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세상·미래를 잇는 대한민국의 철도를 따라 달리는 기차는 우리에게 낭만을 선물한다. 봄이 되면 사람들은 경남 진해의 벚꽃 명소이자 데이트 코스로 유명한 경화역을 떠올린다. 그곳 에서 많은 사람이 자갈길을 밟고 걸으 며 추억을 만든다. 우리의 여러 경험을 떠올려 봤을 때, 기차를 타거나 기찻 길을 걸으며 철도에 가득 찬 자갈들을 수도 없이 봤을 것이다. 왜 기찻길 선 로 아래에는 자갈이 가득할까? 기찻길 자갈은 기차 운행과 철로에 도움을 주는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자갈의 첫 번째 기능은 철로를 보호 하는 것이다. 철로는 단지 철으로만 이 뤄진 것이 아니라 나무도 함께 덧댄다. 평행으로 길게 뻗은 철로는 형태가 조금이라도 틀어지면 운행에 지장이 생 기기 때문에 일정한 간격 아래 레일과 수직으로 나무를 덧대는 작업이 필요 하다. 자갈은 선로를 지지하는 나무막 대인 침목이 기온이나 날씨에 의해 움직이는 것과 단단히 고정해 기차가 탈 선하는 것을 방지한다. 두 번째는 충격을 분산 시키는 것이다. 기차는 중 량이 많이 나가기 때문에 선로가 점점 땅속으로 박히거나 주변이 훼손될 가 능성이 높다. 그러나 자갈을 통해 선로 에 가해지는 충격을 분산시킬 수 있다. 또한 자갈이 주변 지역으로 가는 강한 진동과 소음을 분산시켜 막아주는 방 패 역할을 한다. 세 번째는 배수 기능이다. 돌과 돌 사이로 빗물이 잘 빠지게 해주고 자 갈로 인해 주변보다 지대가 더 높아져 철로의 침수 피해를 막아준다. 폭우에 도 기차에 대한 피해가 적다는점에서 자갈이 침수 예방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넷째, 먼지 날림을 방지해 준다. 기 차가 빠르게 달릴 때 주변에 있는 흙이나 모래가 날린다. 이때 분진을 방 지하고 미세 잔여물들이 멀리 퍼지지 않도록 막아준다. 그리고 자갈은 잡초 가 자라는 것을 억제해, 사고를 미연에 예방해준다. 선로 주변에 풀이 자라면 기차 사고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 이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철도 위의 자갈은 일정 수준 이상인 것만 엄선돼 쓰인다. 또한 법적으로 ‘철로 시설물 보호와 열차 안전 운행 확보를 위한 지역’으로 명시돼 있기에 자갈을 함부로 주워가서는 안 된다. 잊지 않아야 할 기차 운행의 핵심 기둥인 자갈 의 역할을 떠올리며 낭만 가득한 기차 여행을 즐기길 바란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