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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미숙함이 잔인함을 변호할 수 있는가
  • 창원대신문
  • 승인 2019.10.07 08:00
  • 호수 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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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NS를 통해 청소년들이 집단 폭행을 저지르고 있는 동영상이 유포되어 화제가 됐다. 해당 영상에서는 노래방에서 한 초등학생이 중학생인 가해자들에게 둘러싸여 폭행을 당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는데 피해 학생은 피를 흘리며 고통스러워하고 있어 충격을 줬다.

사건의 발단은 피해학생이 가해학생과 매신저로 연락을 할 때 반말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노래방으로 불러 내어 집단으로 폭행을 행한 것이다. 이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고, 일각에서는 가해자들을 엄중처벌해 법의 무서움을 깨우치게 해야한다는 등 ‘06년생 집단 폭행 사건’이라는 제목으로 청원글까지 게재됐다.

이후 가해학생 7명은 폭행혐의로 전원 검거됐으며, 신병을 소년분류심사원에 인계한 뒤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하지만 가해학생들은 모두 만 14세 미만의 형사미성년자로 형사처벌이 어려운 ‘촉법소년’에 해당한다. 따라서 소년원 송치 등의 보호처분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소년법 폐지에 대한 목소리를 다시 높이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청소년들의 잔혹한 범죄를 미숙함이라는 단어 아래 용서해야하는가. 뿐만 아니라 이는 피해자에게 다시 더 큰 상처를 주는 것임을 알아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촉법소년들의 범죄는 끔찍해지고 있고 그 연령 또한 어려지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촉법소년’에게도 형사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런 주장들이 나온 것은 비단 오늘만의 일이 아니다. 소년법 폐지에 대한 국민 청원은 2017년 11월 경 문재인 정부 청와대의 답변 1호 청원이었다. 당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은 소년법을 폐지하기 보다는 현재 소년법에 있는 보호처분을 조항들을 개선하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리고 2년이 훨씬 지났다. 나는 지금 그 때와 지금이 변한 것이 있는가 묻고 싶다.

계속해서 청소년들의 잔혹한 범죄는 잇따라 발생하고 있고 그 범죄의 수준은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 이르렀다. 많은 수의 학생들은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고도 솜방망이 처벌을 받고 우리 사회에서 숨 쉬고 있다. 영악한 아이들은 처벌이 경미한 점을 이용해 생일이 지나지 않은 친구에게 일정한 대가를 제시하고 자수를 하도록 하는 등 다양한 악용 사례들도 나타나고 있는데 우리는 소년법을 그대로 안고 가야할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나라는 UN 아동권리협약을 비준하고 있기 때문에 ‘소년법 폐지’가 현실적으로는 실현되기 어렵다. 하지만 형사미성년자의 나이를 만 12세 등으로 낮추거나, 만 14세 이상 만 19세 미만의 범죄소년의 범위를 만 18세 이하로 낮추는 등 문제점을 개선할 수는 있을 것이다. 또한 살인, 강도, 집단 폭행 등 정도가 심한 강력범죄에 한해서는 보호처분이 불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해야만 한다.

형법의 가장 중요한 목적 세 가지는 응보, 예방, 교화이다. 사건의 ‘가해자’가 청소년인 것이 아닌 ‘피해자’가 청소년인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한다. 또한 가해자들은 형법의 목적에 따라 청소년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죗값을 정당하게 받아야만 할 것이다. 또한 이번 기회를 통해 다시는 이런 잔혹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대응책을 만들어야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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