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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호] 아직도 끝나지 않은 디지털 성범죄
  • 창원대신문
  • 승인 2020.09.07 08:00
  • 호수 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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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9일(토), 페이스북 여행 페이지로 유명해진 ‘여행을 미치다’의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강원도 평창의 양떼목장을 소개하는 글이 올라왔다. 그 글의 사진 속에는 불법 성적 촬영물이 포함돼있어 많은 누리꾼의 항의를 받고 게시물을 삭제했다. 그 후 사과문을 올렸으나 부실한 내용 탓에 더 큰 항의를 불러왔다. ‘여행을 미치다’에서는 불법 성적 촬영물이 직접 촬영한 것이 아니라 다운받은 것‘이라고 밝혔고 불법 성적 촬영물 소지만으로도 문제이기 때문에 사법기관에 정식 사건 접수 진행을 하게 됐다.  

 이 사건이 일어나기 얼마 전 비슷한 일이 발생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여대 동아리가 단체 카카오톡 채팅방에서 남탕 탈의실 CCTV를 돌려봤다는 글이 게시됐다. 온라인상에서 여대생들이 CCTV 속 남성의 몸을 비하하고 조롱했다며 여대생들이 비난을 받았다. 이 글이 화제가 되자 경찰은 조사를 착수했으며 그 결과 단톡방의 CCTV 사진은 2003년 8월 KBS 뉴스 화면이라는 사실이 밝혀졌고 해당 사건은 조작으로 판명됐다. 

 올해 초, n번방 사건이 대한민국을 크게 분노하게 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는 여행 페이지가 불법 성적 촬영물을 소지하고 있다가 게시한 일, 불법 성적 촬영물을 가볍게 생각해 이것을 소재로 한 조작사건이 일어나며 디지털 성범죄의 심각성을 일깨워주고 있다.

 n번방 사건 이후,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4월 2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 형법 일부개정법률안, 범죄수익은닉의 규제 및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이 발의됐으며 5월 20일, 법제사법위원회와 국회 마지막 본 회의를 통과하며 일명 n번방 방지법이 제정됐다. 

 이외에도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여성가족부는 여성폭력 피해자를 체계적으로 보호·지원하고, 여성폭력 근절에 대한 종합적 정책 추진이 필요하다는 인식에 따라 제1차 여성 폭력방지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했다. 또한 디지털 성범죄 근절과 예방에 관한 예산을 내년에는 10억에서 38억 원으로 편성해 디지털 성범죄 예방과 24시간 상담, 모니터링, 신속한 삭제 지원 등 대응 체계 강화를 강화할 예정이며 신속 삭제, 심층 심리, 상담·수사, 법률에 관련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해 특별지원단을 구성하기도 했다.

 과학이 발전하고 시대가 변함에 따라 범죄의 형태도 다양해지고 있다. 너무 빠르게 변해버린 시대에 비해 법은 제정되지 않았기에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범죄자들이 생겨난다. 법이 제정되지 않은 것일 뿐 그것이 잘못된 행동임을 깨닫지 못하며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 존재한다. 디지털 성범죄자들도 이러한 점을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고 범죄를 저질러 왔다. 시대와 법 제정 사이의 빈틈으로 인해 처벌 받지 않거나 약함에도 불구하고 대다수의 인간이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 이유는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인지하는 동물이기 때문일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불법 성적 촬영물 소지와 시청이 범죄임을 망각하며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안겨 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자신의 쾌락과 이득을 위해 인간으로서의 가치를 포기하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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