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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학언론과 청년공론장

창원대신문이 창간 48주년을 맞았다. 반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우리 대학에서 일어난 수많은 일들과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담아온 셈이다. 그사이 창대신문뿐 아니라 영자신문, 라디오방송과 영상뉴스까지 대학언론의 폭도 넓어지고 다양해졌다. 하지만 대학언론을 바라보는 시선에는 우려 또한 담겨 있다. 매체환경이 급변하고 대학의 여건이 팍팍해지면서 대학언론의 현실이 녹록치만은 않기 때문이다.
학교 곳곳에는 학생들이 가지고 가지 않은 창대신문이 수북이 쌓여 있고, 영상뉴스를 눈여겨보는 학생들도 많지 않아 보인다. 기자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신문과 방송은 꾸준히 생산되고 있지만, 대학언론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주목도는 떨어지고 있고, 대학언론사의 인기도 예전 같지 않다. 신문지면에서 일반 학생들의 기고나 목소리를 만나기 어렵고 토론이 필요한 쟁점에 대해서도 주장이나 논쟁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대학생들은 왜 대학신문에 더 이상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일까? 시공을 초월한 유동성으로 디지털 매체가 부상하면서 종이신문이나 학내방송에 대한 관심이 줄어든 탓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온라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점을 관리하고 취업을 준비하기도 빠듯한 대학생활에서, 대학언론을 통해 소통하고 고민할 여유가 없어진 탓이 커 보인다. 신문을 보는 이들이 적으니 신문을 만드는 이들도 신이 나지 않는다.  대학언론은 말 그대로 위기에 처해 있는 형국이다.
우리대학 학생들이 하고 싶은 말이나 공유할 거리가 없어서 대학언론의 위기를 부른 것은  분명 아니다. 대학에서, 이 땅의 청년들이 시대의 안부를 물어온 ‘안녕들 하십니까?’를 기억할 것이다. 당시 대자보 열풍이 보여준 것은 우리시대 대학생들에겐 고민도, 할 말도 많다는 것이었다. 자기 안으로 움츠려 들던 청년세대들이 결코 안녕하지 못하며, 안녕하지 못한 상황에 더 이상 침묵할 수 없다는 외침이 대자보 릴레이로 이어졌다. 안녕하지 못한 대학생들이 청년세대의 팍팍한 현실과 부조리한 현실, 불의에 항의하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낸 살아있는 언로(言路)이기도 했다.
대학생들이 스스로 말할 수 있고 서로의 고민을 함께 할 수 있는 공론장은 실제로 많지 않다. 기성세대들이 점령하고 있는 공간이 아니라 청년세대들이 일상적인 공간에서 자신의 생각과 고민을 표현하고 잘못된 현실에 대해 발언할 수 있는 공론장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대학이 건강하려면 살아있는 지성과 건전한 목소리가 있어야 한다. 소통되지 못한 생각과 고민들을 나누며 보다 자유롭게 생각하고 비판적으로 토론하며 불의에 분노할 줄 알아야 한다. 무엇보다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소통하며 남들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매일 신문을 읽고 뉴스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의 공간, 지역과 대학에서 모두가 참여하고 모두에게 발언하며, 함께 여론을 만들어가는 공적 공간을 풍성하게 하는 것은 더욱 소중한 일이다. 이러한 생활공론장은 몇몇 기자들이 완제품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대학구성원들 모두가 참여해 청년세대의 ‘안녕’과 고민을 공유하려는 노력을 통해 가능하다. 일상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고 보다 좋은 공동체를 만들어 가기 위한 전제로서의 공론장, 아마도 이것이 대학언론의 존재이유일 것이다. 창원대신문이 이 시대 대학을 살아가는 청년세대의 안녕과 고민을 공유하고 스스로의 목소리를 증폭시킬 건강한 청년공론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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