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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를 불러일으키는 바람, 올해의 컬러
  • 강선미 기자
  • 승인 2021.03.08 08:00
  • 호수 667
  • 댓글 1

해마다 트렌드를 불러일으키며,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올해의 컬러(Color of the year)에 대해 알고 있는가? 색은 사람의 눈에 가장 먼저 인식되는 요소로써, 삶과 절대 떼놓고 볼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눈을 한번 감았다만 떠도, 어김없이 눈앞에는 수많은 색이 펼쳐진다. 올해의 컬러는 어느 정도의 수만큼 존재하는지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방대한 색 앞에서 매년 특정된다. 해마다 뜨거운 성원을 받는 올해의 컬러란 무엇이고, 어떻게 정해지는 것일까? 자세히 살펴보자.

 

올해의 컬러?

색은 단순하지 않다. 색은 단순을 넘은 그 이상의 존재로, 다양한 감정과 메시지를 담고 있다. 특정한 색을 보면 특정 브랜드를 떠올리고, 장례식과 같은 행사에서는 검은색의 옷으로 예의를 표하기도 한다. 그리고 심지어 시대의 흐름을 담아내는 색도 있다. 바로 올해의 컬러이다.

대부분 한 번쯤은 올해의 컬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2000년부터 시작해 2021년인 지금까지 세계적인 색채기업인 팬톤(Pantone)에 의해 매년 올해의 컬러가 발표돼 왔다. 이는 단순한 심미적 요소를 넘어 사회, 예술, 정치 등 다방면의 이슈와 시대 흐름을 반영해 선정된다. 2021년 올해의 컬러인 ‘얼티밋 그레이’,‘일루미네이팅’ 색상 역시 코로나 상황을 반영해 선정된 것이다. 이렇듯 올해의 컬러가 시대 흐름을 반영하고 선도하기 때문에, 트렌드의 지표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그해에 선정된 올해의 컬러는 많은 브랜드의 경향을 결정할 만큼, 산업 전반에 녹아들어 강력한 영향력을 끼친다. 옷이나 화장품, 스마트폰 등의 디자인에 올해의 컬러가 활용되고, 각종 컬렉션이 나오는 것이 그 예이다.

 

올해의 컬러 탄생지, 팬톤

여러 업계를 좌우하는 올해의 컬러는 ‘팬톤(Pantone)’이라는 회사에서 정해진다. 팬톤은 무엇을 하는 곳일까? 팬톤은 미국에 위치한 색채 전문기업으로, 색상을 시스템으로 체계화한 회사이다. 팬톤은 로렌스 하버트에 의해 1963년에 설립됐는데, 설립 당시는 색에 있어 혼돈의 시대였다. 업계 내에서 특정 색상을 부르는 공용어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마다 색을 다르게 정의했고, 분명 A색을 말했는데, B색으로 이해하는 등의 혼란을 빚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팬톤이 색상에 번호를 부여해 표준화하는 팬톤컬러매칭시스템(PMS, Pantone matching system)을 개발하면서, 혼돈은 멎게 된다. 팬톤에 의해 표준화된 컬러 공용어가 탄생한 것이다. 팬톤은 이후 60년간 10,000가지 이상의 색을 체계화했고, 이는 세계에서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글로벌 표준 색채 언어라 불리며 널리 인정받았다.

한발 더 나아가 팬톤은 2000년부터는 올해의 컬러를 발표하며 그 위상을 더 넓혀나갔다. 특히 팬톤이 전문 업계뿐만 아니라 대중적으로 유명해지게 된 계기가 바로 올해의 컬러이다.

 

올해의 컬러, 어떻게 정해지는 걸까?

우선, 팬톤은 올해의 컬러를 정하기 위해 전문가팀을 구성해 전 세계를 돌며, 영화, 화장품, 패션, 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어떤 색이 사용되고, 소비자가 어떤 색을 선호하는지에 대한 컬러 정보를 수집한다. 그 후 수집한 데이터들을 바탕으로, 주목을 받는 특정 색상을 추리는 작업을 진행한다. 그리고 추려낸 색상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올해의 컬러로 선정될만한 근거가 있는지 등의 타당성을 평가한다. 이러한 세밀한 과정을 거치고 난 뒤, 최종적으로 올해의 컬러가 결정되고, <뉴욕타임스>를 통해 세상에 소개된다.

 

역대 올해의 컬러

2000년부터 시작해 2021년까지 발표돼온 올해의 컬러. 어떤 컬러들이 선정됐고, 그 의미는 무엇일까?

<2000년, 세룰란 블루 Cerulean Blue>

처음으로 탄생한 올해의 컬러. 밀레니엄 시대를 맞이해 평화와 성취를 추구하고 미래를 바라보자는 의미로, 하늘을 연상시키는 파란 계열의 컬러가 선정됐다.

<2001년, 퓨시아 로즈 Fuchsia Rose>

퓨시아 로즈는 전년도와 대비되는 색상으로, 더 밝고 더 강하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시작을 넘어 더 활기차게 나아가자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2002년, 트루레드 True Red>

트루레드는 9.11 테러의 영향을 받아 선정됐다. 소방차, 사랑, 애국의 의미와 관련된 붉은 계열의 색상을 통해 시대 분위기를 담아내며 위로를 전하고자 했다.

<2003년, 아쿠아 스카이 Aqua Sky>

아쿠아 스카이는 희망과 평온을 되찾고자 하는 의미에서 선정됐다. 이는 다른 청록 계열의 색보다 더 차분하고 시원한 느낌을 준다.

<2004년, 타이거 릴리 Tiger Lily>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오렌지 계열의 타이거 릴리를 올해의 컬러로 선정했다. 열정과, 희망의 의미가 담긴 이 색은 하계 올림픽이라는 상황을 담아내고자 한 것이다.

<2005년, 블루 터코이즈 Blue Turquoise>

블루 터코이즈는 바다에서 영감을 얻어 선정된 색상으로, 미국 남서부의 태피스트리 아트윅에서 많이 사용된 시원한 컬러이다.

<2006년, 샌드 달러 Sand dollar>

팬톤은 경제 위기에 대한 우려를 표하며, 중립적인 색인 샌드 달러를 올해의 컬러로 선정했다. 그리고 놀랍게도 실제 2006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경제는 혼란에 빠졌었다.

<2007년, 칠리 페퍼 Chili Pepper>

칠리 페퍼는 다양한 문화가 융합하는 현상을 기대하며, 이국적인 정서를 반영한 색이다. 친밀감과 자신감, 전통의 의미를 담고 있다.

<2008년, 블루 아이리스 Blue Iris>

블루 아이리스는 파란색의 안정됨과 보라색의 신비로운 측면을 결합한 색상이다. 복잡한 세상에서 안심을 느끼지만, 동시에 미스터리와 흥분을 느낀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2009년, 미모사 Mimosa>

경제적 불확실성과 정치적 변화라는 상황을 고려해, 희망과 상상력, 혁신을 잘 표현하고 있는 노란색 계열의 미모사를 올해의 컬러로 선정했다.

<2010년, 터코이즈 Turquoise>

터코이즈는 웰빙과 휴식이라는 감각을 불러일으키는 색상이다. 많은 문화권에서 이 색을 치유와 신앙의 색으로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를 올해의 컬러로 선정해, 일상의 스트레스에 대한 위안을 주고자 했다.

<2011년, 허니슈클 Honeysuckle>

2010년 터코이즈가 일상의 스트레스에 대한 위안을 줬다면, 2011년은 자신감과 용기를 나타내는 허니슈클을 올해의 컬러로 선정해, 현대인의 삶에 활력과 생동감을 심어주고자 했다.

<2012년, 탠저린 탱고 Tangerine Tango>

당시 몇 년간 이어진 오렌지 색상의 인기와 더불어, 2011년 터코이즈의 활력을 잃지 말고 재충전해서 계속 나아가자는 의미로 에너지 넘치는 탠저린 탱고가 올해의 색상으로 선정됐다.

<2013년, 에메랄드 그린 Emerald Green>

여러 문화권에서 오랫동안 아름다움을 상징해온 에메랄드 그린이 행복, 웰빙, 성장과 치유의 의미를 담아 올해의 컬러로 선정됐다.

<2014년, 래디언트 오키드 Radiant Orchid>

융합과 혁신의 가치 중요성을 바탕으로, 팬톤은 레드와 블루가 섞인 레디언트 오키드 컬러를 올해의 컬러로 선정했다. 이를 통해 창의성과 독창성 확장을 기대하고자 했다.

<2015년, 마실라 Marsala>

이탈리아 시칠리아의 와인에서 영감을 받은 컬러로, 만족스러운 식사와 풍성함을 상징한다.

<2016년, 로즈쿼츠 & 세레니티 Rose Quart & Serenity>

처음으로 2가지 색상이 선정됐다. 이는 성 평등과 성적 다양성을 고려한 것으로, 패션 등의 분야에서 성별 구분이 모호해지는 것처럼 젠더리스의 개념으로 색을 바라보자는 의미이다.

<2017년, 그리너리 Greenery>

바쁘고 고된 일상을 보내는 현대인의 희망을 반영한 색상이다.

<2018년, 울트라 바이올렛 Ultra Violet>

창의력이 끝없이 요구되는 시대에 끝없는 밤하늘을 연상시키는 울트라 바이올렛을 올해의 컬러로 선정해, 무한한 가능성과 잠재력을 끌어내고자 했다.

<2019년, 리빙코랄 Living Coral>

해양생물의 피난처를 의미하는 산호초에서 영감을 얻어, 현대인에게 편안함과 따뜻함을 안겨준다는 의미로 리빙코랄이 올해의 컬러로 선정됐다.

<2020년, 클래식 블루 Classic Blue>

해 질 무렵의 하늘 어스름을 연상시키는 컬러로, 불확실한 시대에 클래식 블루를 통해 안정감과 평온함을 선사하고자 했다.

<2021년, 일루미네이팅 & 얼티밋 그레이 Illuminating & Ultimate gray >

2016년에 이어 두 번째로 2개의 색상이 선정됐다. 희망을 의미하는 노란 계열의 일루미네이팅과 회복을 바라는 회색계열의 얼티밋 그레이 컬러를 통해, 코로나 19로 힘든 상황을 보내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올해의 컬러 마케팅

우리는 올해의 컬러에 대한 내용을 기사뿐만 아니라, 특정 브랜드의 제품을 통해서 알게 되는 경우도 있다. 올해의 컬러가 나올 때면, 늘 그 색을 활용한 마케팅 사례가 등장하기 때문이다. 2021년 올해의 컬러인 ‘얼티밋 그레이’, ‘일루미네이팅’과 관련된 마케팅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

<VDL + Pantone 컬렉션>

디자인과 패션, 화장품과 관련된 업계는 특히 색에 민감하다. 그래서 올해의 컬러가 그러한 업계에서 활용되는 경우가 많다. 그 예가 바로 LG생활건강 메이크업 브랜드인 VOL이다. VDL은 지난 2015년부터 팬톤과 콜라보를 통해 올해의 컬러 에디션을 출시하고 있다. 올해는 ‘2021 VDL +Pantone 컬렉션’을 출시했는데, ▲쿠션 ▲아이섀도우 ▲립밥 ▲치크라이터 ▲컬러코렉팅 프라이머 ▲아이밤 부스팅 픽서 ▲루미레이어 일루미네이팅 ▲컬러프라이머포아즈 총 8가지 제형과 패키지에 얼티밋 그레이와 일루미네이팅 컬러를 활용했다.

<노루페인트 2021 올해의 컬러 체험단>

페인트 회사인 노루페인트 역시 올해의 컬러와 관련된 마케팅을 진행했다. 노루페인트도 팬톤과의 협업을 통해 국내 유일하게 2,600가지 팬톤 컬러 페인트를 구현하고 있다. 그러한 노루페인트는 작년 12월 공식 SNS에서 ‘2021 팬톤 올해의 컬러 체험단’을 모집했다. 올해의 컬러 체험단은 올해의 컬러에 해당하는 페인트와 페인트 도구 등을 제공해 소비자에게 체험하게 하는 체험마케팅이다. 최근 코로나 19로 집콕이 늘면서, 인테리어에 향한 관심이 고조됐다. 이러한 트렌드와 한데 어울려 노루페인트의 마케팅은 뜨거운 성원을 받으며 더 빛이 났다.

<무신사 올해의 컬러 아이템>

올해의 컬러와 관련된 제품을 직접 출시하지 않더라도, 이와 관련된 활동을 진행하며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 브랜드도 있다. 그 예로 온라인 패션 커머스몰인 무신사를 볼 수 있다. 무신사는 지난 1월 올해의 컬러 아이템 리스트를 매거진에 소개하는 ‘올해의 컬러로 준비한 아이템 픽!’과 2021년 올해의 컬러에 해당되는 각종 의류 등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올해의 컬러 아이템 모음전’을 진행했다. 올해의 컬러를 활용한 제안 활동은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세대에게 관심을 촉구하는 효과적인 방안이 됐다.

 

올해의 컬러를 둘러싼 비판

올해의 컬러가 많은 업계에서 각종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한편,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우선 첫 번째 비판은 올해의 컬러 선정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 비판은 올해의 컬러를 지나치게 상업적으로 이용한다는 점이다. 앞서 살펴봤듯이, 팬톤은 여러 회사와 협업을 하며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올해의 컬러에 대해 반감을 가져, 일부로 올해의 컬러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한 해가 가지는 의미와 트렌드를 담아 각종 업계뿐만 아니라 대중에게도 영향을 끼치는 올해의 컬러의 위상은 부정할 수 없다. 한 해의 트렌드가 어떻게 흘러가고, 올해는 어떤 색이 주목을 받을지에 대한 견문을 팬톤이 발표하는 올해의 컬러 하나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매년 올해의 컬러를 기대하고, 기다리는 것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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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BM 2021-03-27 18:35:37

    팬톤이라는 회사와 올해의 컬러가 어떻게 정해지는 지 알 수 있어서 흥미로웠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2000년의 세룰란 블루와 2003년의 아쿠아 스카이 색깔이 마음에 드네요...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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