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여론 문화탐방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3)연재소설-슈베르트 연가곡
독일 드렌스덴시에 있는 뮬러를 기리는 분수대에 설치되어 있는 물방아

5. 하루 일을 끝마치고

 뮬러가 이곳 물방앗간에서 일하기 시작한지도 벌써 한 달이 훨씬 지났다. 물방앗간 일은 힘들었다. 힘 약한 뮬러가 곡식자루를 들고 다니기란 애초부터 불가능했다. 어떤 자루는 뮬러보다 더 무거운 것도 있었다. 더구나 4층으로 이뤄진 방앗간의 좁은 나무계단을 오르는 일은 뒷산 계곡 바위 오르는 일보다 훨씬 더 힘든 일이였다. 다른 연습생들은 좁은 계단을 잘도 올라 다녔다. 뮬러가 낑낑거리며 계단을 오를 때면 다른 연습생들은 방해가 된다며 밀친 적도 있다. 그래서 계단을 구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다.

 뮬러는 항상 상상을 했다. 소녀가 뮬러에게 반해서 뮬러 하고만 이야기하는 상상, 둘이서 함께 시냇가에 놀러가서 시냇물에 발 담금고, 저 멀리서 지는 석양을 바라보며, 이런 이야기 저런 이야기를 하는 상상. 이런 상상들을 할 때면 정말 행복했다. 큰 꿈같은 것은 없었다. 그저 소녀와 함께 하는 것, 함께 한 공간에 있는 것, 그것이면 되었다. 하지만 아직 한 번도 소년은 소녀와 함께 한 시간이 없었다. 뮬러는 소녀에게 다가가기가 무서웠다. 뮬러는  물방앗간에서 미숙한 존재였다. 힘 약한 뮬러가 잘 할 수 있는 것이라곤 혼나는 것 밖에는 없었다. 매일이 힘들었다. 하루를 혼나지 않고 지내는 날이 없었다. 힘들어 울고 싶을 때. 시냇가를 찾으면 시냇물은 뮬러에게 친구가 되어주었다. 시냇물은 뮬러의 이야기를 언제나 들어주었고. 항상 뮬러 편이 되어주었다. 이 넓고도 넓은 세상에 단 하나 시냇물만이 뮬러 편이 되어서. 뮬러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뮬러는 시냇물이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했다 자신이 허세를 떨어도 받아주는 친구! 어떤 이야기에도 맞장구를 쳐주는 친구! 시냇물이 새삼 좋은 친구라고 느껴졌다. 연습생들이 모였을 때, 갑자기 소녀가 들어오더니 잘 자라는 인사를 한 것 이였다. 연습생들 옆에는 얼씬도 하지 않던 소녀가 갑자기 나타나선 잘 자라는 인사를 하다니, 그녀의 목소리는 천사의 목소리였다, 이곳에서 일하기 시작한지 한 달이 훨씬 넘어서야 처음 들은 소녀의 목소리! “모두들 잘 자요!” 이 문장이 가슴에 박혀 버렸다.


6. 호기심

 소녀의 인사가 있었던 그날 이후로 뮬러는 안절부절 했다. 정말 소녀가 자신을 알고 있는지를 확인해 보고 싶었다. 하지만 확인 할 수 있는 길이 없었다. 뮬러는 여러 가지로 상상을 했다. 여러 정황상 그녀가 분명 자기를 알고 있기는 하다고 생각했다. 뮬러의 초초함은 뮬러를 아프게 했다. 정확히 어느 곳이 아픈지도 모르데 아팠다. 그 통증 때문에 뮬러는 때굴때굴 굴렀다.  구르다 구르다 지쳐 쓰러지자 겨우 통증이 조금 가셔서 잠시 잠이 들었다. 한스는 뮬러를 간호하라는 마이스트의 명을 받아 뮬러 옆을 지키고 있었다. 뮬러가 다 나으면 자기가 더 잘 가르쳐주고 잘 대해주리라 다짐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뮬러가 조금씩 움직였다. 그러면서 뭔가를 자꾸 말하고 있었다.

 무슨 말인지는 잘 알아들을 수는 없었지만 누구와 대화를 하고 있는 것 같았다. 잠꼬대라 생각했다. 생각보다 잠꼬대는 길었다. 녀석을 얼굴을 보고 있자니 잠꼬대를 하는 얼굴치고는 너무나 진지해 보였다. 가끔씩 싸우는 듯한 얼굴을 하고선 아주 심각하게 얼굴을 찌푸리기도 했다. 녀석의 얼굴을 보고 있자니 조금은 우습기도 했다.


 

김명재/음악과 강사


  이 소설은 슈베르트 연가곡인 ‘아름다운 물레방앗간의 아가씨’를 바탕으로 소설로 쓰여졌으며, 개인블로그를 통해 이 소설의 원문과 노래를 직접 들을 수 있습니다.

http://portal.changwon.ac.kr/minihome/music193
http://blog.daum.net/dresdenkim

<저작권자 © 창원대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명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