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문화탐방] 행복은 맛있는 <하루한끼>에 있는 걸지도 몰라
  • 문자영 기자
  • 승인 2023.11.06 08:00
  • 호수 706
  • 댓글 0

어느 때나 밥 한 끼 한 끼에 진심이던 나였다. 한 끼라도 대충 때우면 귀중한 식사를 낭비하는 것 같아 매순간 최고의 메뉴를 선정했고, 유명한 식당을 찾아다녔다. 집밥은 맛있으면서도 좋은 재료로 건강하게 만들어야 했다. 언제까지고 그렇게 지낼 것 같았는데, 내 그런 성격도 환경이 변하며 점차 변했다. 자취를 시작한 이후 식사는 일종의 과제였다. 물론 실패한다고 해서 F 학점을 줄 교수님은 없지만, 해치우지 않으면 날 괴롭히고,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을 때까지 미루게 된다는 점에서 과제와 같다. 메뉴를 정하는 것도 큰 산이다. 만들어 먹자니 언제 장을 보고 언제 치우지 하는 생각에 머리가 지끈거리고 사 먹자니 비싸고 몸에 미안할 정도로 자극적이다. 그러던 도중 내 요리 욕구에 불을 지피는 유튜브 채널을 발견했다.

<하루한끼 one meal a day>는 구독자 438만 명을 가진 요리 유튜브 채널이다. 특별한 것은 없지만, 무난하고 평화롭다는 점이 하루한끼 채널의 매력이다. 하루한끼의 영상 대부분이 5분을 넘지 않는다. 뭐 먹을지 고민될 때, 얼마 남지 않은 버스를 기다릴 때, 잠들기 전 잠시 영상을 보고 싶을 때 등 언제 어디서나 보기에 부담이 없다. 요리들도 평범하다. 파스타, 샌드위치, 볶음밥 같은 것들이다. 그렇지만 예쁘고 정갈한 식재료들과 차분한 영상의 색감이 눈길을 빼앗고 입맛을 당긴다. 특유의 평화로운 배경음악과 요리 중 달그락거리는 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영화 ‘리틀 포레스트’에 들어온 것 같다.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는 채널들을 보면 대부분이 자극적인 소재들로 시선을 끈다. 도저히 알고는 못먹을 정도로 기괴한 식재료를 먹는다든지, 충격적일 정도로 많은 양을 한 번에 먹는다던지하는 식이다. 합성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신기한 썸네일을 보면 영상을 보고 싶은 욕구가 샘솟지만, 때때로 씁쓸한 기분이 든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자극적인 것들에 노출이 됐고, 더 자극적인 것을 갈구한다. 당장은 재밌을지 몰라도 이런 영상들은 사람을 금방 지치게 만든다. 각종 영상을 보면서 시간을 흘려보내고 나면 왠지 공허한 마음이 드는 것도 그 때문일지 모른다. 사실 행복은 자극적인 것이 아니라 평범하고 무난한 일상에 있다. 하루한끼 속 집밥을 사랑하는 사람과 나누며 인터넷 세상에서 눈을 떼보자. 분명 더 중독성 있는 행복을 보게 될 것이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자영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