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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사거리] 그런 맛, 그런 곳 <호호 돼지국밥>
  • 조수민 수습기자
  • 승인 2022.11.07 08:00
  • 호수 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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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다.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김이 폴폴 나면서 끓어오르는 사골 육수 앞에서 설렜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차가운 바람에 코가 아려오는 계절이 다가오면 교복을 입고 종종거리던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괜히 국밥집 앞을 서성이고 국밥집 상호에 시선이 머물렀다. 어쩌면 음식을 먹는 경험은 기자의 과거와 현재를 잇는 매개체일지도 모른다.

저녁을 함께 먹는 친구와 메뉴를 고르다 지도 앱에서 <호호 돼지국밥>을 발견했다. 파스타나 패스트푸드와 같은 음식으로 가볍게 때우는 것에 질려 있었던 터라, 국밥이라는 든든한 메뉴는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특히나 거리가 가까웠기 때문에 단박에 메뉴로 선정했다.

학교에서 도립미술관 방향으로 조금 걸어가서 우거진 나무들 사이의 노란 간판과 만나면 그곳이 <호호 돼지국밥> 이다. 간판이 붙어있는 건물은 가게가 아니다. 옆 건물로 들어가야만 가게로 들어갈 수 있다. 점심 시간이나 저녁 시간에는 자리가 다 찼거나, 재료 소진으로 일찍 영업을 종료하기도 해 약간의 눈치싸움이 필요하다. 운 좋게 자리 를 잡고앉자 가벼운 밑반찬들이 앞에 놓였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메뉴판을 훑어봤다.

국밥은 ▲돼지 ▲순대 ▲내장 ▲섞어로 구성돼 있다. 가격은 각 6천원으로, 사람들이 국밥과 함께 떠올리는 키워드인 ‘가성비’를 충족하고 있다. 사실 <호호 돼지국밥>의 백미는 국밥보다 ‘짜글이’다. 짜글이란 양념 돼지고기에 간단한 채소를 섞어 끓인 찌개다. 메뉴판에는 없지만 가게를 둘러보면 국밥을 먹는 사람들 사이에 짜글이를 먹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할 수 있다.

기자는 섞어 국밥을 선택했다. 섞어 국밥은 돼지 수육과 내장이 말 그대로 ‘섞어서’ 제공되는 국밥이다. 연한 고기를 선호하고, 순대에서도 내장을 골라 먹는 기자는 섞어 국밥이 식성에 맞았다. 땡초를 썰어 만든 다데기와 장, 새우젓을 풀고, 밥을 넣어 먹다 보면 몸 속 깊은 곳까지 온기가 퍼져나간다. 옷 을 몇 겹 겹쳐 입고, 히터를 틀어도 해소되지 않는 깊게 스며든 한기가 해결되는 듯하다.

‘맛집은 찾게 되는 것이 아니라 그리워하는 것이다’라는 말이 있다. 만약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그런 곳’과 ‘그런 맛’이 있다면, 기자에게는 <호호 돼지국밥>의 섞어 국밥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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