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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함을 안겨준 <소소소>
  • 강선미 수습기자
  • 승인 2020.10.26 08:00
  • 호수 6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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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특별한 음식이 하나쯤 있다. 그 특별함은 추운 겨울 이불 속에서 먹는 달콤한 귤이 될 수도, 고등학생 시절 야자를 마치고 먹던 매콤한 떡볶이가 될 수도 있다. 기자에게는 잔치 국수가 그러하다. 기억나지 않는 어린 시절부터 엄마가 잔치 국수를 자주 해주셨기 때문이다. 엄마의 잔치 국수는 항상 곱빼기였다. 국수는 아무리 많이 먹어도 금방 소화된다며 늘 곱빼기의 면을 그릇에 담아주셨다. 어려서부터 많은 양의 면에 적응해왔던 탓일까. 식당에 가서 먹는 한 그릇의 국수는 늘 포만감을 주지 못했고, 허전함만 줬다. 이 때문에 밖에서 국수를 잘 사 먹지 않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친구가 우리대학 앞에 맛있는 국숫집이 있다며 함께 가길 권했고, 같이 있던 다른 친구들 모두 반짝이는 눈으로 동의했다. 기자는 딱히 내키지 않았지만 친구들이 다 간다고 하고, '오늘은 단출하게 배를 채울까?' 하는 마음에 그들을 따라갔다. 그렇게 친구들과 갔던 국숫집이 바로 <소소소>이다.

우리는 친구가 추천한 잔치국수를 주문했다. 국수를 기다리며 메뉴판을 둘러봤다. 메뉴판에 적힌 가격을 보니 대부분 4,000원에서 6,000원 사이였다. 가격이 저렴해서 이전에 식당에서 먹어왔던 국수들처럼 한 번 후루룩하면 끝나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중 잔치국수가 나왔다. 국수를 보자마자 친근함이 확 들었다. 어디서 많이 봐왔던 양이었다. 그릇이 커서 양이 많아 보이는 걸까 궁금해 하며 국수를 먹기 시작했다. 한 번의 후루룩으로 끝날 거라 예상했던 국수는 두 번, 세 번, 그 이상의 젓가락질이 필요했다. 지금까지 먹어왔던 국수들과 달랐다. <소소소>의 국수 한 그릇도 곱빼기에 버금가는 양이었다.

처음으로 밖에서 국수를 먹고 배부르다는 생각을 했다. 기자는 이런 <소소소> 국수에서 엄마의 국수를 느꼈다. 엄마의 국수에는 특별한 재료가 들어간다. 그런데 소소소의 국수에서도 그 재료의 맛이 느껴졌다. 그 재료는 바로 따뜻한 걱정이다. 어디 가서 배고프게 있진 않을까, 많이 먹어야 힘을 낼 텐데. <소소소>의 국수에도 엄마와 같은 걱정이 들어가서 양이 곱빼기가 된 게 아닐까? 따뜻한 걱정이 육수에 들어가 삶아지고, 삶아진 걱정들은 젓가락을 타고 건너와 따뜻한 힘이 돼준다. 찬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한 요즘, 따뜻한 걱정 담긴 국수 한 그릇 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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