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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진의 Talk Talk] 사진 한 장에 나를 담고
  • 정현진 편집국장
  • 승인 2019.04.15 08:00
  • 호수 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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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 DSLR 카메라 등 기술이 발전하면서 종이로 남는 사진을 쉽게 찾아볼 수 없게 됐다. 할머니 집 창고 한 구석에 쌓여있는 두꺼운 앨범들을 꺼내 차차 살펴보면 어렸을 때 참 사진을 많이 찍었구나 생각이 든다. 물론 내가 찍은 것이 아니라 내가 찍힌 것들이지만 때론 웃고 있고, 때론 그 누구보다 슬프게 울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내가 태어나는 그 순간과 그 때의 엄마의 모습, 가족들끼리 집 앞 공원에 소풍을 가던 날, 첫눈이 오던 날 할아버지와 함께 눈사람을 만들었던 시간들. 그 모든 것이 얇디 얇은 한 장의 사진 속에 담겨있었다.

하지만 이 사진들이 어느 시점부터 뚝 끊겨버렸다. 더 이상 내 모습은 앨범 속에서 찾을 수 없었다. 유치원을 졸업하던 날, 졸업앨범 대신 선생님들이 직접 편집을 한 포토영상CD를 받았다. 당시 여러 사진이 담긴 앨범이 아니라 바로 확인할 수 없는, 컴퓨터에 넣어야만 볼 수 있는 CD라는 사실에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난다. 초등학교를 졸업할 때도 졸업앨범을 받을 것인지 CD를 받을 것인지 선택을 했어야 했는데 난 무조건 앨범이었다. 무거워도, 부피가 커도 난 언제든지 내 두 눈으로 직접 사진들을 보는 것에 만족을 하는 꼬맹이었다.

집에 한 대씩 있던 필름카메라가 각 가정마다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사라지고 사진인화라는 말이 어색해질 정도로 우리는 스마트폰으로 찍는 사진, 인터넷에만 올리는 사진에 익숙해졌다. 휴대폰을 바꿀 때마다 전에 사용했던 폰으로 찍은 사진들은 그 폰에만 저장돼버렸다. 돌아서면 기억도 나지 않을 공간에 우리의 추억들이 담긴 사진들이 남겨졌다.

물론 SNS나 블로그 등에 올리는 사진들 또한 추억의 한 자리를 차지하지만 직접 사진을 인화해서 평생 간직하는 것과는 느낌의 차이가 존재한다. 고등학교 때 셀카, 졸업사진 찍던 날, 수학여행, 체육대회 때 찍은 사진들을 직접 인화를 해서 같이 찍은 친구들에게 나눠주곤 했다. 사람들은 인화하는 것이 돈낭비라고 말하지만 사이트를 잘 활용하면 생각보다 인화하는데 가격이 저렴하다. 사진을 받은 친구들은 고맙다며 지갑에 넣거나 자신의 방에 걸어두기도 했다. 기계 속에 저장된 사진은 보려면 직접 찾아봐야하지만 인화된 사진은 언제든지, 눈을 뜨면 볼 수 있다는 것이 매력적이다.

이처럼 사진 한 장에 나와 당신과 순간의 추억을 담는 것은 찰나의 순간이지만 평생갈 수 있는 기억을 간직하는 것과 같다. 비록 시대가 발전하면서 앨범이라는 개념이 스마트폰 속에만 남아있게 됐지만 우리들의 감성과 추억을 담고 싶다면 사진들을 인화해서 ‘진짜 앨범’ 하나 만들어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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