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칼럼
취미는 취미일 뿐
  • 강명경 기자
  • 승인 2021.11.01 08:00
  • 호수 678
  • 댓글 0

최근 기자의 관심사는 ‘취미 찾기’다. 여가 시간을 활용해 자기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보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지는 요즘이다. 주변의 친구들을 보면 요즘 사람들답게 각자와 잘 어울리는 취미를 하나쯤 가지고 있는 듯했다. 누구는 요리, 누구는 뜨개질, 누구는 그림 그리기. 그러나 기자는 누군가 “취미가 뭐예요?” 묻는다면 선뜻 답할 만한 취미를 갖고 있지 않았다.

어엿한 취미가 생긴다면 여가 시간을 좀 더 알차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나 당장 하고 싶은 것이 떠오르지 않아 다른 사람들이 하는 것을 따라해 보기라도 하자는 마음에 인터넷에 ‘취미 추천’ 같은 것을 검색해 보기도 했다. 대부분 무언가를 만들어 내거나 결과물을 남기는 생산적인 활동들이었다. 이때쯤 의문이 들었다.

우리는 종종 ‘생산적인 일’을 해야 할 것을 강요받는다. 물론 업무에 있어서 생산성이 중요한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나 취미까지 꼭 생산적이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취미는 말 그대로 취미다. 일을 끝낸 뒤 남는 시간에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사회적 분위기를 보면 취미로 하는 활동도 반드시 어떤 결과물을 남겨야 하는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생산적인 취미는 많은 이들이 선망하지만 생산적이지 않은 활동은 아예 취미로 쳐 주지 않기도 한다.

다시 생각해보니 기자에게도 취미는 있었다. 세상의 기준으로 내밀어진 취미 칸을 채우기엔 어딘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어 스스로 ‘이런 건 취미가 아니지’ 생각해버린 탓에 취미가 없다고 여겨왔던 것이다. 기자는 주로 영상 콘텐츠들을 보며 여가 시간을 보낸다. 이런 것은 왠지 시간을 허비하는 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영화를 봤으면 감상문이라도 하나 남겨야 진정한 취미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만 같다. 사실은 그렇지 않다. 이런 것들 또한 어엿한 취미 활동이다.

취미는 생산적이지 않아도 된다. 취미라는 것은 자신이 좋을 대로 여가 시간을 보내는 행위이기에, 취미가 생산적이지 않다고 쓸데없는 죄책감을 가질 필요가 전혀 없다. 우리는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숨통이 트인다’고 말한다. 이 말처럼 취미는 빡빡한 경쟁 사회에서 숨쉴 구멍을 만들어 주는 일이다. 누군가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이야말로 가장 생산적인 일이 아닐까. 비록 눈에 보이는 결과물은 아무것도 남지 않더라도 말이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강명경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