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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진의 Talk Talk] 작지만 소중했던 꿈
  • 정현진 편집국장
  • 승인 2019.06.10 08:00
  • 호수 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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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얼마 전 프랑스에서 열린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폐막식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봉준호는 수상트로피를 들고 이렇게 말했다. “저는 그냥 12세에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던 소심했던 영화광이었습니다. 이 트로피를 손에 만지게 될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한마디로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한국영화 100주년을 맞은 우리나라에게 마치 선물을 선사하듯이 그는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단상을 내려왔다. 한순간에 일어난 일은 아니다. 2000년 장편영화 <플란다스의 개>를 시작으로 영화계에 데뷔해 지금까지 사람들에게 흥미를 안겨준 영화를 계속 만들어왔다. 봉준호 감독의 영화들은 대부분 코믹과 공포의 분위기가 어우러져 장르의 변주가 때론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가져다줬다. 이렇게 걸어온 길은 그가 칸국제영화제 최고의 상을 받기까지 탄탄한 밑거름이 되었다.

사람들은 어렸을 때 다양한 꿈을 꾼다. 드라마를 보면 주인공의 역할을 장래희망으로 정했고 학교에 강연을 하러 온 사람의 직업을 롤모델로 삼기도 한다. 그렇게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것을 찾아가게 된다. 그저 단순히 좋아하는 일이 미래의 나의 꿈이 되기를 바라며 앞으로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커가면서 자유분방하게 바라보던 꿈들이 점점 작아진다.

졸업하면 어떤 대학 무슨 학과를 갈지 고민하는 고3의 모습. 대학에 들어오면 어느 곳에 이력서를 넣을지 계속 찾아보는 취준생의 모습. 하나의 산을 넘어도, 큰 시험을 치러도 결국 하는 것은 고민의 연속이다. 어렸을 때 꾸었던 자신의 꿈들이 현실과 일치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좋아한다고 해서 그것을 직업으로 삼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며 그렇다고 해서 또 내가 마음에 들어하는 직업이 눈 앞에 딱 나타나는 것도 아니다. 어렸을 때 누군가가 당신들에게 매일 밤 바뀌는 꿈들이 나쁘다고 말한 적 있는가. 오히려 다양한 꿈을 가지라며 응원의 말을 들었을 것이다.

아직 우리는 젊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한순간의 선택이 앞으로를 결정한다해도 그 길을 과감하게 바꿀 수 있는 용기를 가진 것도 우리 자신이다. 젊은 시절 성공이 절대 다가 아니다. 지금은 여러 현실의 벽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택한 길을 걷고 있더라도 봉준호 감독처럼 어린시절 가졌던 그 꿈을 잃지 말자. 소중하게 때론 나름대로 신중하게 품었던 작고 해맑은 우리의 꿈들이 빛을 잃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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