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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냠냠이야기] 불고기, 일상 속 소중함
  • 신현솔 기자
  • 승인 2017.11.13 08:00
  • 호수 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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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대로의 불고기 덮밥이다.

 

치킨, 피자, 고기. 어릴 땐 지금처럼 쉽게 먹을 수 없는 음식이었다. 그렇다고 못 먹고 자라지도 않았지만 특별한 날 먹을 수 있는 음식이었다. 친척이 오시는 날이라던가, 기자의 생일이라던가, 친구의 생일상에서나 만날 수 있는 음식들이 이제는 일상 속에서 너무나도 자주 만나고 있다.

그 중 기자의 기억에 가장 남는 것은 불고기다. 별 다른 반찬 없이 불고기와 쌈장, 상추, 세 가지 음식이 올라오면 기자는 항상 밥 한 그릇을 비웠다. 불고기의 달달한 맛과 쌈장의 강렬한 맛, 상추의 조합은 기자를 행복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우리대학 앞에도 불고기를 접할 수 있는 곳이 많지만 불고기가 먹고 싶을 때 기자는 학기 초 처음 갔던 창대로 불고기 덮밥을 찾아가곤 한다.

불고기가 내게 소중한 존재가 되고, 더불어 급함과 아픔의 존재가 된 배경은 이러하다. 이제 겨우 혼자 밥을 먹을 수 있는 나이였을 때, 엄마는 김장을 하실 때 마다 불고기를 해주셨다. 따라서 기자에게 김장하는 날은 불고기 먹는 날이었다.

그 날도 기자는 텔레비전을 보며 혼자 불고기 쌈을 싸서 먹었다. 손바닥 위에 상추를 얹고, 밥 한 숟가락, 쌈장, 양파, 그리고 제일 중요한 불고기까지. 금상첨화였다.

하지만 갑자기 불고기 쌈이 목에 턱 걸려버린 것이다. 불고기가 너무 소중해서 혼자 다 먹고 싶었던 욕심이 너무 커서였을까. 기자는 목에 걸려 삼키지도, 뱉지도 못하는 불고기 쌈에 말도 안 나오고 숨도 못 쉬었다. 소리 내서 울지도 못하고 목만 잡고 김장을 하고 있는 엄마에게로 갔다. 엄마가 입을 벌리라고 했지만 기자는 무서워서 입을 벌리지도 못했다. 결국 엄마에게 엉덩이를 한 대 맞은 후에 입을 벌릴 수 있었다.

엄마는 김장을 하던 빨간색 고무장갑을 씻고 기자의 입 속으로 손을 넣으셨다. 그리고 정말, 한 순간에 동그란 불고기 쌈이 김장 통 위로 툭, 하고 떨어졌다.

그 후 기자는 남은 불고기를 다 먹지 못했다. 그리고 천천히 씹어 먹는 습관이 생겼다. 20대가 돼버린 기자에게 불고기는 더 이상 누구에게 뺏길까봐 빨리 먹어야하는 음식이 아니다. 그리고 불고기 쌈이 목에 걸릴 일도 더 이상 없다. 하지만 불고기는 여전히 나와 엄마에게 소중한 추억이며 일상으로 곁에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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