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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이야기 찾기] 백두산 폭발 가능성 100%의 함정
  • 문자영 기자
  • 승인 2023.05.01 08:00
  • 호수 6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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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경도, 중국 동북 지방까지 걸쳐있는 백두산은 높이가 무려 2,750m로 한반도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르는 백두대간에서 한국의 모든 산이 뻗어 내린다고 알려진 백두산은 아름다운 광경으로도 유명하지만, 요즘은 다른 문제로 더 자주 언급된다. 바로 백두산의 폭발이다.

백두산은 아직도 화산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활화산이다. 과거에 폭발한 기록이 있고, 앞으로도 폭발할 가능성이 있어야 활화산이 될 수 있다. 백두산의 폭발 주기는 100년이었기 때문에 다음 폭발 주기인 2025년, 한반도가 백두산 폭발에 대비해야 한다는 의견이 있다. 만약 백두산이 폭발한다면 천지의 물이 쓰나미처럼 쏟아질 것이고, 백두산과 근접한 핵시설이 붕괴될지도 모른다. 폭발 후 불과 8시간 만에 화산재 유입이 시작돼 남한 전역이  화산재 영향권에 들 것이고, 이에 따라 농작물이나 건축물, 공항 운행 등이 손해를 입어 한국 사회 전체가 천문학적인 피해를 볼 수 있다. 당장이라도 폭발에 대비해 이민을 준비해야 하진 않을까 생각했다면 일단 침착하자. 대부분의 괴담이 그러하듯 백두산 폭발은 입에서 입으로, 요즘은 영상에서 영상으로 전해지며 과장된 바가 크다.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이 100%인 것은 사실이다. 정확히 말하면 백두산이 ‘언젠가’ 터질 가능성은 100%다. 하지만 이는 100%라는 수치가 주는 오류다. 백두산은 활화산이고, 활화산은 언젠가 터질 수 있는 화산을 의미한다. 이는 백두산의 마그마 운동이 아직 관측된다는 뜻일 뿐이므로 100이라는 숫자에 지레 겁먹을 필요가 없다. 100년 주기로 백두산이 터진다는 것도 지금까지 폭발 관측 시기를 보면 근거 없는 말이다. 백두산의 폭발 간격은 짧으면 28년부터 길면 200년까지로 규칙적이지 않다. 심지어 마지막 분화로 알려진 1925년 분화는 백두산에서 연기가 피어올랐다는 소련의 기록이 유일한 자료로, 공식 분화로 인정받지 못했다. 기상청은 오히려 요즘 백두산의 화산성은 안정적인 편이고 지진 건수, 천지의 온도 모두 정상 상태라며 백두산 2025 폭발설의 객관적 근거는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앞서 언급한 천문학적 피해 또한 지금까지의 백두산 분화 중 가장 규모가 컸다고 평가되는 946년 백두산 대분화를 기준으로 측정한 것이다. 설령 백두산이 분화한다 한들 실제 피해는 이보다 작을 확률이 높고, 우리나라가 편서풍대에 있다는 것을 고려할 때 직접적인 피해를 보기는 힘들다는 것이 기상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통신망이나 공항이 멈춰 경제적 피해를 볼 수는 있으나 농작물, 건물 붕괴 등의 직접적 피해는 크지 않을 것이란 뜻이다. 지금의 한국 사회는 백두산 폭발에 대한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실제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다. ‘알 수 없음’이 주는 막연한 공포에서는 아무도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근거 없는 낭설에 휩쓸려 사회에 불안을 전염시키는 일은 조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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