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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가짜에 속고 있다.
  • 창원대신문
  • 승인 2018.09.1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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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미국의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가 현 대통령인 트럼프를 심하게 비난하며 욕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각국 언론에 올랐다. 하지만 더 논란이 된 건, 이 영상이 모두 가짜라는 것. 미국 온라인매체 ‘버즈피드’에서 국민들에게 딥페이크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해 만든 가짜 동영상이었다.

딥페이크란 인공지능 기술로 특정인의 얼굴 등 신체 부위를 다른 영상과 함께 합성해 만드는 것으로, 합성 영상을 처음 유통한 사람의 아이디에서 유래한 명칭이다. 즉, 당사자가 하지도 않은 말과 행동을 한 것처럼 꾸며낼 수 있는 기술이다. 과거에 딥페이크는 영화 기술이나 영화 패러디 등 재미 요소로 사용됐다.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의 발전으로 프로그램을 내려받으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게 됐다. 그로 인해 각국에서 딥페이크는 경계대상으로 떠올랐다.

지난해부터 딥페이크를 활용해, 유명 배우와 가수를 합성한 포르노들이 인터넷에 떠돌아다닌다. 이것이 디지털 성범죄로 인정되며 소셜네트워크 텀블러는 딥페이크 포르노 금지 방침을 발표했지만, 구글에 검색하면 여전히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었다. 이는 비단 유명 배우와 가수에게만 해당하는 일도 아니다. 일반인 피해자 역시 딥페이크로 만들어진 영상이 수백 건 넘게 검색될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다. 또한, 이미 여러 포털사이트에 퍼져버린 수백 건의 딥페이크 포르노를 한순간에 다 지우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문제가 더 심화하는 이유는, 딥페이크를 상업적으로 이용해 돈벌이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미국 포르노 회사 너티 아메리카에서는 딥페이크 기술을 상업화시켜 고객이 원하는 영상과 이미지를 보내주면 성인용 포르노로 합성해 돌려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고객이 원해서, 합성되길 원하지 않는 제삼자가 피해를 보고 포털사이트를 통해 포르노 영상이 일파만파 퍼진다면 제삼자의 초상권 침해, 인권 침해 문제는 과연 누가 해결해 줄까. 서비스를 통해 몇백 달러에서 수천 달러를 받고 딥페이크를 악용하는 제2의 너티 아메리카가 세상 곳곳에 나타난다면, 단지 딥페이크 포르노 금지 방침만으로 그들을 막을 수 있을까.

실제로 딥페이크 처벌이 이뤄지고 있긴 하지만,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것이 현실이다. 타인의 신체를 촬영할 경우에만 처벌이 적용돼 얼굴만 도용해 음란물을 만든다면 성폭력방지 특별법이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징역 1년 또는 500만 원의 벌금이 내려진다. 정치인을 활용한 딥페이크의 경우에는 패러디와 표현의 자유라는 이유로 인정돼 처벌 범위와 수위가 불분명하기까지 하다.

미디어와 기술은 지금, 이 순간에도 끊임없이 진화하며 우리의 삶에 침투하고 있다. 휴대폰 보급률이 높아짐에 따라 몰래카메라를 쉽게 찍을 수 있었으며, 피해자들은 위험에 쉽게 노출될 수 있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여러 이상한 사이트들이 생겨났고, 사이트를 유통 경로로 삼아 피해를 확산시켰다. 남성은 목욕탕과 화장실, 여성은 길거리와 화장실 등 다양한 장소에서 남녀 가리지 않고 피해는 커지고 있다. 현재 구글에 ‘몰카’를 검색하면 내리지 못해 여전히 많은 곳에 돌아다니는 피해 사진들이 퍼져있듯, 딥페이크로 인해 우리는 누구나 쉽게 피의자가 될 수도, 피해자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당신은, 이런 딥페이크에 속은 적이 있는가? 아니면, 보고도 모른 척 즐긴 적이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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