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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비리의 어제와 오늘방산비리, 그 문제와 함께 해결방안에 대해 알아보자.
  • 신혜린 기자
  • 승인 2016.12.05 08:00
  • 호수 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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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방산(防産), 국가 방위에 쓰는 군수품을 생산하는 모든 산업을 뜻하는 방위 산업을 줄여 이르는 말이다. 휴전 국가로서 여전히 전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우리나라의 방위 산업은 말할 것도 없이 그 규모가 크다. 하지만 폐쇄적인 군대의 특성과 함께 방산비리 역시 커져가고 있다.

가장 최근에 드러난 방산비리는 바로 최순실 씨와 관련돼 있다. 세간을 뒤흔든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방산과도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공군의 차기 주력 전투기(F-X)가 미국 록히드 마틴의 F-35A로 선정된 과정이 현재 의혹의 중심에 서 있다.

본래 공군에서 선정이 유력했던 전투기는 미국 록히드 마틴의 F-35A가 아닌 보잉의 F-15SE였다. F-15SE는 후보 전투기 중 유일하게 사업비(8조 3,000억 원)를 맞출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기술이전까지 가능했다. 미국 록히드 마틴의 F-35A는 기술이전이 불가능한 것은 물론 가격이 비현실적으로 높아 조건 충족이 어려웠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의 집권과 함께 기종 선정은 갑작스럽게 미국 록히드 마틴의 F-35A로 변경된 바 있다. 이에 지난달 15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10년~2015년 8,000억에 불과했던 미국의 록히드 마틴 무기 계약 체결액이 2015년~2021년 최소 12조 이상으로 15배 급증했다. 최순실 씨가 이와 결탁한 의혹이 있다”고 하며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사진출처/아시아투데이

비단 방산비리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 검찰, 국방부, 경찰청,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7곳의 기관에서 105명이 참여한 역대 최대 규모 수사가 진행한 바 있다. 검찰은 “방산비리는 막대한 국고손실을 가져옴은 물론 국가안보가 걸린 국방력을 약화하고 국가 기강을 해치는 고질적인 적폐”라며 “범정부적 역량을 동원해 뿌리 뽑겠다”고 밝히며 무려 7개월에 걸쳐 수사를 진행했다. ▲무기체계 도입 계획 등 군사기밀 유출 ▲시험평가 과정의 뇌물 수수 ▲시험성적서 위·변조 ▲퇴직 군인의 알선 수재 및 민관유착 ▲계약업체의 부실한 원가자료 제출 ▲불량 납품 및 뇌물 수수 등을 중점적으로 파헤쳤다. 그 결과 9,809억 원에 육박한 방산비리가 들통났으며 전 해군참모총장 2명을 포함해 현역과 예비역 장성급 10명 등 총 63명이 기소됐다. 이는 개인장비부터 첨단무기 도입 사업에 이르기까지 방산비리는 전 분야에 걸쳐 매우 광범위하게 나타났으며 해군 8,402억 원, 공군 1,344억 원, 육군 45억 원, 방위사업청 18억 원으로 해군이 가장 심각했다.

사진출처/동아일보

해군 수상함 구조함인 통영함은 가장 대표적인 방산비리다. 통영함 추진 당시 방위사업청 핵심 실무자들은 특정 업체에 유리하도록 주요 장비의 시험 성적서를 조작했다. 원가 2억 원의 장비는 무려 40억 원에 납품됐으며 방위사업청은 이를 알아차리지 못한 채 통영함 진수식 당시 관계자 20여 명이 유공자로 표창하기도 했다. 결국 통영함은 성능 문제로 세월호 참사 때도 투입되지 못했다.

이뿐만 아니다. K-9 자주포와 K1A1 전차, K-21 장갑차 등에서 부족한 생산기술을 숨기고 비용 부담 등을 피하고자 시험분석기관의 시험 성적서를 위조 및 변조한 혐의가 드러나 45곳의 업체와 53명의 관계자가 기소되기도 했다.

육·해·공 모든 분야를 망라하는 첫 통합조사가 치러진 지 1여 년이 지난 지금, 여전히 방산비리는 이어지고 있다. 방위사업청은 육군 고공 침투 요원들의 산소공급 장비 등을 도입하는 사업에서 검증도 되지 않은 사실상 ‘불량품’을 구매했으며 화생방전에서 전차 승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화학탐지장치 역시 야전 운용이 불가능한 장비를 도입했다. 이 밖에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장비를 공수한 것이 들통났다. 보호하고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비가 실질적인 능력이 없다는 것. 본래의 의미를 찾아볼 수조차 없게 변질됐다.

방위사업청의 역할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지 않은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방산비리 척결을 위해 설립됐음에도 불구하고 방산비리가 주로 방위사업청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점은 물론 군 장비의 성능을 심사하는 전문성도 찾아볼 수 없다. 결국 장비의 성능 시험과 평가는 군대에서 자체적으로 맡는 실정이다.

이밖에도 기무사, 국방기술품질원 등 비리 예방기관의 역할 미흡과 상명하복식 의사결정 및 퇴직 후의 유착관계 등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또한 전문가들은 방산비리의 원인으로 폐쇄적인 방위사업을 꼽았다. 군사기밀과 관련돼 있어 본질적으로 폐쇄, 전문적일 수밖에 없어 감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방위사업청의 경우, 일부 문민화를 추진했지만 주요 직무는 여전히 군대 내 인사들이 차지하고 있어 제대로 된 해결이 이뤄지지 않았다.

예방이 아닌 처벌 위주의 해결방식도 문제다. 사후 적발 위주의 방식은 ‘들키면 안 된다’는 생각과 함께 폐쇄적인 군 문화를 더욱더 폐쇄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이에 방위사업과 군대를 아예 분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일부가 아니라 완전히 문민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 당장 문민화 실현가능성을 본다면 이는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방위사업과 군대의 분리는 이미 기득권을 쥐고 있는 군대의 반발을 낳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미 기득권을 쥐고 있는 이로서는 당연히 문민화를 반길 리가 없으며 이 반발에 부딪혀 문민화 추진은 현재 일부에 한정적으로 실시되고 있다.

하지만 저항이 두려워 시작조차 하지 않는 것이 옳은 것일까.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이 위험한 비리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 이제까지 알려진 것 말고도 때로는 작고 때로는 큰 규모의 방산비리가 계속되고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들은 이제까지 많이 했던 실수다. 국민의 세금과 국민의 인력으로 이뤄진 군대, 더 이상의 방산비리는 없어져야 할 것이다.

 

재학생들이 말하다 "끊이지 않는 군대 내 부조리"

사진출처/군인권공동행동

군대 내 부조리 역시 여전히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10월 국가 인권위가 발표한 ‘군 수사와 사법제도 현황 및 개선방안’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군 사법경찰 수사과정에서 욕설, 폭언 등을 들은 적이 있다는 응답은 62.9%였으며, 그중 21.7%는 정도가 매우 심하다고 응답했다. 수사과정에서 폭행을 당했다는 응답 역시 22.8%라는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했다. 결국 암암리에 언급됐던 ‘군 사법경찰 및 군 검찰 등에 의한 수사과정에서 피의자에 대한 언어적·신체적 폭력’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밖에도 군대 내 성폭행 문제 등 여전히 발생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해결되지 않고 있는 문제들이 많다. 그렇다면 우리대학 재학생들이 겪었던 군대 내 부조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우리는 익명 인터뷰를 통해 간접적으로나마 군대 내 부조리를 느껴볼 수 있었다.

먼저 인문대 Y 씨는 “인격적으로 모욕을 주는 형식이 가장 흔한 부조리 방식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 겪었던 것은 자신의 수능 성적과 관련된 인격 모독이었는데, 수능 성적을 비교하며 굴욕감을 안겨줬다”고 전했다. 또한 “사람과 사람 사이의 부조리는 아니지만 군대 내 장비 역시 심각하게 노후화돼 있는 것 역시 문제다. 전시나 훈련 시에 물을 담아 먹는 통은 대부분 청결하지 못하며 침낭 같은 경우에는 90년대에 쓰던 것들을 물려받는 것도 흔하다”며 지적했다.

Y 씨는 이어 “국방비에 상당한 예산을 지출하는 것으로 아는데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것이 많아 방산비리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방산비리에 대한 의구심을 드러냈다. 또한 공과대 L 씨는 “예전에 온 부대가 힘을 합쳐 과수원에서 일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수확한 과일 대부분은 상관이 챙겨갔다며 우리 부대가 받을 수 있었던 건 고작 한 통의 과일청에 불과했다”고 전했다. 같은 과의 J 씨 역시 “부대에 선물로 들어온 전복을 정작 나를 비롯한 우리 부대 사람들은 보지도 못했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군이 들어선 지 66년째, 이전보다 개선된 것들도 많지만 여전히 많은 문제점이 고질적으로 남아있다. 이를 앞으로 제대로 척결하지 못하고 군인의 인권을 제대로 보장하지 못한다면 국민의 신뢰 역시 얻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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