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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 자본론을 21세기에 다시 보다카를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 이차리 편집국장
  • 승인 2018.05.14 08:00
  • 호수 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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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5월 5일(토)을 맞이해 독일 트리어 시에서 0유로 지폐를 발행했다. 이 지폐를 사기 위해 3유로(약 3,900원)가 드나, 실제 화폐의 가치는 0유로인 기념화폐다. 0유로 기념화폐는 2005년 프랑스가 에펠탑을 모델로 처음 만들었다. 그 뒤로 브란덴부르크 문, 빅벤, 콜로세움, 파밀리아 성당, 모나리자 등 여러 0유로 기념화폐가 발행됐다. 그리고 이번 독일의 0유로 모델은 자본론으로 유명한 ‘카를 마르크스(이하 마르크스)’의 탄생 2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다.

지난달 23일(수) 발행한 5,000장의 지폐가 매진돼, 트리어 시는 2만 장을 추가 인쇄했다. 트리어 관광청 관계자는 “이 기념 지폐는 자본주의를 비판했던 마르크스의 사상과 잘 맞는다”고 설명했다. 200년 전에 태어난 마르크스가 현대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무엇이며, 0유로와 마르크스의 비판 정신은 무슨 관련인지 알아보자.

 

마르크스는 누군가

 

마르크스(1818년 5월 5일~1883년 3월 14일)는 ‘19세기 이후 철학자 중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며 인류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사람’ 한 줄로 평가된다. 독일 트리어 시 출신의 철학자, 경제학자, 사회학자이자 역사학자인 마르크스는 후대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현대 논문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학자다. 2005년 BBC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상가로 선정됐다. 사회주의, 공산주의 창시자란 이름 아래 비판의 목소리도 있지만, 세계 정치와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친 것은 확실하다.

독일 관념론 철학(정신, 이성, 이념 따위를 본질적인 것으로 보고, 이것으로 물질적 현상을 밝히려는 이론)의 정점인 ‘헤겔’이 재직했던 베른린대학(현 훔볼트대학)에서 그의 제자들과 어울리며 헤겔사상을 배운다. 마르크스는 자유와 이성을 제한하는 데 기여하는 모든 것의 총체적인 부정이란 헤겔의 견해에 의지하고, 종교와 프로이센의 정치 체제에 급진적 비판을 하는 헤겔좌파(청년헤겔학파)와 어울린다. 하지만 당시 프로이센 정부에게 반체제혁명의 씨앗이 된다고 여겨져 정치적 탄압을 받고 그의 활동에 많은 제약이 따랐다.

대학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와 청년 좌파들과 진보언론인 <라인신문>을 창간하고 편집장으로 언론활동에 뛰어든다. 하지만 당시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프로이센 정부에 의해 폐간하고 만다. 독일 내 급진좌파운동에 대한 탄압이 심해지자 프랑스로 거처를 옮겼고, 여기서 만난 초기 사회주의자들에게 큰 영향을 받는다. 이때 활동한 비밀결사단체를 공산주의자 연맹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공산당 선언>을 적기도 한다. 프랑스에서 다시 영국으로 망명한 뒤 저술활동을 하며 생을 마감한다.

 

<공산당 선언>, 첫 시작

 

마르크스는 1848년 2월 프리드리히 엥겔스와 함께 <공산당 선언>을 집필한다. 자본주의 생산방식의 발생 과정, 자본주의적 착취의 본질, 자본주의가 지닌 모순과 그 멸망의 불가피성을 선언문에서 설명한다.

‘하나의 유령이 유럽을 배회하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교황과 차르, 메테르니히와 귀조, 프랑스의 급진파와 독일의 비밀경찰이, 즉 옛 유럽의 모든 세력이 이 유령을 사냥하려고 신성 동맹을 맺었다. 지금까지의 모든 사회의 역사는 계급 투쟁의 역사다. 지배계급들로 하여금 공산주의 혁명 앞에서 벌벌 떨게 하라. 프롤레타리아가 혁명에서 잃을 것이라곤 사슬뿐이요. 얻을 것은 전 세계다.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

<공산당 선언> 원고 사진출처/위키피디아

공산당 선언의 주요 내용은 공산주의의 필요성을 역설하고 계급 투쟁의 사회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이후 공산주의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그 시대의 다른 사회주의자들에 대한 비판과 공산주의 원칙 등이 담겨있다.

 

자본론이 의미하는바, 그리고 마르크스의 사상

 

1867년 <정치경제학 비판>으로 자본론 1권이 출간한다. 자본론은 마르크스가 집필하고 그의 친구 엥겔스가 편집한 것으로, 마르크스 사후에 엥겔스가 2권 <사회주의 비판(1885)>과 3권 <경제학의 역사(1894)>를 정리해 출간했다.

현대사회에서 생산은 곧 분업이다. 생산된 상품은 판매되기 위해 적당한 가격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이 가격은 상품을 생산할 때 사회적으로 들어간 비용에 의해 측정된다. 이 과정에서 생산수단을 가진 자본가와 그렇지 않은 프롤레타리아(노동자)로 그는 사회계급을 분류했다. 상품은 노동자의 노동시간으로 만들어지고, 다시 노동시간을 필요노동과 잉여노동으로 나눴다. 임금을 회수하기 위한 필요노동과 이를 초과한 잉여노동으로, 잉여노동은 자본가가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자기 몫으로 만드는 부분이다.

<자본론> 1권 사진출처/위키피디아

마르크스는 이를 ‘착취’라고 설명했다. 자본가는 잉여노동으로 이윤을 남기고, 자본주의 사상에서 이러한 구조는 자본가와 노동자의 빈부격차가 계속 벌어질 수밖에 된다고 주장했다. ‘노동자는 왜 아무리 일해도 가난한지’에 대한 의문으로 시작해 자본주의를 분석했고, 자본론을 집필하며 그 답을 내렸다. 결국, 자본가와 노동자의 불평등이 심해져 자본주의 질서가 유지될 수 없게 되면 혁명으로 자본주의 사회가 무너질 것이라 예견한다.

0유로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 기념화폐 사진출처/더로컬

앞서 마르크스는 자본론을 통해 ‘화폐는 인간 노동과 인간 존재의 소외된 본질이다. 이 낯선 본질은 인간을 지배하고, 인간은 돈을 숭배한다’고 말했다. 노동과 대치되는 자본을 비판하는 그의 사상이 3유로에 팔리는 0유로 기념화폐에 담겨있음을 알 수 있다.

마르크스 사상이 헤겔의 철학에 큰 영향을 받고 시작했으나, 헤겔의 관념론과는 거리가 멀다. 한 사회의 물질적인 삶 조건이 우리의 생각과 의식을 결정한다고 봤다. 사회의 정신적인 상황이 물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아닌, 물질적인 상황이 정신적인 상황을 결정한다고 생각한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산업화가 진행하고 있었던 20세기의 세계는 마르크스 사상의 실험장으로 표현할 수 있다.

 

더 발전된 세상을 위해

 

1991년 소련 붕괴를 시작으로, 1990년대 사회주의권의 몰락으로 마르크스주의는 ‘한물간 사상’으로 비아냥거림을 받는다. 하지만 여전히 21세기에 마르크스를 찾는 사람은 있으며, 재조명되고 있다.

마르크스가 주장했던 공산주의와 소련이 실행한 공산주의는 ‘자본가를 무너뜨리자’는 동일 목표를 가졌지만, 환경은 달랐다. 자본주의를 비판했던 마르크스지만, 자본주의가 극도로 성숙해야 공산주의가 가능하다고 했다. 하지만 1917년 러시아 제국의 2월 혁명은 자본주의를 거치지 못한 봉건제 국가였다.

지금의 핀란드는 복지가 뛰어나고, 교육 선진국으로 주목받는다. 하지만 과거에는 한국과 다를 바 없이 사교육이 많으며 경쟁이 심했다. 지금의 평판을 받기에는 사회민주당이 정권을 잡은 요인이 있다. 독일에선 마르크스 사후 프롤레타리아의 처지를 대변한 사회민주당이 창당했고, 유럽 전역에 퍼지며 마르크스의 이념을 실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오늘날 북유럽을 모든 국가가 우러러보는 복지국가로 만들었다.

2018년은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을 맞아, 그와 관련된 서적과 영화가 많이 나오고 있다. 동유럽 몰락 후 유럽에서 좌파 사회운동이 약화됐지만, 그의 사상을 학문적으로 연구하고 다시 살릴 기회다. <교양인을 위한 세계사>의 말을 빌려, 현 자본주의 사회의 모순과 불평등이 많은 사람에게 심각한 사회문제로 인식되는 한 마르크스 또는 마르크스주의는 새롭게 해석되고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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