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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일언] 대학생, 모호한 경계선 위의 우리들
  • 서영진 기자
  • 승인 2017.05.15 08:00
  • 호수 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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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법에서는 만 19세가 넘으면 성인으로 간주한다. 대학에 재학 중인 대다수의 학생들은 성인인 것이다. 우리는 술과 담배를 내 돈을 지불하고 구매할 수 있으며 투표권도 행사할 수 있다. 원한다면 부모 동의 없이 계약도 체결할 수도 있다.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그런 성인이다. 그런데 그것 아는가? 우리는 성인인 동시에 청소년이다. 청소년 기본법에 따르면 만 9세부터 만 24세까지를 청소년으로 정의한다. 청소년 기본법에 따르면 우리는 여전히 보호받아야 할 청소년 인 것이다. 스스로를 책임져야함과 동시에 보호받아야하는 우리는 어른이, 어른이 정도로 볼 수 있겠다. ‘어른이’ 이 얼마나 모호한 단어인가.

중·고등학교 때는 스무 살이 꽤 멋있고 대단하게 느껴졌다. 당당하고 다자란 어른인 것만 같았다. 정작 처음 스물이 되던 그 순간. 2015년의 1월 1일의 자정을 지난 순간의 묘한 기쁨이란 설명하기 어려운 것이었다. 하지만 정작 시간이 흘러 대학생이 되어 성인으로 살아보니 새삼스러운 변화는 없었다. 단지 법적으로 술을 마실 수 있고, 학교를 매일 가지 않아도 되며, 투표권을 가진 정도?

이번 대선을 맞이하면서 내가 정말 성인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자문해봤다. 나는 여전히 부모님의 따듯한 집과 경제적 지원 아래에서 보호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또 나는 나름대로의 내 행동들에 책임을 지고 살아가고 있으며 부모님의 이러한 보호를 당연시 여기지 않는다는 점에서 10대 때와는 다르다. 나름 성인처럼 살고 있지만 온전히 성인이라고는 볼 수 없다는 것이 내가 내린 답이다.

적지 않은 20대 초반의 대학생들이 성인과 청소년이라는 모호한 경계 위에 서있다. 이 모호함 위에서 한 가지는 명확하다. 지금의 모호함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앞으로 인생이 명확할지 계속 모호할지를 결정 짓는다는 것을 말이다.

열심히 또 치열하게 살다가도 문득 멍해지는 순간이 있다. 내가 제대로 하고 있는 것이 맞는지, 앞으로 나아가야 할지 멈춰야 할지가 혼란스러운 그런 때. 그 모호하고 막연한 불안감과 마주했을 때 우리는 흔들린다. 때로는 흔들리는 수준이 아니라 완전히 밀쳐지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 순간을 이겨내고 천천히 한 걸음을 더 내딛고 내딛어 걸어 나간다면 점점 명확해 질 것이다. 그 모호한 경계를 벗어나면 뿌연 안개가 걷히고 진정한 성인으로서의 삶이 찾아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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