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숨은 이야기 찾기] 나 때는 말이야~
  • 이은주 기자
  • 승인 2019.11.11 08:00
  • 호수 651
  • 댓글 0

“나 때는 말이야~”, “하여튼 요즘 것들은 말이지~”라는 말을 들으면 떠오르는 단어가 있는가? 아마 다수의 사람들이 ‘꼰대’를 떠올리지 않을까 한다. 초창기, 꼰대는 권위적인 나이 든 사람이나 선생님을 비하하는 은어로 쓰여 왔다. 하지만, 이 경직되고 고루하게 느껴지는 꼰대라는 말도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맞고 있다. 우선, 최근 널리 쓰이는 젊은 꼰대라는 말처럼 단순히 나이 든 사람에게만 한해서 쓰이지 않는다. 고지식한 사람, 타인에 대한 존중이 부족한 사람, 무례한 사람 등을 칭하는 등 ‘불통의 아이콘’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고 있다.

SNS에는 소위 꼰대들의 특징들을 모은 육하원칙을 제시하며, 이들을 구별할 방법이 돌아다닌다. “내가 누군지 알아?, 뭘 안다고, 어딜 감히” 등 어디선가 한 번쯤은 들어봤을 말들이 이에 속한다. 누군가는 듣기만 해도 고개를 젓게 만드는 ‘꼰대’. 기사에서만 벌써 6번이나 등장한, 이 단어는 대체 어디서부터 온 걸까?

어원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첫째로는 번데기를 뜻하는 영남지역의 사투리인 꼰데기에서 왔다는 것이다. 번데기의 자글자글한 주름이 나이든 사람들의 이미지와 유사하다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이해가 된다. 초기의 꼰대가 나이가 많은 사람을 지칭하는 은어였던 걸 떠올리면 더욱 앞뒤가 맞는다.

하지만, 이보다 더욱더 흥미로운 두 번째 설이 있다. 바로, 백작 등의 고위 관리를 뜻하는 콩테(Comte)라는 프랑스어에서부터 유래됐다는 것이다. 일제강점 시절 이완용을 비롯한 친일파들은 나라를 배반한 대가로, 백작 등의 작위를 받았다. 그들은 자신을 꼰대라 자랑스럽게 칭했으며, 일제의 권력 아래서 호화스러운 생활을 누렸다. 당대 조선인들 눈에 이게 얼마나, 꼴 보기 싫었을지는 안 봐도 뻔하다. 그들은 나라를 팔아먹은 것을 부끄러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떵떵거리며 다수의 조선인을 어리석은 자라며 조롱했다. 그리고 이들의 행태에 분개한 사람들이 이런 행태를 ‘꼰대 짓’이라 말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오래전에도 꼰대라 불리는 이들은 있었다. 놀랍게도, 꼰대는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도 없다. 상대를 존중하고, 이해하고자 하지 않는 이상 더 그들의 자리는 없다. 자신들의 삶과 정답이 타인들에게도 똑같이 적용되진 않다. 이 얘기가 당신에겐 그저 멀게만 느껴지는가? 이른바 꼰대없는 세상을 위해선, 우리도 그들을 비판하기만 할 게 아니라, 스스로 꼰대가 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우리 안에 꼰대 기질이 숨어있지 않은 지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은주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