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칼럼
[정현진의 Talk Talk] 기술발전의 사용설명서
  • 정현진 편집국장
  • 승인 2019.10.21 08:00
  • 호수 650
  • 댓글 0

얼마 전 지인이 휴대폰을 바꿨다. 전에 사용하던 휴대폰에 있는 사진, 전화번호, 파일 등을 직접 새 폰으로 옮겨줬는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도 언젠가 이러한 기술적 발전에 동떨어져 누군가에게 부탁을 해야만 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요즘은 이메일이 없는 초등학생들이 대다수라고 한다. 내가 초등학교를 다닐 땐 ‘정보와 사회’라는 과목으로 매주 컴퓨터실에 가서 수업을 듣고 방과후로 자격증공부를 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교사가 숙제를 제출하라고 하면 이메일 대신 흔히 사용하는 메신저 어플 카카오톡으로 숙제파일을 보낸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 방법이 훨씬 쉽고 간편해서라고 한다.

미국의 사회학자 오그번은 자신의 저서 <사회변동론>에서 문화지체현상을 처음으로 지적했다. 이 현상은 물질문화의 변동속도가 비물질문화의 변동속도보다 빨라 두 문화 사이에서 괴리감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발전하고 있는 기술이 물질문화에 속한다면 우리가 그 기술을 받아들이는 의식, 생각 등이 비물질문화라 할 수 있다.

물론 세대 간 발생하는 차이가 괴리감의 요소일 수도 있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생겨나는 새로운 기술들을 우리가 한 번에 받아들이기에는 그 양이 너무 방대한 것이 사실이다. 10년 전 터치가능한 휴대폰이 새로 나왔을 때 우리 모두는 버튼을 누르는 것이 아닌, 터치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에 매우 놀라워했다. 하지만 지금 우리는 오히려 접을 수 있는 폴더폰 혹은 버튼으로 작동하는 휴대폰을 보면 더 신기하다고 느낀다.

이렇게 빠르게, 때론 기묘하게 기술의 발전은 우리의 삶 속으로 스며들어온다. 그러나 그러한 기술들을 제대로 알고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은 100%가 아니라는 것. 세상을 편하게 해주고 우리의 삶의 질을 한층 더 높여준다는 것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러한 발전에 따라 사람 개개인의 의식 또한 적응할 수 있도록 교육과 배움의 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새 상품을 내어놓고 사용설명서를 주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지 않은가.

더 이상 ‘나이가 들어서’라는 말은 통하지 않는다. 2030세대들도 예외가 아니다. 자신에게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직접 부딪혀서 깨우쳐야 하고 알맞게 할용 할 수 있어야 한다.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현진 편집국장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