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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은이야기 찾기] 시각장애인들의 한글, 훈맹정음
  • 최원창 수습기자
  • 승인 2018.10.08 08:00
  • 호수 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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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시각장애인들은 점자를 우리와 같은 한글을 읽고 이해한다. 이렇게 시각장애인들이 한글로 된 점자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시각장애인들의 한글, 훈맹정음을 만든 사람은 누구일까?

송암 박두성 선생은 강화 보창학교와 한성사범학교를 졸업 후 일반학교 교사를 꿈꿨다. 우연히 그는 제생원이라는 맹아학교에서 교사를 모집한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이 학교에 교사가 되면 관사를 준다는 말을 듣고 지원을 한다. 특수학교 선생이 되고 마주하게 된 특수학교 학생들의 학업에 대한 열정을 본 그는 어떻게 하면 그들이 행복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가 가장 안타깝게 생각했던 것은 이곳 학생들이 일본어로 된 점자책으로 공부를 해야 하는 점이었다. 일제강점이었던 당시, 한글이 아닌 일본어로 된 점자책으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을 위해 그는 한글로 된 점자를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한다.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에게 모국어를 가르치지 않으면 이중의 불구가 될것이다. 한국말 점자가 있어야 하는 건 두말할 필요가 없는 문제다”라는 송암 박두성 선생의 말에서 그의 의지를 느낄 수 있다.

1920년에 열린 일본 점자 발명 30주년 기념식 이후 행사에 참석했던 일부 학생이 박두성 선생을 찾아간다. 그들은 박두성 선생에게 “우리도 일본처럼 6점 점자로 된 한글점자를 만들고 싶다”면서 도움을 요청한다. 하지만 그때 당시 평양을 비롯한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한글로 된 4점 점자를 사용하고 있었다. 이 4점 점자를 만든 사람은 평양에 있는 맹인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로제타 홀’이라는 사람이었다. 하지만 4점 점자는 미국에서 사용하던 4점 점자를 토대로 만들어진 점자이기 때문에 한글을 모두 구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박두성 선생은 로제타 홀에게 6개의 점으로 만든 한글점자를 같이 만들어보자고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결국 혼자 점자를 연구하게 된 박두성 선생은 많이 쓰는 문자일수록 점의 숫자를 적게 만들자는 기준을 만들었다. 수많은 시행착오 끝에 연구를 시작한지 7년만인 1926년, 우리말 점자 훈맹정음은 세상에 나오게 된다. 훈맹정음의 특징은 약자의 숫자가 영어만큼 많을 필요가 없다는 점이다. 약자의 수가 적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배우기 더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서 한글이 얼마나 우수하고 훌륭한 문자인지를 한 번 더 깨달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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