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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일언] 잊혀 가는 문학, 다시 펼치는 책장
  • 김형연 수습기자
  • 승인 2018.05.28 08:00
  • 호수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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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린 <메밀꽃 필 무렵>의 구절은 한국인의 서정적인 감성을 흠뻑 드러낸다. “산허리는 온통 메밀밭이어서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다” 고작 이 한 문장으로 달빛이 어릴 무렵 메밀밭의 풍경을 그려내며 많은 이들의 감성을 울렸다.

이뿐만이 아니라 <슬픈 우리 젊은 날>이라는 시집에서는 “깨끗한 비와 순수한 땅의 만남은 진흙탕뿐이더라, -고려대 앞 cafe ‘우산 속’”등의 시들을 모아 80년대 시의 시대에 살아가는 대학가들의 짧은 낙서 시로 젊은 청춘들의 삶과 일상을 그리고 사상과 고뇌 또한 표현하게 했다.

이렇듯 시와 문학은 우리의 일상에서 떼려고 해야 뗄 수 없는 관계 속에 있었고, 우리는 그러한 문학을 통해 삶을 공유하고 치유하며 소통해왔다. 그러나 SNS와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우리는 점차 독서와 멀어지는 삶을 살게 되었고, 편지 한편에 쓸 수 있을 시 한 구절 정도는 외워 다니던 80년대 이전의 감성적인 대학가와는 달리 시와는 가장 멀어진 20대가 되었다. 가장 많은 것을 경험하고 가장 많은 감정과 감성들을 폭넓게 접할 수 있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시를 좋아하는 대학생은 희귀성을 띤 사람이 되었다.

문학을 사랑하는 희귀자로서 이러한 현상은 매우 안타까울 따름이다. 일상에서 문학으로 질문을 던질 수 없는 것은 없으며, 삶이 시이고, 시가 삶이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진지충’(지나치게 진지한 사람을 비하하는 말)이라 말하며 기자가 말한 이러한 사실을 농담으로 웃기도 한다. 그러나 문학은 우리의 삶을 한층 더 풍요롭고 다채롭게 해주는 데 기여한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다. 또한, 우리의 삶을 어떻게 판단하고 개척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상념을 하는 데 있어 하나의 갈림길을 생성해주는 것 역시 그러하다.

최근에는 <서울시>를 대표로 젊은 독자층에게도 신선하게 다가올 수 있는 단편 시들을 발표하는 작가들이 늘고 있고, 이로 인해 잠깐 시에 대한 관심이 이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또한,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시집을 옛 초판본 형식으로 만들어 소장할 수 있게 하는 등 문학계에서도 독자들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 수 있는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도 책장을 넘겨보는 독자층이 매우 드문 것이 현 문학계의 실상이다. 가끔은 스마트폰의 화려한 불빛 대신 담백한 책장의 묘미를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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