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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탐방 ] , 그리고 이대호를 직접 봐야 하는 이유
  • 이지현 기자
  • 승인 2022.12.05 08:00
  • 호수 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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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택일 게임을 해보자. 나는 좋아하는 가수의 콘서트를 꼭 가는 편이다 vs 아니다. 나는 스포츠 경기는 직접 경기장에서 보는 편이다 vs 집에서 본다. 둘 중 모두 후자를 골랐다면, 직접 가서 봐 보기를 강력히 추천한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기자의 경험을 통해 어필해보겠다.

그간 코로나 19로 인해 공연이 쉽지 않았다. 온라인 콘서트도, 함성 없는 콘서트도 다 아쉬움이 남았다. 일명 함성콘이 재개됐을 때, 기자는 무조건 티켓팅에 성공한다는 생각뿐이었다. 그런데 기간이 문제였다.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NCT 127의 The LINK+ 콘서트가 하필 중간고사 기간에 걸쳐있는 것이었다. 가는 게 맞나 싶었지만, 이런… 티켓을 이틀 모두 구해버린 탓에 안 갈 수가 없었다. 수많은 콘서트를 가봤지만 아이돌 콘서트는 처음이었다. 이전에는 가수의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콘서트를 갔다면, 이번에는 가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인 콘서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였을까 뭔가 남달랐던 것 같다. 처음 보는 양옆 자리 사람들과 같은 마음으로 행복해하고, 함성을 질렀던 그 순간들이 기억에 오래 남는다. 멋진 무대만큼이나 객석에 앉아있는 사람들도 또 하나의 무대를 완성하는 장치 같았다. 가수도, 관객도 공연 시간 약 3시간을 아까워하며 최선을 다해 즐기는 그 시간이 엄청 귀하게 느껴졌다.

꼭 콘서트 뿐에서 이런 마음을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다. 올해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선수의 은퇴 시즌이었는데, 예상은 했지만 예상보다 훨씬 이대호 선수의 은퇴 경기 티켓팅은 만만치 않았다. 결국 장렬히 실패하고 마산에서 있었던 롯데와 NC의 마지막 경기를 다녀왔는데 기자 같은 팬들이 많았는지 창원 NC 파크 3루가 롯데 팬들로 꽉 차 있었다. 이대호 선수의 타석 때마다 안타를 치든, 아웃되든 이대호 선수의 응원가를 목 놓아 불렀고, 이대호 선수도 매 타석마다 박수를 치며 더그아웃으로 돌아왔다. 은퇴식도 아닌 데 굳이 가야 하냐는 아버지를 이끌고 갔었는데, 아버지는 시간이 지날수록 그날이 더 생각난다고 하셨다. 공연과 경기를 보는 그 순간은 물건처럼 남는 것이 아니라 휘발된다. 우리는 그 시간이 끝나고 나면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런데 그 휘발이 꼭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단조롭다가도 때로는 다이나믹한 우리 일상에서 가끔 그 순간들이 떠오른다. 그러면 그 순간들이 또 일상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초록색 응원봉 물결이, 뜨거운 응원가의 리듬이 기억 한편에 잠들어 있다 어떤 순간에 닿았을 때 다시 떠오른다. 그 경험은 다녀온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다. 혹시 이 글을 읽으며 당신의 어떤 순간이 떠올랐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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