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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이야기 찾기] 식품들에 숨겨져 있는 색깔들
  • 박소현 수습기자
  • 승인 2022.11.07 08:00
  • 호수 6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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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에 접어들면서 단풍이 절정을 이루고 있다. 푸릇푸릇하던 나뭇잎이 붉어지는데, 우리는 이것을 물든다고 표현한다. 사실 나뭇잎의 색깔이 변하는 것은 엽록체가 파괴되면서 그 안에 숨어 있던 색들이 드러나는 것이다. 우리가 먹는 식품에도 실제 색을 감추고 있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가을 제철 식품인 새우와 게가 있다. 마트에서 새우나 게를 사면 껍질은 회색에 가까운 색을 띤다. 하지만 찌거나 튀기는 등의 조리과정을 거쳐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새우와 게는 붉은색이다. 대체 무슨 원리로 껍질이 붉게 변하는 것일까? 이는 아스타잔틴 색소 성분 때문이다. 아스타잔틴은 갑각류나 어패류가 적외선의 악영향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해 지니는 색소다. 하지만 새우와 게는 자체적으로 체내에서 아스타잔틴을 생성하지 못한다. 아스타잔틴을 생성하는 것은 바다에 존재하는 헤마토코쿠스라는 일종의 수초다. 헤마토코쿠스는 바다에서 살아남을 수 있도록 세포를 지키는 벽을 만들어 내는데 이때 사용되는 것이 아스타잔틴이다.

새우와 게가 아스타잔틴을 함유하게 된 이유는 생태계의 먹이사슬 구조 때문이다. 플랑크톤은 헤마토코쿠스를 먹이로 삼는데, 새우와 게가 이 플랑크톤을 잡아먹음으로써 이들의 체내에 헤마토코쿠스의 성분인 아스타잔틴이 축적된다. 새우나 게는 바다에서 갓 잡았을 때 푸르스름한 색을 띤다. 이것은 아스타잔틴이 단백질과 결합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조리과정에서 열을 가하게 되면 단백질과 아스타잔틴이 분리되고, 산소와 결합하면서 화학적 변화가 일어나 붉은색이 나타난다. 즉, 아스타잔틴은 붉은색의 색소로 열에 의해 실제 색이 드러난 것이다. 또한, 갑각류를 먹이로 삼는 연어도 아스타잔틴을 함유하게 돼 속살이 붉다. 이와 비슷하게 문어도 삶으면 빨갛게 변한다. 문어의 몸에 자흑색, 적갈색, 황색의 색소가 함유돼 있어 열을 가하게 되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빨간색으로 변하는 것이다.

또한, 블랙푸드로 알려진 식품들은 안토시아닌 성분으로 검은색을 띤다. 안토시아닌은 수용성 플라보노이드 색소로 원래는 보라색이다. 안토시아닌의 농도에 따라서 가지, 블루베리, 비트와 같이 보라색을 띠기도 하고 농축된 경우는 검은콩, 검은깨, 오디처럼 검은색을 띠게 된다. 우리가 먹는 식품들은 겉모습과 달리 체내에 다양한 색깔들을 숨기고 있고 색깔을 띠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다. 그 이유를 알고 먹으면 식품들이 가지는 효능을 잘 이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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