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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이야기 찾기] 우리가 꿈을 잊어버리는 이유
  • 오주연 기자
  • 승인 2023.09.04 08:00
  • 호수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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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는 뭐든지 가능하다. 로또 1등에 당첨돼 벼락부자가 되거나 좋아하는 연예인을 만나는 것도 가능하다. 또한, 평생 그리워하던 사람을 꿈에서라면 만날 수 있고, 현실에선 볼품없는 내가 영화 속 멋있는 히어로가 될 수도 있다. 현실에서 이루진 못한 상상들이 우리가 눈을 감고 잠에 든 순간, 생생하게 꿈을 통해 일어난다. 하지만, 잠에서 깨서 방금 꿨던 꿈을 기억해내려고 하면 까먹는 경우가 많다. 고작 몇 초 전 꿈 내용인데, 우리가 잊어버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는 렘수면과 비렘수면을 번갈아 가면서 숙면에 취하게 된다. 비렘수면은 1~4단계로 이뤄져 있고, 단계가 높아질수록 깊은 잠에 빠지게 된다. 4단계까지 갔다가 다시 1단계로 돌아오면서 렘수면에 빠지게 된다. 우리가 꿈을 꾸는 것은 바로, 이 렘수면 단계에서 일어난다. 렘수면의 단계에 들어가기 전, 렘온 세포가 ‘아세틸콜린’이라는 물질을 만들어 내는데, 아세틸콜린은 뇌의 기억 기능을 도와준다. 하지만 꿈을 꾸는 렘수면이 시작되면 아세틸콜린의 생산이 중단되기 때문에 꿈 내용을 기억하기 어렵다. 비렘수면 상태에서 아세틸콜린 생산을 시작하지만, 이 단계에서는 꿈을 꾸지 않기 때문에 기억할 꿈이 없는 것이다. 또한, 우리 뇌에서 신경 세포로 구성돼 기억, 사고 등의 기능을 담당하는 신피질과 기억을 저장하는 해마의 연결이 렘수면 단계에서는 느슨해져 우리가 자고 일어나면 꿈의 내용이 흐릿한 것이 당연하다. 꿈을 잊는 이유를 더 단순한 관점에서 이야기하자면, 우리의 뇌는 단순히 생각만 하는 것보다 행동으로 실현할 때 장면을 더 오래 기억한다. 즉, 꿈은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며 워낙 개연성이 없기 때문에 자고 일어난 후 꿈 내용을 잘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잠에서 깨도 잊히지 않고 생생하게 기억나는 꿈이 있다. 꿈에서 강한 감정적 소모를 했다면, 꿈 내용을 상대적으로 기억하기 쉽다. 특히, 슬픈 꿈을 꿔서 실제로 눈물을 흘리면서 일어난다면 더욱 기억이 오래 남는다. 행복한 꿈도 꾸지만, 괴로운 감정을 느끼는 악몽도 꾸기 때문에 모든 꿈이 현실에서 일어난 장면처럼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면, 오히려 우리에게 실이 될지도 모른다. 현실보다 꿈이 행복하다면, 현실을 회피하고 꿈 내용에 빠져들 것이고 꿈이 너무 불행하다면 실제로 일어나지 않은 일임에도 불구하고 기억나는 것에 괴로워할지도 모른다. 꿈을 꾸는 것도, 꿈을 망각하는 것도 어쩌면 우리에겐 행운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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