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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아바타가 대리 출석합니다.
  • 안보영 수습기자
  • 승인 2021.11.15 08:00
  • 호수 679
  • 댓글 0

AI 아이돌 세계관을 컨셉으로 한 걸그룹 에스파(aespa)가 지난 5월 디지털 싱글 ‘Next Level’을 발매했다. 중독성 강한 음원에 담긴 심오한 세계관 때문에 사람들은 하루에도 수십 번씩 ‘광야’를 찾곤 한다. 이처럼 에스파는 메타버스라는 가상세계를 대중에게 퍼뜨린 시초라 볼 수 있다. 아직은 익숙한 듯 먼 메타버스, 30~40대도 이미 경험해봤다면 어떤가? 2000년대 초반 미니홈피를 만들고 아바타를 꾸미기도 했던 싸이월드도 메타버스의 일종이다. 메타버스는 어떻게 이렇게 빨리 우리의 또 다른 일상이 될 수 있었을까?

 

메타버스의 등장

코로나 19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사람들은 오프라인 대신 온라인으로 업무 및 문화생활을 대체했다. 특히 넷플릭스, 왓챠와 같은 OTT(Over-The-Top)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사람들은 미디어와 콘텐츠를 더욱 쉽게 소비할 수 있게 됐다.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산업 속 최근 핫한 키워드는 ‘메타버스’다.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의미하 는 유니버스(Universe)와 가공, 추상을 의미하는 메타(Meta)의 합성어로 3차원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메타버스 안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시공간의 제약이 없기 때문에 현실 세계와는 다른 자유로운 일상을 누릴 수 있다. 또, 실제와 닮은 가상 세계 속 캐릭터가 나를 대신해 문 화생활을 하고 물건을 사고팔기도 한다. 누구나 또 다른 나를 만들어낼 수 있다는 쉬운 접근성 때문에 2021년 현재 비즈니스와 경제 및 사업 전반에서 메타버스는 가장 핫한 키워드다. 최근 에는 부동산, 영화, 엔터 업계가 결합한 콘텐츠도 쉽게 찾아볼 수 있어 앞으로는 교육, 금융까지도 적용 분야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MZ세대의 메타버스 열풍

‘MZ세대’는 1980~2000년대 사이에 출생한 세대를 아우른 용어로,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SNS 유통시장에서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해당 세대는 집단보다는 개성, 트렌드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알려져있다. 이 때문에 MZ세대에게 메타버스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다양성을 표출하는 데 한계가 없는 최적의 공간이다. 메타버스는 익명인 상태에서도 다양한 사람들과 자유롭게 소통하는데, 이러한 점이 MZ세대의 특징과 맞물려 메타버스가 안정적으로 대중화될 수 있었다.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메타버스는 엔터 업계와의 협업으로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9월 네이버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에서 걸그룹 블랙핑크 (BLACKPINK)는 팬 사인회를 열었다. 멤버들과 닮은 캐릭터는 가상 세계의 무대에서 춤을 추고 팬들과 사진을 찍기도 했다. 제페토에서 열린 블랙핑크의 팬 사인회를 찾은 사람은 무려 4천 3백만여 명이나 된다. 그 무렵 방탄소년단(BTS)도 메타버스에 탑승했다. 방탄소년단은 메타버스 게임 ‘포트 나이트’에서 신곡 ‘다이너마이트’ 안무 버전 뮤직비디오를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이 뮤직비디오는 전 세계 270만 명의 팬이 함께 시청했다. 엔터 업계 뿐 아니라 대학도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미국의 한 대학은 코로나 19로 대면 졸업식을 할 수 없게 되자, 캠퍼스와 비슷하게 생긴 가상의 게임 공간에서 졸업식을 열었다. 국내에서는 순천향대학교가 메타버스 속에서 신입생 입학식을 진행했다. 부동산 앱인 직방은 사무실을 없애고 가상 세계 속에 사무실을 만들었다. 직원들은 메타버스 속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고 회의도 한다.

현실 세계와 똑같은 물건을 가상 세계에서 사는 경우도 있다. 제페토에는 이미 구찌(GUCCI), 나이키, MLB 같은 주요 글로벌 브랜드들이 입점해 아바타들의 의상을 판매하고 있다. 이탈리아 피렌체에 있는 ‘구찌 빌라 (GUCCI VILLA)’에 직접 가지 않아도 가상 세계에서 구찌의 의류, 장신구 등을 입거나 착용해보고 구매를 할 수 있다.

이미 많은 산업이 들어선 메타버스, 어떻게 이렇게까지 발전할 수 있었을까? 유튜브, SNS와 같이 콘텐츠 소비가 주를 이루는 플랫폼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소비자에게 수입이 생긴다거나 팔로우할 대상이 있어야 한다. 메타버스는 이 둘을 모두 충족하고 있는데, 이는 기업과 이용자의 측면으로 나뉜다. 먼저 기업이다. 코로나 19 상황 으로 인해 대면 접촉이 제지됨에 따라 패션 업계는 패션쇼를 진행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바이러스 확산의 위험성이 전혀 없는 가상 세계라면 상황은 완전히 달라진다. 명품 브랜드들이 가상 세계에 자사 제품을 내놓으면 대면 접촉 없이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제품 판매를 통한 부가 수익도 생기게 된다. 또, 패션 브랜드들이 더 많이 입점할수록 온라인 이용자들은 메타버스 속 아바타 꾸미기 욕구가 커지게 돼 메타버스는 마케팅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두 번째는 이용자다. 온라인 이용자들은 가상 세계 속에서 아바타들과 관계 맺기를 통해 현실 세계와는 다른 대면 만남이 가능하다. 또, 이용자들은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욕망을 온라인에서 만족하려는 경향을 보이는데, 이를 이용한 사례가 바로 제페토 구찌 빌라다. 구찌 빌라는 가상세계에서 구찌 제품을 오프라인과 비교해 500분의 1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현실 세계에서보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메타버스 속 아바타를 꾸미는 과정에서 이용자들은 대리만족 한다. 이 때문에 패션 업계는 메타버스에서 만족한 제품을 오프라인 제품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을 기대하며 메타버스에 더욱 주목하고 있다.

 

NFT, 그것도 메타버스야?

NFT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NonFungible Token)’이라는 뜻으로, 희소성을 갖는 디지털 자산을 대표하는 토큰을 말한다. 기존의 가상 자산과 달리 디지털 자산에 별도의 고유한 인식값을 부여해 교환 또는 위조가 불가하다는 특징이 있다. NFT 시장에서는 메타버스와 동일하게 가상 화폐를 사용해 디지털 자산을 사고판다. 또한 NFT는 메타버스에서 창작한 재화의 희소성과 가치를 현실 세계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연결하는 역할을 한다. 즉 NFT는 메타버스를 활용한 사업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의 영화감독인 알렉스 라미레스 말리스는 지난 3월부터 NFT 등을 여러 방식으로 거래할 수 있는 사이트인 오픈씨(OpenSea) 안에 방귀 상점이라는 가게를 열고 1년여 간 방귀 소리를 판매해 왔다. 이러한 사례는 한 익명의 소비자가 방귀 소리 1개를 약 9만 6천 원에 구매하며 논란이 됐다. 또 국내에서는 배우 한예슬, 정려원이 관람해 유명한 티앤씨재단의 아포브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의 작품 13점이 4억 7000만 원에 모두 판매됐는데, 완판된 작품이 모두 NFT화 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쌍둥이 지구

하지만 기술이 점차 발전해 현실을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을 주는 메타버스는 그 존재 자체로 위협을 느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도토리 5개로 BGM을 바꾸고 미니홈피를 꾸미던 싸이월 드도 메타버스의 사례로 볼 수 있지만, 현실 세계와는 닮은 구석이 없어 어떤 위협을 주진 않았다. 하지만 최근 개발되는 메타버스는 그래픽, 통신, 컴퓨터 기술 발전으로 더욱 현실에 가까 운 메타버스 구현이 가능해졌다.

제페토는 사용자의 얼굴을 본뜬 아바타를 생성한 만큼 이용자가 아바타 뿐만 아니라 제페토 세계 자체에 일체감을 느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 이상을 넘어선다면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도 생길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또 다른 지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음산한 루머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현실 세계를 그대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메타버스 세계 안에서는 젠더, 연령, 인종, 문화의 소외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이처럼 메타버스의 활용 범위는 무한대다. 누구나 얼마든지 이를 개발하고 활용하고 고유 자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급부상한 인기에 반해 메타버스는 아직 추상적이다. 대기업의 독과점을 막기 위한 정부의 예산 투입과 구체적인 사업 모델 개발을 위한 전문가 육성까지 메타버스 기술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발판이 마련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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