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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회 창원대문학상 시부문 당선 - 잘려나간 것은
  • 창원대신문
  • 승인 2019.03.07 17:27
  • 호수 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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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려나간 것은

 

조진주 / 인문대·철학과 1학년

 

애저녁에 내린 비로 인해 축축이 젖은 이불 밑

늪지대가 나를 집어삼킨다

가을날의 비, 저 비는 산성일까?

잠자리 옆으로 솟아있는 책상은

솟은 것인지 가라앉은 것인지, 때론 너무 기이해서

언제부터 내 그림자를 누르고 있었던 걸까

책들이 한 점으로 쏟아져 내릴것만 같다

툭, 툭, 빗소리가 수신하듯 버성긴다

뚝, 뚝, 잘려나간 손가락에도 나뭇가지가

습기를 머금은 열들은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열들이 말라갈 때 그들이 이동하는

길 몇 개를 잘려나간 손가락으로 더듬이던 시간들

나무는 외로움 하나를 말하기 위해

그토록 많은 열매들을 땅 위로 떨어뜨렸나

검은 가지 끝에 매달린 새들이 끊임없이

추락하곤 한다

방향도 속도도 없이

나폴 나폴 -

참 아름답기도 하지

 

사실 나는 누구에게라도 먼저 손바닥을

펴내고 싶었다

​그러나 이 밤은......

검은색과 하얀색

여전히 물이 떨어져 내리는 저녁

방향 없는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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