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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정말 괜찮을까?
  • 조수민 기자
  • 승인 2023.09.18 08:00
  • 호수 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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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 보면 물이라고 착각할 만큼 투명한 액체가 후쿠시마 앞바다에 방류됐다. 일본은 물론 중국, 미국을 포함한 모든 지구촌이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었다. 그 액체는 바로 후쿠시마 제1 원자력 발전소 방사능 폐기물 오염수. 이 액체는 어떻게 누출됐고, 어떻게 방류되고 있는 걸까? “한동안 이게 마지막 연어가 될 것 같다”, “과학적 근거가 있으니 괜히 괴담 퍼뜨리지 말고 그냥 먹어라” 등 많은 논박이 오가고 있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사태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1. 오염수는 왜 도마 위에 올랐을까?

일본은 꽤 오랜 시간 원자력 발전으로 전력을 가동해오고 있었다. 1987년 발간된 한국원자력산업회의의 원자력 산업 저널에 따르면, 일본은 1966년 산업용 원자력 발전이 시작되고 한때 혼란을 겪었으나 1973년부터 평균설비이용률이 70%로 올라갔고, 86년부터는 76.2%로 높은 이용률을 나타냈다. 논문에서 제시한 통계에 따르면 1986년 92기를 보유한 미국이 58.3%, 44기를 보유한 프랑스가 69.9%, 28기를 보유한 영국이 52.2% 정도였던 것을 비교해봤을 때 독보적으로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또, 원자력 발전소 (이하 원전) 관련 사고·고장 관련 총건수는 19건, 1개의 원전당 평균 보고 건수는 0.6건에 머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일본의 원전 발전이 큰 사건 없이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안심할 수는 없었다. 1981년 4월 22일 일본의 쓰루가 원전에서 핵 누출 사고가 발생했 기 때문이다. 쓰루가 원전의 2차 계통 중 급수가 열기에 금이 갔고, 수 톤의 핵 오염수 누출이 발생하며 주민 56명이 방사능에 노출됐다. 이 같은 사실이 원전 관련 관계자들에 의해 40일 이상 은폐됐다는 사실이 밝혀져 더 큰 파문이 일었다.

이후, 잠잠하던 방사능 원자력 발전의 안전 문제는 1999년 다시 논의되기 시작했는데, 같은 해 9월 30일 이바라키현 도카이 촌의 핵연료 재처리 주식회사인 JCO에서 핵연료 가공 공정 중 방사능이 유출되는 임계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당시 사고로 작업원 2명이 사망하고 근처 주민 49명이 피폭된 것으로 밝혀졌으나, 차후 알려진 바로는 더 많은 인원인 667명이 피폭당했다고 한다. 이 사고로 인해 통상 10배가 넘는 방사성 원소인 플루토늄과 우라늄이 공장 외부로 누출됐을 가능성이 조명됐다.

그러나, 오염수 누출이 제대로 도마 위에 오르기 시작한 것은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 부터다. 강도 6.8의 지진이 동일본인 니가타현과 나가노현을 강타하면서 니가타현 가시와자키시의 원전 원자로 2, 3, 4, 7호기의 가동이 정지됐고, 이후 인근 후쿠시마현의 후쿠시마 제1 원전 원자로 1~4호기의 냉각 기능이 상실되면서 방사능이 누출된 것이다. 그러나 이 일을 키운 것은 바로 일본 정부와 후쿠시마 제1 원전을 담당하던 도쿄 전력의 늑장 대응이었다. 일본의 대지진으로 인해 방사능이 누출됐다는 사실을 들은 미국과 프랑스 등 발전된 원전 기술을 가진 국가들은 즉각 기술적인 지원 의사를 밝혔으나 오히려 도쿄 전력 쪽에서 이를 거절했고, 사태가 발생한 뒤 25시간이 지난 12일 오후에서야 뒤늦게 프랑스와 한국에 핵분열 연쇄반응을 제어하는 원소인 붕산 지원을 요청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도쿄 전은 큰 질타를 받았다.

대지진이 발생하고 약 1달이 지난 2011년 4월 30일 오전, 후쿠시마 제1 원전 2호기에서 물을 받아들이는 취수구 부근에 있는 전기 케이블 보관 시설에서 20cm 정도의 균열이 발생했다. 고여 있던 오염수가 약 2m 밑의 바다로 떨어졌고, 이 사고로 후쿠시마 제1 원전 직원 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여기서부터 오염수 누출이 공론화되기 시작한 것이다.

2011년 6회에 걸쳐 오염수 2만 3,163톤이, 2012년 3회에 걸쳐 132톤이 유출됐다. 이 사실이 일파만파 퍼져나가자 도쿄 전력은 배수 통로가 없어 바다로 유출됐을 가능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기자들에게 이메일로만 통지돼 정보의 진위를 판단하기 어렵고, 후쿠시마 제1 원전서 유출된 플루토늄이 인근 해안에서 대량으로 검출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며 국민의 공분을 샀다.

이후부터 도쿄 전력은 계속해서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방류하고자 시도했던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도쿄 전력이 ‘후쿠시마 오염수 바다 배출 계획’을 발표했다가 어민 단체와 시민들의 뭇매를 맞아 계획을 전면 철회하며 사과했다. 도쿄 전력은 사과하면서도 “후쿠시마 제1 원전의 오염수는 원전 부지 내 580개 탱크에 분산적으로 저장되는데, 오염수의 양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어 처분되지 않으면 원전 폐로에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여지를 남겼다.

2019년 4월,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에서 나온 원전 오염수를 다핵종 제거설비로 거른 후 삼중 수소 농도가 낮은 오염수부터 2023년에 원전 1km 인근 해안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아직 오염수의 방사능 농도가 바다에 흘려보내서는 안되는 수치며,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이 오염수의 정확한 수치를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는다며 비판했다. 그러나 계획에 따라 2021년 8월 25일, 최종적으로 2023년 4월 방류 강행 계획을 명확하게 고시했고, 올해 1월 4일 처리 방출 설비가 완비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7월쯤으로 미룬 지난 24일(목), 후쿠시마 제1 원전 오염수가 후쿠시마 원전 앞바다 1km의 해저터널에 방류됐다.

2. 바다 너머 엇갈린 입장

2019년 9월 28일, 도쿄 전력은 오염수 방류를 거론하면서 방사능 오염수 처리 방안으로 ▲방류 ▲매장 ▲증발 ▲보관의 네 가지를 제시했다. 그러나 매장과 보관의 경우 시설 용지의 확보, 즉 부지의 확보가 힘들다며 기술을 활용해서 방사능 감시 체제를 구축하기 쉬운 방류가 제일 안전하고 합리적인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다음과 같은 주장에 지구촌에서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1) 한국

우선 가장 일본과 가까이 있는 한국부터 알아보자. 한국은 후쿠시마 제1 원전 누출 사고가 발생한 날로부터 약 2주가 지난 2011년 4월, 방사능 오염이 우려되는 도쿄 등 일본 주요 13개 지역으로부터의 농수산물 수입을 금지하고, 2013년부터는 후쿠시마 인근 8개 지역의 수산물 28개 품목도 수입을 규제했다. 이때 후쿠시마산 수산물의 수입을 규제한 국가는 약 54개국에 이르렀는데, 일본은 가장 가까운 한국이 수입을 금지하게 되면 일본산 농수산물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가 크게 무너질 것을 우려해 2015년 5월, 세계무역기구 분쟁 해결기구(DSB)에 한국의 규제 조치가 ‘국제무역기구(WTO) 협정에 불합치했을 뿐만 아니라 일본 수산물을 차별하는 행위’라며 제소했다.

2018년 2월, WTO는 1심 결정에서 한국 정부의 수입 금지 조치가 ‘차별적이자 필요 이상으로 무역 제한적이며 투명성에서 미흡하다’며 일본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2019년 4월, WTO 최종심에서 1심의 결정을 뒤집고 한국의 수입 규제 조치가 ‘한국의 보호를 위한 기준이 적절히 고려되지 않은 부분이 있고, 1심 패널이 생략하거나, 제대로 검토하지 않은 부분이 존재한다’며 한국 정부의 손을 들었다. 이후 2019년 5월, 일본 후생노동성은 대항 조치로 한국산 넙치와 냉장 조개류 등에 대해 대장균과 같은 식중독 피해를 일으킬 수 있는 병원성 미생물 검역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2) 중국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일본의 10개 지역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고 있었는데, 오염수가 공식적으로 방류되기 시작한 24일(목), 후쿠시마현을 포함한 일본으로부터의 수입을 금지했다. 또, ‘일본은 핵 오염수의 위험성에 대해 제대로 밝힌 적이 없다’며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 일본 정부는 널리 퍼져있는 명칭인 ‘오염수’를 ‘처리수’로 정정했는데, 중 국 정부는 이를 의식하지 않고 아세안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핵 오염수’라고 지칭하는 등 반일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중국 정부가 “돌출 행동을 했다”고 지적하며 지난 한국 정부와의 대응 방식과 비슷하게 WTO와 같은 무역분쟁기구에 수입 금지 즉시 철폐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후쿠시마 원전 처리수는 중국 원전에서 누출되는 오염수의 10분의 1이라고 주장했으나 중국의 반일 감정은 정부보다 일반 중국 국민 사이에서 더 퍼져나가고 있었다. 중국발 틱톡과 트위터(X) 같은 SNS 등지에서는 도쿄 전력과 후쿠시마시의 공공시설, 일식당이나 일본 주택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전화를 거는 영상이 올라오고, 일본행 단체 관광을 취소하는 인증을 올리거나 일본 업체를 정리해 일본 제품 불매를 독려하는 글이 공유됐다. 이에 일본 정부는 중국에 기거하는 자국민들에게 당분간 조심할 것을 권고했다.

3) 미국

미국은 일본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방류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던 시점에서부터 적극적인 찬성 의사를 밝혔다. IAEA가 독립적 현상 분석에서 방류된 물의 삼중 수소 농도가 기준치보다 훨씬 낮았다고 밝히자,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안전 기준에 부합하고 이를 위해 적극적이고 투명하게 노력해 온 일본을 지지한다는 성명을 냈다. 또, 중국이 일본의 농수산물을 전면적으로 수입 금지 규제를 펼친 것에 대해 징벌적인 경제 규제조치를 가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3. 파아란 바다를 위해서는

국가와 국제기구가 사태의 위험성과 안전성을 열심히 홍보했음에도 국민의 불안함은 여전하다. 그도 그럴 것이, 오염수가 방류되는 본국인 일본에서도 제대로 된 설득이 이뤄지지 않아 후쿠시마현 이와키시에서 현지 어민들이 다수 참여한 일본 야당 사민당 주도의 후쿠시마현에 인접한 미야기현 주민 약 150명이 일본 정부와 도쿄 전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에서 원전이 기동 중지했을 때 심각한 전력난을 겪었던 전례가 있어, 일본 내에서 원전 오염수 방류를 통한 재가동 활성화에 긍정적인 반응도 자리하고 있는 듯하다. 물론 완전히 합치된 사회적 합의라는 것은 도달할 수 없겠지만, 명확한 과학적 근거를 통한 국민적 설득이 필요해 보인다.

국민적인 우려가 큰 것은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갤럽이 지난 1일(금)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해양과 수산물이 오염될까 봐 ‘매우 걱정된다(58%)’와 ‘어느 정도 걱정된다 (17%)’는 답변을 모두 포함해 75%가 ‘걱정된다’고 대답했다. 수산물 먹기가 ‘꺼려진다’는 응답이 60%를 차지해 수산업 시장의 축소가 우려된다는 목소리도 컸다. 실제로 부산서 일본산 활어의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아 적발된 사례도 있다.

방사성 피폭, 혹은 관련 물질에 장기적으로 노출됐을 때 나타나는 유전병이나 신체적 상해는 단기적인 기간에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장기적으로 세대를 걸쳐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인과관계 증명이 어렵다. 실제로 2013년 11월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후쿠시마 지역 청소년들의 갑상샘암 발병율이 다른 지역 청소년보다 7배나 더 많았다고 한다.

우리가 간혹 들었던 미나마타병, 이타이이타이병 모두 공해로 발생해 뒤늦게 인정받은 유전적 질환이다. 공해 때문에 질환을 얻게 됐다는 인과 관계를 증명해야 하는 주체는 언제나 전문적 지식이 부족한 소시민에게 있다. 전문적 지식을 갖춰 세대를 걸쳐 증명에 노력해도 인정받지 못하는 경우도 많아, 앞선 사례들이 지금 당장은 아무런 사건이나 피해가 발생하지 않을 수 있지만, 이 역시 멀리 두고 봐야 할 사안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그러니 불안해하는 국민에게 ‘과학이 괜찮다는데’라는 핀잔은 오히려 악감정만 불러일으킨다. 당장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괜히 불안해하지 말라’며 호통을 치는 것보다는, 오염수에 대한 투명하고 명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국민의 안전을 최대한으로 생각해 적극적으로 검진하는 것이 바다를 위해서도, 국민을 위해서도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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