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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나, 부캐
  • 강현아 기자
  • 승인 2020.11.09 08:00
  • 호수 6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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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데뷔 30년 차인 유재석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다. 각종 연예 대상에서 상을 휩쓰는 유재석이 받지 못했던 상이 있다. 그 상은 바로 신인상이다. 그런데 작년 말, 유재석이 신인상을 받았다. 당시 데뷔 29년 차였던 유재석이 어떻게 신인상을 받게 됐을까?

 

부캐의 시작

부캐란 ‘부 캐릭터’의 줄임말로, 온라인 게임에서 유래했다. 온라인 게임에서 본래 사용하던 계정이나 캐릭터를 뜻하는 본 캐릭터(이하 본캐)가 아닌 새롭게 만든 계정이나 캐릭터를 부캐라고 불렀다. 이 용어가 일상생활로 사용이 확대되며 ‘평소의 나의 모습이 아닌 새로운 모습이나 캐릭터로 활동할 때’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개인이 상황에 맞게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 다양한 정체성을 표현한다는 의미이다.

특히 이 부캐라는 용어는 미디어 콘텐츠 업계에서의 사용이 활발하다. 특히 우리나라의 부캐 열풍은 MBC 예능인 <놀면 뭐 하니?>가 이끌었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유재석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PD인 김태호가 유재석에게 특정 역할을 부여하고, 해당 역할마다 새로운 이름을 붙였다. 

특히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진 유재석의 부캐는 ‘유산슬’이다. 이 부캐 ‘유산슬’은 트로트 하는 유재석을 뜻한다. 데뷔 29년 차 유재석이 신인상을 받게 된 것도 이 ‘유산슬’ 덕분이다.

 

연예계의 부캐

부캐의 시작에 대해서 말하자면, 매드클라운의 ‘마미손’을 빼놓을 수 없다. <쇼미더머니>에 출연한 ‘마미손’은 진한 분홍색 비니 모자를 얼굴 전체에 쓴 인물로, 매드클라운과 똑같은 목소리로 화제를 모았다. 사실상 복면을 쓰고 나온 매드클라운이였지만, 아직도 ‘다른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외에도 부캐는 연예계에서 여전히 많이 활용되고 있다. <놀면 뭐 하니?>에서는 여전히 부캐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데, 현재는 유재석 이외의 등장인물에도 부캐를 부여하기 시작했다. 올 여름 해당 프로그램에서는 비와 이효리, 유재석으로 구성된 싹쓰리라는 신인 가수 그룹을 만들었다. 여기서도 각각의 등장인물에 부캐를 부여했는데, 유재석은 지드래곤을 따라 한 ‘유두래곤’, 이효리는 교포 컨셉인 ‘린다G’, 비는 가요계의 용이 되겠다는 ‘비룡’이라는 부캐를 만들었다. 

다른 연예인들도 이런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김신영의 ‘둘째이모 김다비’가 있다. 

 

부캐와 산업

부캐가 대중들에게 반응을 얻다 보니, 최근 새로운 방식의 홍보가 나타나기도 했다. 연기자들이 자신이 하는 작품의 캐릭터를 내세워 SNS 활동을 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배우 유아인이 있다. 지난 6월 개봉한 영화 <#살아있다>에서 그가 연기한 극 중 인물은 ‘오준우’이다. 해당 영화는 좀비 영화로, 생존자인 ‘오준우’가 또 다른 생존자를 찾는다. 이런 내용을 그대로 받아들여, SNS에 ‘오준우’의 계정을 만들었다. ‘생존자 있으면 DM(다이렉트 메시지) 주세요’라고 적힌 이 계정은 일종의 영화 홍보의 수단이다. 해당 계정은 1.4만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대중들이 이러한 마케팅에 동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렇게 부캐가 대중들에게 반응을 받다 보니, 부캐 전문 매니지먼트사도 등장했다. CJ ENM의 케이블 음악 채널 엠넷이 갤럭시 코퍼레이션과 함께 연예인들의 부캐활동을 돕는 페르소나 유니버스를 설립했다.

 

올해의 키워드 멀티 페르소나

멀티 페르소나는 올해 핵심 트렌드를 전망한 도서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꼽은 키워드이다. 멀티 페르소나를 직역하면 ‘여러 개의 가면’이라는 뜻으로, 심리학에서는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나타내는 용어로 쓰인다. 처음에는 ‘자아 분열’과 같은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었던 이 개념은 일상적 차원으로 확장돼 대중이 공감하는 트렌드가 됐다.

SNS에서 이 멀티 페르소나를 쉽게 찾을 수 있다는 의견이 있다. SNS에서 자신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사람들은 채널별로 각기 다른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도 한다. 

인스타그램의 경우, 전체 공개로 운영하는 계정을 일명 ‘린스타(Real Instagram Account)’로, 비공개로 운영하는 계정을 ‘핀스타(Fake Instagram Account)’라고 부르기도 한다. 

직장과 같은 공적인 상황 등에서 자신의 역할과 성격을 변화시키는 것처럼 SNS에서도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 이처럼 멀티 페르소나는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부캐 역시 사람들에게 호응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문방송학과 이건혁 교수님 인터뷰

Q. 사람들이 부캐에 열광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첫 번째 이유는 재미이다. 다양한 컨셉을 가지고 연기하는 것을 사람들은 재미있어한다. 마치 연극에서 연기자를 보는 것처럼 말이다. 새로운 시도를 할 때 특정 캐릭터를 만들어 내면 같은 사람이지만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에 사람들은 흥미를 느낀다.

두 번째 이유는 연예인이 삶이 본래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시로는 배우가 있는데, 연예인들은 자기와 다른 삶을 살게 되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 본래의 나와 이미지가 달라질 소지가 다분하며, 부캐는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다만 그 유행이 최근에 일어난 것일 뿐이다.

세 번째 이유는 이미지의 소비와 관련 있다. 특정인의 이미지가 단일 이미지일 때, 이미지가 너무 많이 소비돼 사람들이 특정 이미지를 질려 하는 것을 이미지의 소비라고 한다. 부캐는 이러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다. 그러한 이유로 연예인들이 부캐를 선호하고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으로 생각한다.

Q. 연예인, 셀럽, 일반인의 부캐의 성질이 어떻게 다른가요?

연예인은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기 위해 이미지 창출이 필요하다. 배우가 특히 그렇지만, 개그맨도 옛날에는 콩트를 통해 특정 캐릭터를 연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인의 경우 굳이 그럴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직장 생활을 하며 SNS를 공개해야 하는 직급이 낮은 직장인들의 경우 자신의 취향 같은 것을 숨겨야 할 것 같고 사생활을 보호받고 싶어서 부캐가 요구된다. 이런 경우에는 가면이 필요하기 때문에, 본캐와 부캐가 존재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에 사람들은 부캐를 만들어야 할 요구를 받으나, 그렇지 않은 사람들의 경우 그럴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후자의 경우, 부캐라기 보다는 취미를 분류해놓은 수준이 아닐까 싶다. 각각의 특징을 중심으로 캐릭터를 잡은 것이라, 약간의 채널 개념이다.

단, 셀럽의 경우에는 부계정이나 부캐가 필요할 수 있다. 셀럽은 사회적 포지션이 연예인과 유사하다. 대중이 원하는 나의 모습과 실제의 나의 모습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캐릭터의 다원화가 발생할 수 있다. 연예인과 유사하게, 본인이 이러한 것을 필요로 하게 된다.

Q. 영화나 드라마 속 캐릭터를 통해 SNS로 홍보가 이뤄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산업 내에서는 옛날보다 멀티 페르소나나 부캐의 개념이 아주 적극적으로 활용된다. 그러한 맥락에서, SNS에서 부캐를 통해 홍보가 이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그 영화가 대박이 난다면 해당 부캐가 계속해서 살아있겠지만 이런 경우 재미와 홍보를 위한 것으로, 일회성으로 머무를 가능성이 높다.

 

Q. 사람들이 본 계정을 두고 부계정을 운영하는 것을 일종의 부캐로 볼 수 있을까요?

유튜브나 SNS에서 특정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채널을 여러 개 보유하는 것은 채널의 분류와 유사하다. 콘텐츠 기반의 유튜브는 멀티채널의 개념이 많이 도입된다. 예를 들어 뷰티 전문 유튜버가 본캐, 즉 본 계정이라면 그 유튜버가 운영하는 일상 계정이 부캐, 즉 부계정이 되는 것이다. 이는 채널을 확장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셀럽의 경우 부캐를 가지는 것이 연예인처럼 사회적인 수요가 있다기보다는, 해당 셀럽이 채널을 분류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최근 ‘가짜 사나이’라는 콘텐츠를 진행한 피지컬 갤러리를 예로 들자면,  처음에는 물리치료 기반의 활동에서 시작했다가 점점 채널이 확장돼 ‘가짜 사나이’가 만들어졌다. 

건강이라는 중심 내용이 있고, 계속 프로그램이 확장된다. 이런 경우는 부캐라고 보기 어렵다. 계정의 운영상 채널의 특성을 명확히 하고, 다양한 볼거리를 보여주기 위해 프로그램의 확장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방송국이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다.

Q. SNS의 활성화를 원하는 학생들이 부캐를 이용할 수 있을까요?

셀럽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부캐를 적극적으로 활용해보라고 제안할 수 있다. 여기서 부캐는 채널의 확장과 명확한 분리가 어렵다. 

유튜버 ‘신사임당’은 채널 운영 초기에 7개의 특성이 다른 채널을 동시 런칭하여 어떤 콘텐츠가 사람들에게 호응을 얻는지 지켜본 후 한가지 채널을 중심으로 구축했다고 한다. 이처럼 좋은 콘텐츠를 분류해서 만든다는 느낌으로 이 부캐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문화테크노학과 19학번 차가윤

저는 세계 일주를 하는 여행가 부캐가 갖고 싶습니다. 여행을 좋아하고 호기심이 많은 저는 전 세계를 누비고 다니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것저것 고려하다 보면 정말 오랫동안 꿈꾸고 계획했던 여행이라는 목표를 늘 포기하게 됩니다. 여행가 부캐가 생긴다면 여기저기 혼자 돌아다니며 새로운 세상을 만나고 경험하고 싶고, 남들의 시선과 의식에서 벗어나서 자유로운 생활을 해보고 싶습니다. 

 

국제관계학과 18학번 조유진

저는 작가 부캐가 생기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는 평소에 글을 잘 적고 싶고, 내 생각을 사람들에게 잘 전달하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해왔습니다. 사실 아쉽게도 본캐인 저에게는 글 쓰는 능력이 없는 것 같아서 슬픕니다. 만약 저에게 글 쓰는 능력과 더불어 작가 부캐가 생긴다면 본캐인 저의 바람을 이룰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비현실적이지만, 새로운 능력과 부캐를 동시에 갖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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