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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창원시의 ‘문화특별시’ 선포에 부쳐

통합창원시가 ‘광역시’ 승격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7월에는 ‘문화특별시’ 선포식을 가졌다. 통합창원시는 기존의 창원을 비롯한 인근 마산과 진해를 아울러 전국에서는 드물게 통합시 체제를 갖추었다. 통합시의 명칭이 ‘창원’이다보니 통합창원시의 도시이미지는 온통 기계산업 중심의 이미지가 짙어 통합시의 행정에서는 보다 신선한 도시 이미지개선이 필요했는지 모를 일이다. 과거 마산은 수출자유지역을 중심으로 전국 7대도시에 걸 맞는 명성으로 가고파의 고장으로 불리었다. 진해는 ‘작은 서울’이라고 할 정도로 해군의 요람으로 자리하며 그 가족들로부터 전국적인 우수한 무용수들이 많이 배출되었다. 특히 통합창원시에는 김종영, 김영원(창원), 문신, 박종배(마산), 박석원(진해)등 한국의 대표적인 조각가들이 즐비하게 태어난 곳이다. 이러한 배경에 힘입어 통합창원시에서는 수억의 예산을 들여 ‘문신조각비엔나레’를 개최하고 있다. 그리고 마산항과 돝섬 사이에 인공섬을 조성하여 해양리조트시설을 구비하면서 거기에 구겐하임급 미술관을 건립하고 나아가 창원 39사단의 이전 부지에는 김종영 미술관을 건립한다고 한다. 소위 ‘문화특별시’에 걸맞는 물적인 측면에서의 인프라를 구축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지방분권화를 표방한 지도 수 십 년이 지났지만 유독 문화예술부분에서는 수도권 중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일본만 해도 지방 곳곳에 세계적인 미술관들이 산재해 있어 여행의 풍미를 더해주고 있다. 그 미술관들이 소장하고 있는 미술품들을 보면 왜 세계적인 것인지를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일본의 한 미술관에서 개최한 ‘르느와르 특별전’에는 일본 소재의 르느와르 작품만으로 미술관 전관을 채우고도 남았다고 하니 일본 국민들의 미술품 컬렉션에 대한 열정과 수준을 짐작케 한다. 사실, 마산의 문신미술관은 문신작품에 대한 소장의 부재를 안고 있으며 향후 건립예정인 김종영 미술관 역시 서울의 ‘김종영 미술관’의 분관 역할(?)에 불과해 보인다. 왜냐하면 김종영 미술관에 걸 맞는 작품구입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술관은 기본적으로 완벽한 수장시설에 우수한 소장품들과 학예연구 등이 그 품격을 결정한다고 보면 문제의 심각성은 크다. 더불어 미술문화의 질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우수한 미술인들을 조기에 육성하고 지원하는 등 인적인 면에서의 인프라를  마련해야 한다. 이 시점에서 건축가인 가우디가 ‘기울어가는 스페인의 경제를 일으키고 있다’는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다.

통합창원시가 세 도시를 통합하면서 소원한 도시는 바로 진해이다. 진해구민들의 열악한 문화향수의 기회는 미술관 등 전무한 문화시설에서도 엿 볼 수 있다.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문화의 기반은 사람이다. 우수한 문화인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나가야 하는 이유가 그기에 있다. 진해예술가로는 서양화가 유택렬이 있다. 그는 조각가인 박석원(홍익대교수 역임)을 비롯한 많은 미술가들을 교육하였으며 화가 이중섭과는 호형호제하였던 사이로 유광렬(홍익대 공예과 창설)이 그의 4촌 형이다. 그는 추사의 서체로부터 ‘부적’을 접목시켜 독특한 조형세계를 구축한 작가이다. 그를 흠모하던 사람들이 모여 ‘흑백발전위원회’를 만들고 그의 집을 근대 건조물로 등재하기에 이르렀다. 머지않아 그가 살던 집에 그의 작은 미술관이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이 팔지 않고 소장하고 있는 그의 작품들이 다시 빛을 볼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한 개인이나 단체의 노력으로 살아남는 예술인은 그래도 행운이다. 상대적으로 열악한 진해의 문화시설을 생각하면 차지에 그 동안 인구에 회자되어온 구 해군대학부지에 유택렬 미술관이 건립되기를 축원한다. 통합창원시 당국에서는 야구장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상실감에 젖은 진해구민들에게 예년의 애칭인 '작은 서울'의 면모를 되찾아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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