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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세상 모든 사람들의 땀 한 방울, <땀 흘리는 소설>
  • 이다원 편집국장
  • 승인 2022.03.14 08:00
  • 호수 6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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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노동은 떼어놓을 수 없다. 인간은 끊임없이 일을 하며 살아왔다. “꿈은 없고요, 그냥 놀고 싶습니다.”라는 연예인 박명수의 명언이 많은 청년의 프로필 사진을 꿰차고,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더 격렬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어 하지만 우리는 결국 노동자가 될 것을 알고 있다. 집안에 돈이 아주 많거나 로또에 당첨되는 아주 특수한 경우를 빼고는 말이다.

<땀 흘리는 소설>은 노동에 관한 여러 문제를 담고 있는 단편 소설 모음집이다. 산업재해, 고시생, 감정노동자, 기간제 알바생등 사회 전반의 노동 관련 문제를 문학적이면서도 현실적으로 잘 풀어내고 있다.

그중 김세희 작가의 <가만한 나날>이라는 소설이 인상 깊었다. 주인공은 블로그에 제품을 써보지 않고 리뷰를 하는 작은 회사에서 일을 한다. ‘나는 가상의 자아인 ‘채털리 부인’을 만들어 여러 용품을 써본 것처럼 글을 올린다. 그렇게 제법 자리를 잡아가고 블로그의 인기가 높아지던 중 자신이 리뷰했던 살균제로 누군가 피해를 봤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 뒤에 ‘나’에게 일어나는 심리변화를 그린 이야기다. ‘채털리 부인’의 리뷰를 보고 살균제를 샀다던 주부는 ‘채털리 부인’을 책망할 생각도 화를 낼 생각도 아닌 걱정이 돼 쪽지를 남겼다. ‘나’는 자신을 걱정하는 쪽지 임에도 자신을 찾아올까 두려워하고 죄책감을 느낀다. 그전까지 ‘나’는 이 일이 적성에 잘 맞다고 생각했고, 자신보다 뒤처지는 직원들을 보면서 우월감도 가졌지만 이후로는 그럴 수 없게 되었다. 결국 일을 그만두고 마음의 응어리를 안고 살아가게 된다.

주인공이 겪었을 불안함, 우월감, 쪽팔림, 미안함이 섞인 복잡한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입체적이면서도 현실적인 묘사가 책의 몰입을 높인다. 가만한 나날 외에 책의 다른 소설들도 의미 있는 이야기들을 담고 있다.

세상에는 정말 많은 노동자가 있고, 아직 해결되지 못한 노동 문제들 또한 많이 있다. 그런 문제들을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보여주고 고민거리를 던져준다. 노동자가 될 거라면, 이미 노동자라면, 내 주변 사람이 노동자라면 <땀 흘리는 소설>을 읽어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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