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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지금 이 순간이 평생의 순간으로, <지킬 앤 하이드>
  • 정현진 편집국장
  • 승인 2019.05.27 08:00
  • 호수 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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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초,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았던 2월. <지킬 앤 하이드>를 보러 서울로 갔다. 아니 어쩌면 조승우배우가 연기하는 지킬을 보기 위해서 일지도 모른다. 그 전날 학교 행사가 있었던터라 밤을 샌 상황이었는데 공연 시간을 맞추기 위해 태어나서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간 날이기도 하다. 가방 하나 달랑 메고 공항으로 가는 그 설레임 가득한 발걸음을 잊지 못한다.

<지킬 앤 하이드> 공연을 안 본 사람일지라도 ‘지금 이 순간’이라는 노래는 다들 알테고 한번쯤은 들어봤을 것이다. 뮤지컬 노래 중 가장 익숙하고 사람들에게 대중적인 노래가 아닐까 싶다. 기자도 인터넷으로만 노래를 접했지 누가 직접 부르는 것은 이날 전까지는 한 번도 보지 못했었다. 전쟁같은 티켓팅을 손떨면서 성공한 기자가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드디어 두 귀와 두 눈으로 ‘지금 이 순간’을 가득 담고 올 수 있겠구나 였다.

공연 시작 1시간 전에 도착했지만 이미 사람들은 북적거렸고 공연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망원경과 같은 오페라글래스는 이미 대여가 끝난 시점이었다. 티켓팅을 겨우 성공한터라 자리는 그리 좋지 않은 뒤쪽이었는데 아무렴 어때, 직접 볼 수만 있다면 어떻게든 가야지. 지방에서 올라온 티를 안내려고 한마디도 안하고 묵묵히 공연장으로 들어갔지만 들어가는 순간 그 떨림과 설렘은 기자의 입을 저절로 벌리게 만들었다. 직접 돈을 주고 서울에 올라가서 뮤지컬을 본 적은 처음이었다. 교통비까지 합치면 그리 적은 돈도 아니었다. 사실 꼭 봐야겠다고 무리를 한 것은 조승우라는 배우가 있기 때문이었다. ‘조지킬’이라는 별명이 고유명사가 될 정도로 <지킬 앤 하이드>와 조승우는 뗄 수 없는 관계라 할 수 있다. 인터넷으로만 보던 조지킬과 공연장의 무대를 상상만 해왔었는데 배우들의 무대 장악력과 공간을 가득 채우는 목소리들은 기자가 더 이상 상상만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해줬다.

공연장 안에서는 사진촬영이 금지돼있어서 기자에게 남은 것이라곤 티켓과 거기서 산 기념품 뿐이다. 하지만 조승우배우가 연기한 지킬과 하이드, 한 무대 위에서 나올 수 있는 엄청난 연출력, 많은 배우들이 호흡을 맞추는 몸짓과 목소리들. 기자는 절대 잊지 못한다. 3시간 가까이 되는 시간동안 온 몸으로 느낀 전율들이 아직도 공연장에 있는 것처럼 생생하다.

지난 19일(일) 7개월간의 <지킬 앤 하이드> 공연이 막을 내렸다. 그 가운데에서 기자도 함께한 순간이 있다는 것에 감사하며 당신들에게 한번 쯤은 비싼 돈을 들여서 자신이 좋아하는 공연 혹은 듣고 보고 싶은 공연을 만나길 바란다. 인생 전체로 보면 얼마 안되는 찰나 일 수 있지만 행복했던 시간으로 자리잡을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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