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승자도 패자도 없는 경쟁사회의 교육
  • 창원대신문
  • 승인 2023.05.15 08:00
  • 호수 700
  • 댓글 0

놀이할 때도 경쟁은 발생한다. 노래방을 가더라도 점수를 매긴다. 심지어 학생들을 우열로 나눠 가르치는 교육 현장을 보면 경쟁이 얼마나 심한지 알 수 있다. 아이들은 성장 과정에서 인생에서 가장 순수하고 빛날 시절을 억압적인 교육에 짓눌린다. 한 인간이 개성적 존재로 만들어지는 시 기에 군대식, 권위주의식 교육을 받으며 온전한 개성적 자아를 가진 인격체로 자라기 힘든 환경에 놓여 왔다.

현재 한국 교육은 살인적인 수준의 경쟁을 요구한다. TV 프로그램에 따르면 청소년 3명 중 1명은 자주 자살 충동을 느낀다고 한다.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유 1순위로 37.8%의 학생이 학업 문제를 꼽았다. 그리고 한국 개발연구원·광주 과학 기술원에서 고등학교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 일본, 중국, 한국, 미국 학생들에게 질문한 결과 한국 학생들의 80.8%는 사활을 건 전쟁터가 떠오른다고 답변했다. 이러한 통계에서 한국의 경쟁 교육이 얼마나 심한지 엿볼 수 있다. 그렇다면 경쟁에서 승리한 사람들은 행복할까? 소위 우리가 입시에서 성공했다. 서울 대학교 학생복지 현황 및 발전방안 최종 보고서(2018)에 따르면 서울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46.5%의 학생이 우울증을 겪었다고 대답했다.

과연 경쟁 없는 입학제도는 효과적일까? 프랑스와 독일에서 고등학교 졸업시험은 대학 입학 자격증을 나타낸다. 바로 들어가지 못하더라도, 원하는 대학에서 하고 싶은 전공을 공부할 수 있다. 성적으로 의과대학에 입학한 학생과 기다려서 의과대학에 입학한 학생 중 누가 더 훌륭한 의사가 됐는지에 관한 통계 대다수가 후자를 가리킨다. 독일 학교 선생님들은 학생에게 독서와 연애, 여행을 권한다. 18세가 되는 순간 완전한 성인으로 인정해 교사가 학생의 삶에 대해 어떠한 간섭도 하지 않는다. 야간 자율학습을 한번 빠지기 위해 온갖 이유를 들고 가 선생님을 설득해야하는 우리나라와는 다른 모습이다. 독일 교육에 처음부터 경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경쟁 교육은 야만이다”라는 구호를 내세워 진행된 교육 개혁의 결과물이다. 개혁을 통해 경쟁 교육을 지울 수 있다는 선례를 보여 준 셈이다.

현재 우리나라 교육제도는 승자도, 패자도 없는 것처럼 보인다. 늘 1등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 좋은 대학에 가지 못할 수도 있다는 불안감, 친구와 나를 비교하는 데서 오는 불편함으로 채워져 있다. 과연 이런 사람이 좋은 성적을 얻고,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다고 해서 승리했다고 볼 수 있을까? 앞으로 한국 교육이 성적과 입시의 결과로 승자와 패자를 나누지 않고, 학생들이 인간적으로 존엄한, 자유로운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나라로 변화하기를 바란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창원대신문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