사의 길거리 인터뷰 답변이다. 이는 현재 SNS에서 밈으로 활용되면서 각종 예능에서 패러디되고 있다. 취향을 뚜렷하게 내세우는 것이 흔치 않았던 이전의 획일적이고 집단주의적 풍조에서 벗어나, 개인의 욕망과 호불호를 자유롭게 표출하기 시작하면서 주목받았다.하지만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모니터 트렌드의 ‘나만의 취향 및 취향 인정 욕구’ 설문조사에 따르면, 다른 취향을 가진 사람 및 집단을 이해하는 인식은 ▲2018년 82.9% ▲2019년 79.4% ▲2021년 75.5%로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이처럼 역설적으로 개개인들이 취향을 드러냄과 동시에 취향을 강요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그들은 자기가 그것을 좋아한다는 이유로 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고, 자기 생각이 마치 정답인 것처럼 말하곤 한다. 이런 사람들로 인해 사회 전반적으로 알게 모르게 타인의 취향을 평가하고 지적하는 사례가 많아지면서 개인의 취향을 숨기려는 경향이 점차 늘고 있다. 즉, 과거로의 회귀다.

 취향은 ‘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방향 또는 그런 경향’이라는 뜻이다. 하고 싶은 마음은 자발적으로 생겨날 수밖에 없다. 즉, ‘내가’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내가 무언가를 좋아하려면 자연스럽게 직접 또는 간접 경험의 과정을 꼭 거쳐야 한다. 어떤 음식이 내 취향인지 알려면 직접 먹어보고내 몸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처럼 취향에 있어 경험은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사람은 각자만의 인생을 살고 있고 타인과는 다른 자기만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취향의 차이는 곧 경험의 차이며, 차이는 개성으로 인정해야 한다.

 사회의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하면 사회는 분열된다. 팬데믹 이후 나노 사회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공동체보다는 개인주의적인 성향이 강해지면서 개인의 취향은 세분됐다. 그리고 사회는 서로 다른 가치를 가진 수많은 사람을 만들어 냈다. 사회가 변화했기 때문에 이제는 다수의 취향을 사회 전체의 잣대로 생각하거나, 누군가의 취향에 대해 잘못됐다는 식으로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 어떤 이유든 각자의 취향은 마땅히 존중돼야 한다. 그리고 그 취향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다름의 권리를 지켜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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