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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촛불의 이마쥬를 위하여

얼마 전 광화문의 촛불집회를 접하면서, 혼자 타면서 혼자 꿈꾸는 인간 본래의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안으로 애태우며 절망과 고독을 곱씹는 처절한 갈망들이 조용히 타는 촛불의 이마쥬로 비쳐진 것이다. 바슐라르는 그의 주저 ‘불의 정신분석’에서 ‘촛불은 고고하게 타며 그 붉은 불꽃은 반듯하게 산다’고 하였다. 촛불의 불꽃은 흰 빛과 붉은 빛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흰 빛은 뿌리 쪽의 파란 빛과 연결되어 있고 붉은 빛은 심지와 연결되어 있다. 이를테면 흰 빛은 사회의 부패와 권력을 상징하고 붉은 빛은 사회의 모든 더러움을 상징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촛불은 두 가지의 불꽃이 투쟁적으로 하나의 변증법을 이루며 타들어가는 정의와 불법이 싸우는 결투의 장인 것이다. 땅 속 깊이 박힌 광물 속에서도 불은 감추어져 있으며 그 안에서 실존하는 실체적인 것이며 또한 전능한 것이다.

광화문의 촛불집회는 단순한 몽상의 기록이 아니라, 존재 자체의 근원성을 밝힌 불이며 국민의식의 상징적인 메아리로 참다운 한국사회건립을 위한 국민 혼의 울림이었다. 바슐라르는“수목은 꽃피는 불꽃에 지나지 않으며, 동물은 헤매이며 걸어가는 불꽃에 지나지 않으며, 인간은 말하는 불꽃에 지나지 않는다”고 노래하였다. 이처럼 촛불 하나로 말하는 불꽃들의 과묵한 결집이 불의 실체를 밝힌 결과, 수직으로 타 오르는 촛불처럼 한국사회에 새 정부가 들어서고 태워버려야 할 과거의 유산들이 불의 재로 식어가는 정황을 목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 우리사회에서는 여전히 담합과 불법이 암암리에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반 행정 부분에서는 그 정도가 심한 편이다. 통합 창원시는 구도심재생프로젝트란 이름으로 구 도시의 상징물들에 대한 리모델링을 수행하면서 시민들의 정서와 명확한 합의없이 과거의 문화유산을 해체하거나 유사한 사업들에 대하여 일정 업체 보아주기식의 담합적인 행위를 반복하고 있다. 이에 대하여 시청관계자와 통화를 해 보았으나, 그의 답변은 “선생님들 같이 본 사업들에 대하여 문의하거나 질의하는 시민은 아직 한 사람도 없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구도심 속의 한국의 전통가옥과 일본식 연립주택들은 원룸에 밀려 이미 많이 철거되어 거의 찾아 볼 수 없는 실정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구도심재생운동은 때 늦은 감이 없지 않다. 이웃 일본만 보아도 전통 가옥들이 즐비하게 보존되어 있으며 열도 그 자체가 하나의 세계문화유산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이와 같은 상황을 고려해 보면 촛불아래 모인 한국인들의 사회전반에 대한 참여의식과 정신문화에 대한 실상과 허상에 대하여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광화문 촛불의 이마쥬 속에 아직도 불의 정신이 녹아있다면 문화재 파괴를 일삼는 일부 나라들의 반달리즘 행위를 경구삼아 이제부터라도 우리 문화유산에 대한 가치와 그 속에 내재되어 있는 한국인의 집단의식을 일깨워야 할 것이다. 지자체에서는 분야별 사업들에 대하여 시민참여를 보다 더 확대하고 진정한 의미에서 불꽃의 정신을 밝혀 나가야 할 것이다. 괴테는 불꽃을 향해 날아드는 불나방의 이마쥬에 대하여 “죽어라, 그리고 이루어라!/ 네가 이해 못하는 한/ 너는 캄캄한 대지위의/ 어두운 나그네에 지나지 않는다.”고 노래하였다. 이것은 무모하게 불을 향해 뛰어드는 불나방처럼 한때의 열정만으로 일시적인 현상에만 몰입하는 한국인들의 정신세계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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