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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사거리] 달콤한 겨울, 차가운 딸기 <베리쥬>
  • 문자영 기자
  • 승인 2023.03.02 08:00
  • 호수 6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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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리쥬>의 딸기 에그와플 사진이다.

유난히 겨울은 소리 없이 다가온다. 저녁 먹을 때가 아닌데 이미 어두워진 하늘이나 목도리를 한 사람들, 옷을 벗는 나무들이 창밖에 보이는데도 기자는 둔감한 탓인지 항상 겨울을 늦게 눈치챈다. 기자가 비로소 겨울을 실감 할 때는 여러 가게가 출시한 딸기 메뉴 홍보물 앞을 지나갈 때다. 약속이나 한 듯 빨갛고 또 하얗게 물드는 겨울 메뉴들은 매년 오는 것을 알면서도 가게 안으로 발을 들이게 한다. 그것도 언제나 처음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베리쥬>에 딛는 첫발도 설렘이 가득했다.

<베리쥬>는 우리대학 정문에서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한 디저트 카페다. 대표 메뉴인 딸기 크레페 캐릭터가 그려진 간판 덕에 멀리서부터 입맛을 다실 수 있다. 가게 안에 들어가자마자 제철을 맞아 달콤한 딸기 향이 가득했다. 겨울철의 메뉴들에 사용되는 딸기들은 사장님께서 관리하시는 농장에서 직접 가져오신다고 한다. 주문하기 위해 선 무인주문기 옆에는 윤기가 날 정도로 신선한 딸기들이 한 박스씩 포장돼있었다. 딸기만 판매하는 걸 보니 여기 딸기는 무조건 맛있을 거란 확신이 들었다. 기자는 생딸기 에그와플을 주문했다. <베리쥬>의 와플은 원 속에 사각형이 들어차 있는 일반적인 와플이 아닌 홍콩식 와플이다. 홍콩식 와플은 계란을 넣은 반죽을 사용해 식감이 쫀득하고 동글동글한 모양으로 꼭 포도송이같이 생겼다.

가게 벽면에는 다녀간 손님들이 직접 그리고 색칠한 엽서들이 잔뜩 붙어 있다. 엽서에 쓰인 각자의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어느새 따끈한 생딸기 와플이 눈앞으로 찾아온다. <베리쥬>의 와 플은 일반적인 와플과 모양만 다른 것이 아니다. 훨씬 고소하고 쫄깃한데다 동그란 반죽을 하나씩 포크로 떼먹는 재미도 있다. 와플 안 빈 곳을 채워주는 생크림은 달콤하고 부드럽지만, 그 위에 수북이 올라가 있는 딸기는 더 달콤했다. 한 빵집에서 딸기 케이크를 샀는데 포장을 벗기니 뒤쪽에는 딸기가 하나도 없어 과하게 솔직한 리뷰를 써버릴까 고민했던 적이 있다. 다행히 생딸기 와플은 눈에 보이지 않는 뒷부분까지 상큼하고 달달한 딸기로 가득해 끝까지 ‘생크림 와플’이 아닌 ‘생딸기 와플’을 먹을 수 있었다.

딸기는 장미목 장미과 식물이다. 생크림 위에 꽃처럼 둘러싸인 딸기들이 문득 장미만큼 화려하게 보였다. 꽃 보기가 힘든 겨울, <베리쥬>에서 달콤한 꽃을 한 송이 품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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