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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 이야기 찾기]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빨리 언다고?
  • 김동언 기자
  • 승인 2021.11.15 08:00
  • 호수 6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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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물과 차가운 물을 동시에 냉동고에 넣는다면 어떤 물이 더 빨리 얼까? 일반적인 상식을 대입해 답변 한다면 대부분의 사람은 당연히 차가운 물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차가운 물이 더 빨리 얼지 않을 수도 있다'가 정답이다. 이러한 현상을 음펨바 효과라고 한다.

이 효과가 발견된 것은 1969년,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중학생 음펨바(Erasto Mpemba)의 사소한 의문점에서 시작됐다. 음펨바는 학교 조리 수업 시간에 끓는 우유와 설탕을 섞어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실습을 하고 있었다. 원래 아이스크림을 만들 때는 혼합 용액을 충분히 식힌 다음에 냉동실에 넣어 얼려야 한다. 하지만 학생 수보다 실습실의 냉동고 자리는 항상 부족했고, 음펨바는 냉동고의 자리를 미리 차지하기 위해 식지 않은 혼합용액을 그냥 냉동실에 넣었다. 얼마 후 냉동실 문을 연 음펨바는 신기한 현상을 발견했다. 다른 학생의 아이스크림보다 자신의 아이스크림이 먼저 얼어 있는 것이었다. 이를 이상하게 여긴 음펨바는 선생님에게 이 현상을 질문했다. 하지만 선생님으로부터 음펨바가 착각했다는 성의 없는 답변만을 받을 수 있었다.

이에 의문이 생긴 음펨바는 같은 실험을 몇 차례에 걸쳐서 반복했다. 역시나 결과는 항상 식지 않은 혼합 용액이 식은 혼합 용액보다 더 빨리 얼었다. 이에 음펨바는 뜨거운 물이 더 빨리 언다는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됐다. 하지만 선생님과 친구들은 믿어주지 않았고 오히려 놀림을 받았다. 이때 인근 대학의 물리학자인 오스본 교수가 음펨바의 고등학교를 방문했다. 음펨바는 자신의 의문점에 대해 오스본 교수에게 질문했다. 오스본 교수는 이를 가볍게 여기지 않아 자신도 그 이유를 모르지만, 실험실에 돌아가서 실험하겠다고 약속했다. 음펨바의 주장대로 실험해 본 오스본 교수의 연구팀은 결국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더 빨리 언다는 음펨바의 주장이 사실이라고 인정하게 되었다. 실험 결과는 1969년 ‘Physics Education’ 저널에 게재됐다.

그러나 이러한 현상을 처음 발견한 사람은 음펨바가 아니다. 이미 17세기 초 아리스토텔레스에 의해서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빨리 언다는 사실이 기록되었었다. 그리고 17세기 초에는 대부분의 사람이 뜨거운 물이 차가운 물보다 빨리 언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사람들은 차가운 물이 뜨거운 물보다 빨리 언다고 생각했다. 음펨바의 작은 의문점은 우리가 잘못 알고 있던 상식을 깨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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