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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이야기 찾기] ‘여성용’과 ‘남성용’의 가격 차이 왜일까?
  • 신은재 기자
  • 승인 2022.03.02 08:00
  • 호수 6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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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용실 가격표를 보면 남성 커트와 여성 커트의 가격이 다른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적게는 2,000원부터 많게는 5,000원 이상까지 가격 차이가 난다. 여성과 남성의 머리카락이 다른 종류도 아닌데 왜 가격을 다르게 받는 걸까?

그 이유는 바로 ‘핑크택스’ 때문이다. ‘핑크택스(Pink Tax)’란, 의류나 신발 등 같은 상품·서비스인데도 여성용 제품이 남성용보다 더 비싼 경우를 말한다. 다른 말로 ‘여성세’라고도 하며 ‘여성을 주요 고객층으로 삼는 제품 혹은 서비스의 가격이 더 비싸다’란 의미로 확장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생각보다 많은 곳에 숨어있다.

미용실에 여성 커트와 남성 커트의 가격 차이에 대해 물으면, 여성의 경우 시간이 더 오래 걸리고, 모질 차이, 디자인적 요소가 많기에 가격을 더 받는다고 한다. 소위 ‘남자 머리 스타일’의 여성도 위의 이유로 여성 커트 가격을 받기에 미용실의 가격 차이는 머리카락 길이와 상관없이 일어나는 핑크택스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짧은 머리의 여성도 ‘여성’이기에 남성보다 높은 커트 가격을 지불해야 하고 샴푸를 하려면 샴푸값도 내야 한다. 남성은 여성보다 더 적은 가격을 내고 커트, 샴푸, 드라이까지 받는데도 말이다. 머리카락이 길면 손이 많이 가기에 더 높은 가격을 책정한 것이라면, 성별로 나누기보다는 머리카락 길이를 기준으로 가격을 정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또 다른 핑크택스의 예는 옷이다. 같은 티셔츠를 구매해도 남성용과 여성용에는 차이가 있다. 남성용 티셔츠의 박음질, 마감처리가 꼼꼼하게 돼 있고 가격도 싸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비싼 여성용 티셔츠에는 대체로 허리 라인이 잡혀있고 얇은 재질에 마감도 꼼꼼하지 못하다. 남성용 슬랙스에는 당연히 있는 허리밴드, 뒷주머니가 여성용 슬랙스에는 선택사항이 되는 일도 빈번하다. 어느 브랜드에서는 남성용 슬랙스가 여성들에게 불티나게 팔려 여성용 슬랙스를 출시했지만, 여성용으로 바뀌면서 뒷주머니가 없어지고 가격이 2,000원 오르기도 했다. 패딩부터 재킷, 속옷, 양말까지 남성용과 여성용의 가격, 품질 차이는 확연하게 나타난다.

이런 문제를 인식한 우리나라 여성들은 핑크택스가 없는 미용실, 옷 브랜드를 찾아 공유하기도 한다. 또한, 2018년에는 여성비하 광고 및 핑크택스 철폐 등을 위해 정해진 날짜에 맞춰 여성들이 함께 소비를 중단하는 ‘여성 소비 총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 외에도, 미국 뉴욕주에서는 핑크택스 금지법이 2020년 9월 30일부터 적용됐다. 해당 법에 따르면 생산 및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나 용도, 기능적 디자인, 특징 등에 차이가 없는 유사 제품을 단지 ‘여성용 제품’이라는 이유로 가격을 다르게 부과하지 못하게 했고 서비스업종 역시 성별에 따라 가격에 차별을 두지 못하게 했다. 만약 핑크택스 금지법 위반으로 적발될 경우 처음에는 250달러, 이후에는 500달러의 벌금이 부과된다. 영국에서는 2016년, 핑크택스를 반대하는 청원에 4만 명 이상의 영국 시민이 서명했으며 이후 의회에서 제기되기도 했다.

누군가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을 책정하는 것이 개인의 자유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이 모여 사회가 되기에 작은 차별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야 한다. 우리는 생활 곳곳에 숨어있는 차별의 문제를 인식하고 차별 해소를 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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