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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의 Talk Talk] 변화의 씨앗을 준 사람
  • 박소현 편집국장
  • 승인 2023.09.18 08:00
  • 호수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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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활기록부 조회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에는 학교 행정실에 직접 방문해야 조회할 수 있었지만, 2003년 이후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한 사람들은 나이스나 정부24 홈페이지에서 온라인으로 발급받을 수 있다. 많은 사람이 잊고 있었던 과거의 기억을 찾기 위해 생활기록부를 발급받고 있다. 나 또한 이런 이유로 생활기록부를 모두 읽어봤다. 이후 내가 느낀 감정은 감사함이었다.

씨앗을 심고 물을 주면 새싹이 자란다. 그리고 꾸준히 관리하면 잎이 풍성해지고 어느샌가 단단한 열매가 맺히면서 아름답게 빛난다. 이렇게 땅에 씨앗을 심고 새 생명이 자라는 것처럼 나는 한 사람에게서 변화의 씨앗을 받고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삶이 시작됐다. 그 기점은 초등학교 6학년이다. 나는 조용한 성격이라 새학기 첫날도 교실 가장자리에 가만히 앉아있었다. 그러던 중 담임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보는 사람까지 기분 좋아지는 미소를 머금고서. 나는 나와 정반대인 사람일 거라는 생각에 거리감을 느꼈다.

하지만 선생님은 내게 먼저 손을 내밀어 주셨다. 복도를 지나가다 나와 마주치면 항상 나에게 “스마일, 스마일” 이라고 말하며 미소를 지으라고 했다. 손가락으로 자신의 입꼬리를 올리기까지 하는 모습에 웃음이 터져 나와 줄곧 무표정으로 지냈던 나는 그 순간만큼은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로써 무료하기만 했던 학교생활에 즐거운 균열이 생겼다. 이뿐만 아니라 선생님은 일년 동안 내 모든 일기에 빠짐없이 코멘트를 달아주셨다. 나의 이야기에 매번 공감해주고 자신의 생각을 공유해주셨다. 그 코멘트들은 내게 많은 용기를 줬다. 작은 세상에서만 있고 싶어했던 나를 큰 세상으로 나오도록 했다. 반에서 조용히 지내던 나는 웃는 일, 활기찬 일이 훨씬 더 많아졌다. 공감과 인정받은 경험들이 닫혀 있던 마음의 문을 열게 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선생님께 배운 교과 지식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대신 인생을 살며 가져야 하는 마음가짐,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의 아름다움은 아직까지도 내게 깊게 새겨져 있다. 내가 만났던 선생님은 사람에게 변화의 씨앗을 선물해주고 그 씨앗이 새싹이 될 때까지 기다려주는 사람이었다. 그렇게 배운 경험들을 다시 되돌아보면서 나도 사람을 긍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그리고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진정한 스승이셨던 6학년 담임 선생님에 대한 고마운 감정을 되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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