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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에는 세스코가 없다
  • 창원대신문
  • 승인 2023.09.04 08:00
  • 호수 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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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한 뉴스 앱의 알림이 요란하다. 최근 들어 분야를 막론하고 많은 소식이 들려오는 것 같다. 기쁜 소식들도 있지만, 슬프고 화나는 소식이 대부분이다. 비보가 계속해서 들려올 때면 무기력감에 잠겨 쉽게 슬퍼지곤 한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비보는 시대를 막론하고 언제나 발생했다. 그런데도 왜 요즘 들어서 더 무기력해지고 슬퍼졌을까? 어쩌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때문이 아니었을까? 앞서 언급했던 사건들이 문제시되고 언론에 다뤄지기 시작하면서, 피해자 측의 피해를 보상하고 가해자를 처벌해 사건을 추스르는 것보다는 사건의 자극적인 부분만 뽑아내 보도하거나, 누가 잘했나 못했나를 가리는 것에 집중한 모습을 자주 목격했다.

너무나도 방대한 사회라는 담론장 안에서 사람들은 각자 천차만별의 의견을 내고, 사태 발생의 본질은 흐려진 채 사건 피해 보상은 당파 싸움이 돼버린다. 피해를 보상하고 가해자의 처벌을 촉구하던 시민들은 지지부진한 해결 과정과 당파성 토론에서 쉽게 피로함을 느껴 담론장에서 빠진다. 결국, 사건을 언급하는 것조차 정치적 사건이나 입장표명이 돼버려 가해는 비대해지지만 피해는 흐려지는 불균형적 미결 사태로서의 종말을 낳는다.

이런 생각을 깊게 하게 된 것은 모 웹툰 작가가 자폐성 질환을 앓고 있는 자녀의 아동 학대 피해 고소를 진행하고 있다는 사실이 세간의 화제로 떠오르면서다. 악성 민원과 협박성 발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서이초 사건과 연계돼 사건은 산불처럼 순식간에 커졌다. 사람들은 해명을 촉구 했고, 그에 따라 사과 및 해명문이 SNS 계정에 두 번에 걸쳐 게재됐다.

물론 이 사설에서 사건을 집중적으로 다루거나, 당사자 간의 잘잘못을 가리지는 않을 것이다. 종결된 사건도 아닐뿐더러, 관련 법 지식도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제의식을 느낀 지점은 역시나 사건에 대한 반응이었다. 사람들은 사건 당사자의 상황을 이해해보려 하거나, 판단을 유보하기보다, 당사자를 비난하거나 성급한 판단을 내렸다. 또, 자녀가 특수 학급에 다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우라는 점에서 특수 학급과 일반 학급의 통합 교육에 관련된 논의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그러나 논의를 넘어서서 특수 학급 자체를 격리해 버리자거나, 자신들의 이해 결핍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일반화시키는 의견이 눈에 밟혔다.

최근 흉악 범죄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사형 제도 부활을 바라는 여론이 늘어난 것과 같은 방향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안위를 해칠까 염려되고, 사회의 원만한 해결이 어렵다고 느껴지면 격리나 사형을 통해 최소한의 사회적 연결망에서 치워버리고 싶은 욕망 말이다. 물론 어느 정도의, 어느 순간의 해소는 되겠지만 본질적인 문제 해결에서는 멀리 떨어져 있는 게 아닐까?

이런 해결 방안은 ‘마땅히 격리당해야 할 사람들’을 사회의 일부가 아닌 아웃사이더로 간주하는, 즉 ‘타자화’에서부터 비롯된다. 사회의 일부가 아닌 타자의 말을 들어주고 공감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그러나 사회라는 것은 너무나 큰 하나의 자아여서, 쉽게 타자와 자기를 나눌 수 없다. 따라서 사회 속 구성원을 타자화시키는 사고는 사태의 본말을 흐려 사건 종결과 차후 예방이라는 중요한 결괏값에서 멀어지게 만든다.

눈앞에 하나의 벌레가 나타나면, 집 안에는 몇백 마리의 벌레가 숨어있다는 방역 업체 세스코의 광고가 떠오른다. 당장 내 눈앞의 벌레를 죽이는 것보다, 벌레가 나타나지 않을 환경을 조성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벌레에는 방역 업체가 있을지 몰라도, 사회 문제에 방역 업체라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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