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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탐방] 찌질하고 어설픈 청춘들의 단상
  • 이은주 수습기자
  • 승인 2018.05.14 08:00
  • 호수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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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음악과 내용이 잘 버무려진 음악영화가 흥했던 시기가 있다. 물론 기자도 그 흥함에 일조했던 사람이다. 처음 <싱스트리트>를 봤던 이유도 그전에 봤던 <비긴어게인>이라는 음악영화 때문이다. 인생에 있어 큰 의미를 지니는 순간들은 의외로 단순하게, 또 우연히 다가온다. 같은 감독의 작품이라는 이유로 호기심에 봤던 이 영화도 그런 순간 중 하나였다.

주인공 코너는 전학을 가게 된 학교 앞 계단에서 모델 같은 라피나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 누구에게도 눈길을 주지 않는다는 그녀. 그는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덜컥 밴드를 하고 있다는 거짓말과 심지어 뮤직비디오에 출연해줄 수 있냐는 제안을 해버린다.

그는 좌충우돌 오합지졸 친구들과 밴드를 꾸려 그녀를 위한 첫 번째 노래를 만들고, 콘서트도 기획한다. 이런 노력으로 그녀의 마음이 움직였고, 많은 고난과 역경 끝에 둘은 아일랜드를 떠나, 궂은 날씨에 보드를 타고 영국으로 떠난다.

줄거리만 놓고 본다면 여느 청소년의 성장 영화와 다를 바 없다. 그렇다면 뻔한 이야기마저 사랑스럽고 울컥하게 만드는 이 영화의 힘은 대체 무엇일까. 바로 ‘공감’이다. 뭐 하나라도 멋있게 해내고 싶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고 오히려 찌질하고 어설펐던 시절. 영화는 누구나 지나온, 혹은 지나올 우리네 청춘의 단상을 제대로 담아냈다.

처음 그녀의 환심을 사기 위해 시작한 음악이고 밴드지만, 결국 음악과 밴드 이 둘은 코너의 성장에 있어 큰 발판이 된다. 이제 그는 타인의 시선에 움츠러들지 않으며, 나아가 불합리에 맞서 싸운다. 검정 구두가 아니면 안 된다는 학칙을 들이밀며 그에게 폭력을 가하던 수녀선생님에게 <Brown shoes>라는 노래로 “나는 갈색 구두를 신을 거야”라며 통쾌하게 제 목소리를 낸다.

이런 소년의 성장을 보며 우리는 각자의 시절을 떠올린다. 또한, 영화가 진행됨에 따라 코너에게 자신을 투영해 그의 마음에 공감하고, 끝내는 두 손 모아 그의 용기가 좌절되지 않기를 응원하게 된다.

이토록 사람의 마음을 이끄는 영화는 불친절하게도, 마지막 장면이 지나고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도 절대 그 후 그들의 모습을 비춰주지 않는다. 그들은 폭풍우로 인해 어쩌면 영국에 닿지도 못할 수도 있고, 혹은 영국에 갔다 하더라도 소망했던 걸 이루지 못해 좌절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한들, 그게 뭐가 중요한가, 그들에게는 그 거센 폭풍우에 몸을 맡기고 자신을 내던졌다는 그 사실이 가장 중요했을 것이다. 영화 마지막에 흘러나오는 ‘지금 가지 않으면 절대 못 가니까’라는 노랫말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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